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
◎ 34. 포유고엽(匏有苦葉, 박의 쓴 잎)
匏有苦葉 濟有深涉
(포유고엽 제유심섭)
박에는 쓴 잎 있고 나루에는 깊은 데가 있는데
深則厲 淺則揭
(심즉여 천즉게)
깊으면 옷 입고 건너고 얕으면 걷고서 건넌다네
有瀰濟盈 有鷕雉鳴
(유미제영 유요치명)
나루가 가득차면 물이 넓고 꿩이 울면 암꿩이 있는데
濟盈不濡軌 雉鳴求其牡
(제영불유궤 치명구기모)
물찬나루 바퀴축 못 적시지만 우는 꿩은 수컷을 구한다네
雝雝鳴鴈 旭日始旦
(옹옹명안 욱일시단)
기럭기럭 기러기 울면 해돋는 날 아침 시작되는데
士如歸妻 迨冰未泮
(사여귀처 태빙미반)
관리가 장가가려면 얼음이 녹기 전에 해야 한다네
招招舟子 人涉卬否
(초초주자 인섭앙부)
소리쳐 뱃사공 부르니 남은 건너도 나는 안 갔다네
人涉卬否 卬須我友
(인섭앙부 앙수아우)
남들 가도 나는 안가는데 나는 내 벗을 기다린다네
<匏有苦葉> 四章 章四句
◎ 모시전(毛詩傳)
『모시전(毛詩傳)』은 한(漢)나라 모형(毛亨, ?~?)이 『시』에 전(傳)을 붙여 『모시고훈전(毛詩詁訓傳)』을 지었는데, 정현(鄭玄)이 전(箋)을 달고 공영달(孔穎達)이 소(疏)를 지어서 전해 오는 오늘날의 『시경』이다.
【毛詩序】 《匏有苦葉》 刺衛宣公也 公與夫人 竝爲淫亂
【모시 서】 ≪포유고엽(匏有苦葉)≫은 위(衛)나라 선공(宣公)을 풍자한 시이다. 선공(宣公)과 부인이 나란히 음란(淫亂)하였다.
匏有苦葉 濟有深涉
<박에는 쓴 잎 있고 나루에는 깊은 데가 있는데>
【毛亨 傳】 興也 匏謂之瓠 瓠葉苦不可食也. 濟 渡也. 由膝以上爲涉.
【모형 전】 흥(興)이다. 포(匏)는 호(瓠, 박 호)를 일컫는데, 박의 잎은 써서 먹을 수가 없다. 제(濟)는 건넘이다. [물이] 무릎 이상을 말미암음을 섭(涉)이라 한다.
深則厲 淺則揭
<깊으면 옷 입고 건너고 얕으면 걷고서 건넌다네>
【毛亨 傳】 以衣涉水爲厲 謂由帶以上也. 揭 褰衣也. 遭時制宜 如遇水深則厲 淺則揭矣. 男女之際 安可以無禮義? 將無以自濟也.
【모형 전】 옷 입은 채로 물을 건넘을 려(厲)라고 하는데, 허리 띠[帶] 이상 말미암음을 일컽는다. 게(揭)는 옷을 걷어 올림이다.
만나는 때에 알맞게 짓는데, 만약 깊은 물을 만나면 옷 입은 채로 건너고 얕으면 옷을 걷고 건넌다. 남녀의 [만날] 즈음에 어찌 예절과 의리(義理)가 없을 수 있겠는가? 장차 [예의가 없다면] 스스로 건널 수는 없을 것이다.
有瀰濟盈 有鷕雉鳴
<나루가 가득차면 물이 넓고 꿩이 울면 암꿩이 있는데>
【毛亨 傳】 瀰 深水也, 盈 滿也. 深水 人之所難也. 鷕 雌雉聲也. 衛夫人有淫佚之志 授人以色 假人以辭 不顧禮義之難 至使宣公有淫昏之行
【모형 전】 미(瀰, 물넓을 미)는 깊은 물이고, 영(盈)은 가득 참이다. 깊은 물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곳이다. 요(鷕)는 암꿩[까투리] 우는 소리이다.
위(衛)나라 부인(夫人)이 숨은 뜻에 음란함이 있어서 [요염한] 기색으로써 사람들에게 주고 말로써 사람들을 속이며, 예절과 의리(義理)의 어려움을 돌아보지 않아서 선공(宣公)으로 하여금 음란하고 어두움이 있는 행동에 이르게 하였다.
濟盈不濡軌 雉鳴求其牡
<물찬 나루 바퀴축 못 적시지만 우는 꿩은 수컷을 구한다네>
【毛亨 傳】 濡 漬也. 由輈以上爲違禮義, 不由其道 猶雉鳴而求其牡矣. 飛曰雌雄, 走曰牝牡.
【모형 전】 유(濡)는 젖는 것이다. 끌채 이상을 말미암으면 예의(禮義)를 어기게 됨인데, 그 도리를 말미암지 않음은, 꿩이 울면서 수컷을 찾음과 같음이다. 날짐승을 자웅(雌雄)이라 하고, 길짐승을 빈모(牝牡)라고 한다.
雝雝鳴鴈 旭日始旦
<기럭기럭 기러기 울면 해돋는 날 아침 시작되는데>
【毛亨 傳】 雝雝 鴈聲和也. 納采 用鴈. 旭日始出 謂大昕之時.
【모형 전】 옹옹(雝雝)은 기러기 울음이 어울림이다. 폐백(幣帛)을 들이는데 기러기를 사용한다. 해 돋는 날 시작해 나옴은, 크게 밝아지는 때를 가리킨다.
士如歸妻 迨冰未泮
<관리가 장가가려면 얼음이 녹기 전에 해야 한다네>
【毛亨 傳】 迨 及, 泮 散也
【모형 전】 태(迨)는 미침이고, 반(泮)은 풀림이다.
招招舟子 人涉卬否
<소리쳐 뱃사공 부르니 남은 건너도 나는 안 갔다네>
【毛亨 傳】 招招 號召之貌. 舟子 舟人 主濟渡者 卬 我也
【모형 전】 초초(招招)는 소리쳐 부르는 모습이다. 주자(舟子)는 뱃사공이니, 물을 건너는 나루를 주관하는 자이다. 앙(卬)은 나이다.
人涉卬否 卬須我友
<남들 가도 나는 안가는데 나는 내 벗을 기다린다네>
【毛亨 傳】 人皆涉 我友未至 我獨待之而不涉 以言室家之道 非得所適 貞女不行 非得禮義 昏姻不成
【모형 전】 남들은 모두 건넜는데 나의 벗이 아직 으르지 않아 나 홀로 기다리는데 건너지 않으니, 그로써 혼인의 도리로 맞이할 바를 얻지 않으면 정숙한 여인은 가지 않고, 예의로 얻지 않으면 혼인(昏姻)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말함이다.
<匏有苦葉> 四章 章四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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