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경(詩經)』
≪국풍(國風) 제3 패풍(邶風)≫
◎ 26. 백주(柏舟, 측백나무 배)
汎彼柏舟 亦汎其流
(범피백주 역범기류)
측백나무 배 떠서 가는데 물결 또한 떠서 가네
耿耿不寐 如有隱憂
(경경불매 여유은우)
걱정 깊어 잠 못 드니 아픈 근심 있는 듯하지만
微我無酒 以敖以遊
(미아무주 이오이유)
나의 술이 거의 없어도 그로써 희롱하고 노닌다네
我心匪鑒 不可以茹
(아심비감 불가이여)
내 마음 거울 아니라 그로써 마음 먹을 수가 없고
亦有兄弟 不可以據
(역유형제 불가이거로)
형제가 또한 있어도 그로써 의지할 수가 없지만
薄言往愬 逢彼之怒
(박언왕소 봉피지로)
가서 말한 야박한 하소연이 형제의 노여움만 샀다네
我心匪石 不可轉也
(아심비석 불가전야)
나의 마음은 돌이 아니라 굴릴 수가 없고
我心匪席 不可卷也
(아심비석 불가권야)
나의 마음 돗자리 아니라 말 수가 없지만
威儀棣棣 不可選也
(위의체체 불가선야)
위엄있는 거동이 엄숙하여 흠잡을 수가 없다네
憂心悄悄 慍于羣小
(우심초초 온우군소)
근심하는 마음 애타는데 소인배들이 성을 내고
覯閔旣多 受侮不少
(구민기다 수모불소)
아픔을 많이 당하고 받은 수모도 적지 않지만
靜言思之 寤辟有摽
(정언사지 오벽유표)
고요히 생각하는데 잠 깨어 가슴만 두근두근 친다네
日居月諸 胡迭而微
(일거월저 호질이미)
해와 달이 머물면서 어찌 번갈아 이지러지고
心之憂矣 如匪澣衣
(심지우의 여비한의)
마음으로 근심하며 빨지 않은 옷 입은 듯하지만
靜言思之 不能奮飛
(정언사지 불능분비)
차분히 생각해보니 떨쳐 벗어나지도 못하였네
《柏舟》五章,章六句。
◎ 《모시(毛詩)》
한(漢)나라 모형(毛亨, ?~?)이 『시(詩)』에 전(傳)을 붙여 『모시고훈전(毛詩詁訓傳)』을 지었다.
【毛詩序】 《柏舟》 言仁而不遇也 衛頃公之時 仁人不遇 小人在側.
【모시 서】 《백주(柏舟)》는 어짊을 말하면서도 만나지 않았음을 읊은 시이다. 위(衛)나라 경공(頃公) 시절에 어진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소인들이 [군주] 곁에 있었음이다.
◎ 모시전(毛詩箋)
한(漢)나라 정현(鄭玄, 127~200)이 모형(毛亨)의 『모시전(毛詩傳)』에 전(箋)을 달아서 『모시전(毛詩箋)』을 지었다.
【鄭玄 序】 不遇者,君不受已之誌也。君近小人,則賢者見侵害。
【정현 서】 만나지 않는다[不遇]는 것은, 군주가 자기의 뜻함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군주가 소인을 가까이하면 어진 자들이 침해를 당한다.
汎彼柏舟 亦汎其流
<측백나무 배 떠서 가는데 물결 또한 떠서 가네>
【鄭玄 箋】 箋雲:舟,載渡物者,今不用,而與物汎汎然俱流水中。興者,喻仁人之不見用,而與群小人並列,亦猶是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배는 물건을 싣고 건너는 것인데 지금 쓰지 않아서 다른 물건들과 더블어 둥둥 모두 흐르는 물 가운데 떠 있는 듯 함이다. 일으킨[興] 것은 어진 사람이 쓰여서 뵙지 못하면서 여러 소인들과 더블어 나란히 있음이 또한 이 [배]와 같음을 비유함이다.
耿耿不寐 如有隱憂
<걱정 깊어 잠 못 드니 아픈 근심 있는 듯하지만>
【鄭玄 箋】 箋雲:仁人既不遇,憂在見侵害。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어진 이가 군주의 뜻을 얻지 못하여 소인들에게 침해를 당할까 하는 근심이 있는 것이다.
微我無酒 以敖以遊
<나의 술이 거의 없어도 그로써 희롱하고 노닌다네>
我心匪鑒 不可以茹
<내 마음 거울 아니라 그로써 마음 먹을 수가 없고>
【鄭玄 箋】 箋雲:鑒之察形,但知方圓白黑,不能度其真偽。我心非如是鑒,我於眾人之善惡外內,心度知之。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거울의 모양을 살핌은, 다만 모나거나 둥글고 희거나 검은 것을 알지만 그 참과 거짓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 내 마음은 이 거울과 같지 않아서 나는 여러 사람들의 선악과 안팎에서 마음으로 헤아려 그것을 안다.
亦有兄弟 不可以據
<형제가 또한 있어도 그로써 의지할 수가 없지만>
【鄭玄 箋】 箋雲:兄弟至親,當相據依。言亦有不相據依以為是者,希耳。責之以兄弟之道,謂同姓臣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형제는 지극히 가까우므로 마땅히 서로 의지해야 함이다. 또한 서로 의지하지 않음이 [형제가] 있음은 드묾다. 형제의 도(道)로 나무란 것은 같은 성(姓)의 신하임을 일컬었음이다.
薄言往愬 逢彼之怒
<가서 말한 야박한 하소연이 형제의 노여움만 샀다네>
我心匪石 不可轉也 我心匪席 不可卷也
<나의 마음은 돌이 아니라 굴릴 수가 없고 나의 마음 돗자리 아니라 말 수가 없지만>
【鄭玄 箋】 箋雲:言已心誌堅平,過於石席。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자기 마음의 뜻함이 단단하고 평평하여 돌이나 자리보다 나음을 말함이다.
威儀棣棣 不可選也
<위엄있는 거동이 엄숙하여 흠잡을 수가 없다네>
【鄭玄 箋】 箋雲:稱已威儀如此者,言己德備而不遇,所以慍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자기의 위의(威儀)가 이와 같음을 가리킨 것은 자기의 덕(德)이 갖추어졌는데도 만나지 못함을 원망하는 까닭이다.
憂心悄悄 慍于群小
<근심하는 마음 애타는데 소인배들이 성을 내고>
【鄭玄 箋】 箋雲:群小,眾小人在君側者。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군소(群小)는 군주 곁에 있는 여러 소인들이다.
覯閔旣多 受侮不少
<아픔을 많이 당하고 받은 수모도 적지 않지만>
靜言思之 寤辟有摽
<고요히 생각하는데 잠 깨어 가슴만 두근두근 친다네>
【鄭玄 箋】 箋雲:言,我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언(言)은 ‘나’이다.
日居月諸 胡迭而微
<해와 달이 머물면서 어찌 번갈아 이지러지고>
【鄭玄 箋】 箋雲:日,君象也。月,臣象也。微,謂虧傷也。君道當常明如日,而月有虧盈,今君失道而任小人,大臣專恣,則日如月然。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해[日]는 군주의 모습이고, 달[月]은 신하의 모습함이다. 미(微, 작을 미)는 이지러짐을 말함이다. 군주의 도(道)는 마땅히 항상 해와 같이 밝아야 하는데, 달이 이지러졌다 차오름은, 지금 군주가 도(道)를 잃고서 소인에게 맡겨 대신들이 전횡하고 방자하니, 곧 해가 달처럼 같아졌음이다.
心之憂矣 如匪澣衣
<마음으로 근심하며 빨지 않은 옷 입은 듯하지만>
【鄭玄 箋】 箋雲:衣之不澣,則憒辱無照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옷을 빨지 않음은 곧 더러워 밝게 살필 수 없음이다.
靜言思之 不能奮飛
<차분히 생각해보니 떨쳐 벗어나지도 못하였네>
【鄭玄 箋】 箋雲:臣不遇於君,猶不忍去,厚之至也。
【정현 전】 전(箋)에 이르기를 “신하가 군주를 만나지 못하는데도 [신하가] 오히려 차마 떠나지 못함은, 그것의 두터움이 지극함이다.
《柏舟》五章,章六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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