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
≪국풍(國風) 제4 용풍(鄘風≫
54. 재치(載馳, 말을 달려라)
【毛詩 序】 《載馳》,許穆夫人作也。閔其宗國顛覆,自傷不能救也。衛懿公為狄人所滅,國人分散,露於漕邑。許穆夫人閔衛之亡,傷許之小,力不能救,思歸唁其兄,又義不得,故賦是詩也。
【모시 서】 <재치(載馳)>는 허목부인(許穆夫人)이 지은 시이다. 종가와 나라가 전복됨을 민망히 여기고 잘 구원하지 못함을 스스로 속상해 했다. 위나라 의공懿公이 오랑캐[狄人]에게 멸망하는 바 되어 나라 사람들이 흩어져서 조읍에 노숙하고 있으니, 허목부인이 위나라의 망함을 걱정하고 허나라의 힘이 적어서 잘 구원하지 못함을 슬퍼하여, 돌아가 그 오라비[兄]를 위문하려 생각했으나 또 의리상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 시를 읊었다.
載馳載驅 歸唁衛侯
(재치재구 귀언위후)
말 달려라 수레몰아 위나라 임금 위로하러 가는데
驅馬悠悠 言至于漕
(구마유유 언지우조)
말을 멀리 멀리 몰아서 조읍에 이르러 말한다네
大夫跋涉 我心則憂
(대부발섭 아심칙우)
저 큰 산 넘고 물 건너 내 마음은 곧 근심이라네
旣不我嘉 不能旋反
(기불아가 불능선반)
이미 나를 반가워 않으니 되돌아 가기를 잘 못하네
視爾不臧 我思不遠
(시이불장 아사불원)
그대 착하지 않게 보지만 나는 멀지 않게 생각하네
旣不我嘉 不能旋濟
(기불아가 불능선제)
이미 나를 반가워 않으니 돌아 건너지를 잘 못하네
視爾不臧 我思不閟
(시이불장 아사불비)
그대 반갑지 않게 보지만 나는 안 끝내려 생각하네
陟彼阿丘 言采其蝱
(척피아구 언채기맹)
저 언덕 모퉁이에 올라가서 패모를 캔다 말하는데
女子善懷 亦各有行
(여자선회 역각유행)
여자들은 근심을 잘하지만 또한 각자 길이 있다네
許人尤之 衆穉且狂
(허인우지 중치차광)
허나라 사람들은 어리석어 유치하고 무작정이라네
我行其野 芃芃其麥
(아행기야 봉봉기맥)
내가 지나온 위나라 들에 보리가 매우 무성하구나
控于大邦 誰因誰極
(공우대방 수인수극)
큰 왕도에 요청하면 누가 말미암고 누가 도와줄까
大夫君子 無我有尤
(대부군자 무아유우)
저 큰 군자들이여 나에게 허물있게 하지 마세요
百爾所思 不如我所之
(백이소사 불여아소지)
그대 생각하는 바 백가지는 나의 생각만 못하네요
《載馳》五章,
一章六句,二章四句,一章六句,一章八句。
【石潭 案】 : 허목부인(許穆夫人)⇒춘추 시대 위(衛)나라 사람인데, 위공자(衛公子) 완(頑)의 딸이고, 대공(戴公)의 누이동생이다. 처음에 허자(許子)와 제후(齊侯)가 모두 위나라 여자를 아내로 원했는데, 위공(衛公)이 부모의 말을 듣지 않고 멀리 허나라로 시집을 보냈다. 나중에 적인(狄人)이 위나라를 침략했는데, 허나라가 구원할 수 없었으며, 위나라가 망하자 이를 비통해 하며 돌아가 친척들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하여 「재치(載馳)」라는 시를 지어 아픈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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