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경 왕필주(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3장
不尙賢, 使民不爭,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是以聖人之治,
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
常使民無知無欲, 使夫智者不敢爲也.
爲無爲, 則無不治.
현명함을 숭상하지 않아야, 백성들로 하여금 다투지 않게 하고,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아야, 백성들로 하여금 도둑을 만들지 않으며,
욕심 낼 수 있음을 나타내지 않아야, 백성들로 하여금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이로써 성인의 다스림은
그 마음을 비우고 그 배를 채우며,
그 뜻을 약하게 하고 그 뼈를 강하게 한다.
항상 백성들로 하여금 앎도 없고 욕심도 없게 하며,
그들로 하여금 지혜로운 것을 감히 하지 않게 한다.
함이 없음을 하게 되면 다스려지지 않음이 없다.
◎ 도덕경 3장/왕필주(王弼注)
ㅡ 왕필(王弼.226~249)
삼국시대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玄學, 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저서는 『주역주(周易注)』와『노자주(老子注)』가 있다.
不尚賢,使民不爭;不貴難得之貨,使民不為盜;不見可欲,使民心不亂。
현명함을 숭상하지 않으면, 백성을 다투지 않게 만들며, 얻기 어려운 재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백성을 도둑질하지 않게 만들고, 욕심 낼 수 있음을 나타내지 않으면 백성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게 된다.
【王弼 注】 賢,猶能也。尚者,嘉之名也。貴者,隆之稱也。唯能是任,尚也曷為;唯用是施,貴之何為。尚賢顯名,榮過其任,為而常校能相射。貴貨過用,貪者競趣,穿窬探篋,沒命而盜,故可欲不見,則心無所亂也。
【왕필 주】 현(賢)은 잘함과 같다. 상(尚)이란 것은 아름다움의 이름이다. 귀(貴)란 것은 높임을 가리킨다. 오직 이에 책임을 잘하면, 숭상함을 어찌 하겠는가? 오직 이를 베풀어 쓰는데, 귀히 여겨서 무엇하리오?
현명함을 숭상하고 이름을 나타내면, 영예가 그 책임을 넘어서므로, 함이 오히려 잘함을 비교하면서 서로 다툰다.
재화를 귀하게 여기고 쓰임이 지나치면, 탐하는 자가 뜻을 다투어 [남의] 협문을 뚫고 금고를 뒤지며 목숨을 잃을 때까지 도둑질하기 때문에 욕심낼 수 있음을 나타내지 않는다면 마음이 어지러울 것이 없다.
是以聖人之治,虛其心,實其腹,
이로써 성인의 다스림은 그 마음을 비우고 그 배를 채우며,
【王弼 注】 心懷智而腹懷食,虛有智而實無知也。
【왕필 주】 마음은 지혜를 품고 배는 음식을 품으며, 있는 지혜는 비우고 없는 앎을 채운다.
弱其志,強其骨。
그 뜻을 약하게 하고 그 뼈를 강하게 한다.
【王弼 注】 骨無知以幹,志生事以亂,心虛則志弱也。
【왕필 주】 뼈는 앎이 없음으로써 골간이 되지만, 뜻은 일이 생겨나서 어지러워 진다. 마음을 비우면 뜻이 약해진다.
常使民無知無欲。
항상 백성으로 하여금 앎도 없고 욕심도 없게 하여
【王弼 注】 守其眞也。
【왕필 주】 그 참됨을 지킨다.
使夫智者不敢爲也。
그 지혜로운 자로 하여금 감히 하지 않게 한다.
【王弼 注】 智者謂知爲也。
【왕필 주】 지혜라는 것은 작위함을 앎을 일컫는다.
爲無爲,則無不治。
함이 없음을 하면, 곧 다스려지지 않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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