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경(詩經)』
≪국풍(國風) 제4용풍(鄘風≫
◎ 54. 재치(載馳, 말을 달려라)
載馳載驅 歸唁衛侯
(재치재구 귀언위후)
말 달려라 수레몰아 위나라 임금 위로하러 가는데
驅馬悠悠 言至于漕
(구마유유 언지우조)
말을 멀리 멀리 몰아서 조읍에 이르러 말한다네
大夫跋涉 我心則憂
(대부발섭 아심칙우)
저 큰 산 넘고 물 건너 내 마음은 곧 근심이라네
旣不我嘉 不能旋反
(기불아가 불능선반)
이미 나를 반가워 않으니 되돌아 가기를 잘 못하네
視爾不臧 我思不遠
(시이불장 아사불원)
그대 착하지 않게 보지만 나는 멀지 않게 생각하네
旣不我嘉 不能旋濟
(기불아가 불능선제)
이미 나를 반가워 않으니 돌아 건너지를 잘 못하네
視爾不臧 我思不閟
(시이불장 아사불비)
그대 반갑지 않게 보지만 나는 안 끝내려 생각하네
陟彼阿丘 言采其蝱
(척피아구 언채기맹)
저 언덕 모퉁이에 올라가서 패모를 캔다 말하는데
女子善懷 亦各有行
(여자선회 역각유행)
여자들은 근심을 잘하지만 또한 각자 길이 있다네
許人尤之 衆穉且狂
(허인우지 중치차광)
허나라 사람들은 어리석어 유치하고 무작정이라네
我行其野 芃芃其麥
(아행기야 봉봉기맥)
내가 지나온 위나라 들에 보리가 매우 무성하구나
控于大邦 誰因誰極
(공우대방 수인수극)
큰 왕도에 요청하면 누가 말미암고 누가 도와줄까
大夫君子 無我有尤
(대부군자 무아유우)
저 큰 군자들이여 나에게 허물있게 하지 마세요
百爾所思 不如我所之
(백이소사 불여아소지)
그대 생각하는 바 백가지는 나의 생각만 못하네요
《載馳》五章,一章六句,二章四句,一章六句,一章八句。
◎ 《모시(毛詩)》
한(漢)나라 모형(毛亨, ?~?)이 『시(詩)』에 전(傳)을 붙여 『모시고훈전(毛詩詁訓傳)』을 지었다.
【毛詩 序】 《載馳》,許穆夫人作也。閔其宗國顛覆,自傷不能救也。衛懿公為狄人所滅,國人分散,露於漕邑。許穆夫人閔衛之亡,傷許之小,力不能救,思歸唁其兄,又義不得,故賦是詩也。
【모시 서】 <재치(載馳)>는 허목부인(許穆夫人)이 지은 시(詩)이다. 종가와 나라가 전복됨을 민망히 여기고 잘 구원하지 못함을 스스로 속상해 했다. 위나라 의공(懿公)이 오랑캐[狄人]에게 멸망하는 바 되어 나라 사람들이 흩어져서 조읍에 노숙하고 있으니, 허목부인이 위나라의 망함을 걱정하고 허나라의 힘이 적어서 잘 구원하지 못함을 슬퍼하여, 돌아가 그 오라비[兄]를 위문하려 생각했으나 또 의리상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 시를 읊었다.
【石潭 案】 : 허목부인(許穆夫人)⇒춘추 시대 위(衛)나라 사람인데, 위공자(衛公子) 완(頑)의 딸이고, 대공(戴公)의 누이동생이다. 처음에 허자(許子)와 제후(齊侯)가 모두 위나라 여자를 아내로 원했는데, 위공(衛公)이 부모의 말을 듣지 않고 멀리 허나라로 시집을 보냈다. 나중에 적인(狄人)이 위나라를 침략했는데, 허나라가 구원할 수 없었으며, 위나라가 망하자 이를 비통해 하며 돌아가 친척들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하여 「재치(載馳)」라는 시를 지어 아픈 마음을 전했다.
◎ 모시전(毛詩箋)
한(漢)나라 정현(鄭玄, 127~200)이 모형(毛亨)의 『모시전(毛詩傳)』에 전(箋)을 달아서 『모시전(毛詩箋)』을 지었다.
【鄭玄 序】 滅者,懿公死也。君死於位曰滅。露於漕邑者,謂戴公也。懿公死,國人分散,宋桓公迎衛之遺民渡河,處之於漕邑,而立戴公焉。戴公與許穆夫人俱公子頑烝於宣薑所生也。男子先生曰兄。
【정현 서】 멸(滅)이라는 것은, 의공(懿公)이 죽었음이다. 군주가 자리에서 죽음을 멸(滅)이라고 말한다. 로어조읍(露於漕邑)이라는 것은, 대공(戴公)을 가리킴이다. 의공(懿公)이 죽으니 나라 사람들이 나누어 흩어지고 송(宋)나라 환공(桓公)이 황하를 건너온 위(衛)나라의 유민을 맞았으며 조읍에 처하게 하여 그곳에 대공(戴公)을 세웠다. 대공(戴公)과 허목(許穆)부인이 모두 공자 완(頑)이 선강(宣薑)에 사통하여 생겨난 바이다.
【石潭 案】 : 선강(宣姜)과 완(頑)의 음행(淫行)⇒완(頑)은 위(衛)나라 선공(宣公, 제15대 군주)의 아들이며, 혜공(惠公, 제16대 군주)의 이복 형이다. 제나라 양공의 계략으로 아버지 선공(宣公)의 부인이었던 선강(宣姜)과 결혼하여 3남 2녀를 두었는데 세 아들 중 둘째 아들은 대공(戴公, 제19대 군주) 셋째 아들은 문공(文公, 제20대 군주)이 되었다. 두 딸은 송(宋)나라 선공과 허(許)나라 목공의 부인이 되었다.
載馳載驅,歸唁衛侯。
<말 달려라 수레몰아 위나라 임금 위로하러 가는데>
【鄭玄 箋】 箋雲:載之言則也。衛侯,戴公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싣고 감은 곁을 말함이다. 위(衛)나라 후는 대공(戴公)이다.”라고 했다.
驅馬悠悠,言至於漕。
<말을 멀리 멀리 몰아서 조읍에 이르러 말한다네>
【鄭玄 箋】 箋雲:夫人原禦者驅馬悠悠乎,我欲至於漕。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부인이 들에 수레달려간 것은, 말을 멀리 몰아 갔음이며, 나는 조읍에 이르기를 바람이다.”라고 했다.
大夫跋涉,我心則憂。
<저 큰 산 넘고 물 건너 내 마음은 곧 근심이라네>
【鄭玄 箋】 箋雲:跋涉者,衛大夫來告難於許時。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발섭(跋涉)이라는 것은, 위(衛)나라 대부가 와서 허(許)나라 시절이 어려움을 아뢰었음이다.”라고 했다.
既不我嘉,不能旋反。
<이미 나를 반가워 않으니 되돌아 가기를 잘 못하네>
【鄭玄 箋】 箋雲:既,盡。嘉,善也。言許人盡不善我欲歸唁兄。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기(既,盡)는 다함이다. 가(嘉, 아름다울 가)는, 좋음이다. 허(許)나라 사람이 모두 좋지 않으니 내가 돌아가 형들을 위문하기 바란다는 말이다.”라고 했다.
視爾不臧,我思不遠。
<그대 착하지 않게 보지만 나는 멀지 않게 생각하네>
【鄭玄 箋】 箋雲:爾,女。女,許人也。臧,善也。視女不施善道救衛。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이(爾)는 너이고 너는 허(許)나라 사람이다. 장(臧, 착할 장)은, 착함이다. 너는 착한 도를 펼치니 위나라를 구하지 못함으로 보임이다.”라고 했다.
既不我嘉,不能旋濟。
<이미 나를 반가워 않으니 돌아 건너지를 잘 못하네>
視爾不臧,我思不閟。
<그대 반갑지 않게 보지만 나는 안 끝내려 생각하네>
陟彼阿丘,言采其虻。
<저 언덕 모퉁이에 올라가서 패모를 캔다 말하는데>
【鄭玄 箋】 箋雲:升丘采貝母,猶婦人之適異國,欲得力助,安宗國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언덕에 올라 패모(貝母)를 캠은, 부인이 다른 나라를 맞아 힘을 도와서 나라의 종가가 편안하기를 바람과 같음이다.”라고 했다.
女子善懷,亦各有行。
<여자들은 근심을 잘하지만 또한 각자 길이 있다네>
【鄭玄 箋】 箋雲:善猶多也。懷,思也。女子之多思者有道,猶升丘采其虻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착함은 많음과 같다. 회(懷, 품을 회)는 사모함이다. 여자의 생각이 많은 것은, 도(道)가 있어서 언덕에 올라 그 패모(貝母)를 캠과 같음이다. ”라고 했다.
許人尢之,眾穉且狂。
<허나라 사람들은 어리석어 유치하고 무작정이라네>
【鄭玄 箋】 箋雲:許人,許大夫也。過之者,過夫人之欲歸唁其兄。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허(許)나라 사람은, 허부인(許大夫)이다. 잘못을 했다[過之]는 것은, 부인이 잘못하니 돌아가 그 형들을 위문하기를 바람이다.”라고 했다.
我行其野,芃芃其麥。
<내가 지나온 위나라 들에 보리가 매우 무성하구나>
【鄭玄 箋】 箋雲:麥芃芃者,言未收刈,民將困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보리가 무성하다는 것은, 아직 베어서 거두지 않았으니 백성이 장차 곤궁해 진다는 말이다”라고 했다.
控於大邦,誰因誰極!
<큰 왕도에 요청하면 누가 말미암고 누가 도와줄까>
【鄭玄 箋】 箋雲:今衛侯之欲求援引之力助於大國之諸侯,亦誰因乎?由誰至乎?閔之,故欲歸問之。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지금 위(衛)나라 후(侯)의 바람은, 큰 나라 제후에게 힘을 도움 받아 구원하기를 바라며 또한 누구를 말미암겠는가?는 누구를 말미암아 이르게 하겠는가?이다. 위문하러 감은 돌아가 문안을 하기 바람이다.”라고 했다.
大夫君子,無我有尢。
<저 큰 군자들이여 나에게 허물있게 하지 마세요>
【鄭玄 箋】 箋雲:君子,國中賢者。無我有尤,無過我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군자(君子)는 나라 안의 현명한 자이다. 나에게 허물이 있게 말라함은, 나의 잘못이 없음이다.”라고 했다.
百爾所思,不如我所之!
<그대 생각하는 바 백가지는 나의 생각만 못하네요>
【鄭玄 箋】 箋雲:爾,女。女,眾大夫君子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이(爾)는 너이고 너는 여러 대부와 군자이다.”라고 했다.
《載馳》五章,一章六句,二章四句,一章六句,一章八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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