▣ 도덕경/왕필 주(王弼 注)
◎ 도덕경(道德經) 제4장
道沖而用之,
或不盈, 淵兮似萬物之宗.
挫其銳, 解其粉,
和其光, 同其塵, 湛兮似或存.
吾不知誰之子, 象帝之先.
도(道)는 용솟음 치면서 쓰여 지는데,
혹 가득차지 않음이 만물의 근본인 못[淵]을 닮았다.
그[道]의 날카로움을 꺽고, 그 어지러움을 해결하며,
그 빛에 어울리고, 그 먼지[세속]에도 함께 하는데, 고임이 혹 존재함을 닮았다.
내가 누구의 자식인지 알지 못하지만, 모습[象]이 상제보다 앞섯다.
◎ 도덕경 4장/왕필주(王弼注)
ㅡ 왕필(王弼.226~249)
삼국시대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玄學, 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저서는 『주역주(周易注)』와『노자주(老子注)』가 있다.
道沖而用之
或不盈,淵兮似萬物之宗.
挫其銳,解其紛,
和其光,同其塵,湛兮似或存。
吾不知誰之子,象帝之先。
도(道)는 용솟음 치면서 쓰여 지는데,
혹 가득차지 않음이 만물의 근본인 못[淵]을 닮았다.
그[道]의 날카로움을 꺽고, 그 어지러움을 해결하며,
그 빛에 어울리고, 그 먼지[세속]에도 함께 하는데, 고임이 혹 존재함을 닮았다.
내가 누구의 자식인지 알지 못하지만, 모습[象]이 상제보다 앞섯다.
【王弼 注】 夫執一家之量者,不能全家。執一國之量者,不能成國。窮力舉重,不能為用,故人雖知,萬物治也,治而不以二儀之道,則不能贍也。地雖形魄,不法於天 則不能全其寧。天雖精象,不法於道則不能保其精。沖而用之,用乃不能窮滿以造實,實來則溢,故沖而用之,又復不盈,其為無窮亦已極矣。形雖大,不能累其體,事雖殷,不能充其量,萬物捨此而求主,主其安在乎。不亦淵兮似萬物之宗乎。銳挫而無損,紛解而不勞,和光而不汙,其體同塵而不渝,其真不亦湛兮似或存乎?。地守其形,德不能過其載,天慊其象,德不能過其覆,天地莫能及之,不亦似帝之先乎。帝,天帝也。
【왕필 주】 대저 한 집을 지킬 역량인 사람이라도 완전한 집안으로는 잘하지 못하고, 한 나라를 잡을 역량인 사람이라도 나라를 이룸은 잘하지 못한다.
힘을 다하여 무거움을 들더라도 사용을 잘 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사람이 비록 지혜로 만물을 다스리더라도, 두 거동[역량과 지혜]의 도로서 아닌 다스림이라면 잘 구제하지 못한다.
땅이 비록 백(魄)의 모양을 하여도 하늘을 본받지 않으면 그 편안함을 완전함을 잘하지는 못한다. 하늘이 비록 꼴이 정밀하더라도 도를 본받지 않는다면 그 알맹이를 잘 보호하지는 못한다.
"비우고서 쓰여짐[沖而用之]은 쓰임은 여기에 채움을 만들어서 가득함을 능히 다하지 못하며, 채움이 오면 넘치기 때문에 비우고서 사용을 하니, 또 다시 차지는 가득 채우지 않고 그것을 다함이 없이 하더라도 또한 이미 극도에 그쳤다.
모양이 비록 크더라도 그[道] 몸에 잘 누적(累積)하지 않으며, 일이 비록 왕성해도 그 량(量)을 잘 채우지 않는데, 만물이 이[道]를 버리고 창조 주(主)를 구한다면 조물주가 그 어디에 있겠는가? 또한 [道가] 만물의 근본인 연못을 닮지 않았는가?
날카로움을 꺽어도 덜어짐이 없고 어지러움을 풀어도 힘들지 않으며 빛남에 어울려도 더러워지지 않고 그 몸을 먼지[세속]에 함께해도 변하지 않으니, 그 참됨이 또한 혹 [道의] 존재함이 깊이 잠김을 닮지 않았는가?
땅은 그 모양을 지키는데, 그 실은 것을 잘 넘치지 않음을 덕하고, 하늘은 그 꼴에 만족하여서, 그 덮어줌을 잘 지나치지 않음을 덕하는데, 하늘과 땅이라도 [道에] 잘 미칠 수 없으니, 또한 상제의 선조를 닮지 않았는가? "제(帝)"는 하늘의 상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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