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역(周易)』

▣ 『이천역전(伊川易傳)』
○ 作者:정이(程頤)
《이천역전(伊川易傳)》은 북송(北宋) 시대 유학자 정이(程頤, 1033~1107)가 『주역(周易)』을 주석한 책이다. 의리역학(義理易學)의 대표적인 저서이며, 북송 시대 최고의 《주역》 주석서(註釋書)이다.
◎ 44. 구괘(姤卦)[卦象:천풍구(天風 姤)]

姤,女壯,勿用取女。
구(姤)는 여자가 씩씩하니, 여자를 취하지 말아야 한다.
【程伊川 傳】(一陰始生, 自是而長, 漸以盛大, 是女之將長壯也. 陰長則陽消, 女壯則男弱. 故戒勿用取如是之女. 取女者, 欲其柔和順從, 以成家道, 姤乃方進之陰, 漸壯而敵陽者, 是以不可取也. 女漸壯則失男女之正, 家道敗矣. 姤雖一陰甚微, 然有漸壯之道, 所以戒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한 음이 처음 생겨 이로부터 자라나 점점 그로서 성대해지는데, 이것이 여자가 장차 자라서 장성하게 되는 것이다. 음이 자라면 양이 사라지고, 여자가 장성하면 남자가 약해진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여자를 취하지 말라고 경계한 것이다. 여자를 취하는 것은 부드럽게 조화하고 순종하여 집안의 도를 이루려는 것인데, 구괘는 막 나오는 음으로 점점 장성하여 양을 대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취할 수 없다. 여자가 점점 장성하면 남․여의 바름을 잃어 집안의 도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구괘는 비록 한 음이 매우 미약하나 점점 장성해지는 도가 있기 때문에 경계한 것이다.}
《彖》曰:姤,遇也,柔遇剛也。
《단전(彖傳)》에서 말하였다:구(姤)는 만남이니, 부드러움[陰]이 굳셈[陽]을 만난 것이다.
【程伊川 傳】(姤之義, 遇也, 卦之爲姤, 以柔遇剛也. 一陰方生, 始與陽相遇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구(姤)의 뜻은 만남이니, 괘가 구가 된 것은 부드러움이 굳셈을 만났기 때문이다. 한 음이 막 생겨나 비로소 양과 서로 만난 것이다.}
勿用取女,不可與長也。
“여자를 취하지 말아야 함”은 더불어 오래할 수 없음이다.
【程伊川 傳】(一陰旣生, 漸長而盛. 陰盛則陽衰矣. 取女者, 欲長久而成家也, 此漸盛之陰, 將消勝於陽, 不可與之長久也. 凡女子小人夷狄, 勢苟漸盛, 何可與久也. 故戒勿用取如是之女.)
【정이천(程伊川) 전(傳)】 {한 음이 이미 생겨나 점점 자라서 성대하다. 음이 성대하면 양이 쇠퇴한다. 여자를 취하는 것은 오래도록 집안을 이루고자 함인데, 점점 성대해지는 음은 양을 이겨 사라지게 할 것이니, 더불어 오래 할 수 없는 것이다. 여자와 소인과 오랑캐는 세력이 만일 점점 성대해지면 어찌 더불어 오래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이와 같은 여자를 취하지 말라고 경계한 것이다.}
天地相遇,品物咸章也。
하늘과 땅이 서로 만나면 만물이 모두 빛난다.
【程伊川 傳】(陰始生於下, 與陽相遇, 天地相遇也. 陰陽不相交遇, 則萬物不生, 天地相遇, 則化育庶類, 品物咸章, 萬物章明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음이 처음 아래에서 생겨나 양과 서로 만났으니, 하늘과 땅이 서로 만난 것이다. 음과 양이 서로 사귀고 만나지 않으면 만물이 생기지 못하고, 하늘과 땅이 서로 만나면 여러 종류를 화육하니, “만물이 모두 빛남”은 만물이 빛나고 밝은 것이다.}
剛遇中正,天下大行也。
굳셈이 중정(中正)을 만나 천하에 크게 행해진다.
【程伊川 傳】(以卦才言也. 五與二皆以陽剛, 居中與正, 以中正相遇也. 君得剛中之臣, 臣遇中正之君, 君臣, 以剛陽遇中正, 其道可以大行於天下矣.)
【정이천(程伊川) 전(傳)】 {괘의 재질로써 말하였다. 오효와 이효가 모두 굳센 양으로 가운데와 바름에 있으니, 중정(中正)으로써 서로 만난 것이다. 임금이 굳세고 알맞은 신하를 얻고, 신하가 중정한 임금을 만나, 임금과 신하가 굳센 양으로 중정을 만난다면 그 도가 천하에 크게 행해질 것이다.}
姤之時義大矣哉!
구(姤)의 때와 뜻이 크도다!
【程伊川 傳】(贊姤之時與姤之義至大也. 天地不相遇則萬物不生, 君臣不相遇則政治不興, 聖賢不相遇則道德不亨, 事物不相遇則功用不成, 姤之時與義皆甚大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구(姤)의 때와 뜻이 지극히 큼을 칭찬한 것이다. 천지가 서로 만나지 않으면 만물이 생기지 못하고, 임금과 신하가 서로 만나지 않으면 정치가 일어나지 못하며, 성현이 서로 만나지 않으면 도덕이 형통하지 못하고, 사물이 서로 만나지 않으면 공용(功用)이 이루어지지 못하니, 구(姤)의 때와 뜻이 모두 매우 큰 것이다.}
《象》曰:天下有風,姤,后以施命誥四方。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하늘 아래에 바람이 있음이 구(姤)이니, 임금이 그로서 명령을 베풀어 사방에 알린다.
【程伊川 傳】(風行天下, 无所不周, 爲君后者, 觀其周徧之象, 以施其命令, 周誥四方也. 風行地上, 與天下有風, 皆爲周徧庶物之象, 而行於地上, 徧觸萬物則爲觀, 經歷觀省之象也. 行於天下, 周徧四方則爲姤, 施發命令之象也. 諸象, 或稱先王, 或稱后, 或稱君子大人. 稱先王者, 先王, 所以立法制, 建國作樂省方敇法閉關育物享帝, 皆是也. 稱后者, 后王之所爲也, 財成天地之道, 施命誥四方, 是也. 君子則上下之通稱, 大人者, 王公之通稱.)
【정이천(程伊川) 전(傳)】 {바람이 하늘 아래에서 불어 두루 미치지 않음이 없으니, 임금이 두루 미치는 상을 관찰하여 명령을 베풀어 사방에 두루 알리는 것이다. 바람이 땅 위에 부는 것과 “하늘 아래에 바람이 있음”은 모두 여러 물건에 두루 미치는 상이 되는데, 땅 위에 다녀 만물을 두루 접촉하면 관괘가 되니, 두루 지나며 관찰하고 살피는 상이다. 하늘 아래에 다녀 사방에 두루 미치면 구괘가 되니, 명령을 시행하여 발하는 상이다. 여러 상에서 혹은 선왕(先王), 혹은 후(后), 혹은 군자와 대인이라 하였다. 그런데 선왕(先王)이라고 한 것은 선왕(先王)이 법과 제도를 세운 것이니, 나라를 세우고 음악을 만들며 지방을 살피고 법을 삼가며 관문(關門)을 닫고 물건을 기르고 상제(上帝)를 제사지내는 것이 모두 이것이다. 후(后)라고 한 것은 후왕(后王)이 하는 것이니, 천지의 도를 재단하여 이루고 명령을 베풀어 사방에 알리는 것이 이런 것이다. 군자는 위아래를 일반적으로 말한 것이고, 대인(大人)은 왕공(王公)을 일반적으로 말한 것이다.}
初六,繫于金柅,貞吉。有攸往,見凶。羸豕孚蹢躅。
초육(初六)은 쇠말뚝에 묶이면 곧아야 길하고, <쇠말뚝이> 있는 곳(攸≒所)에 가면 흉함을 당한다. 여윈 돼지가 발굽의 발톱[九四]을 믿는다.
【程伊川 傳】(姤, 陰始生而將長之卦, 一陰生則長而漸盛. 陰長則陽消, 小人道長也. 制之, 當於其微而未盛之時. 柅, 止車之物, 金爲之, 堅强之至也. 止之以金柅而又繫之, 止之固也. 固止, 使不得進, 則陽剛貞正之道吉也, 使之進往, 則漸盛而害於陽, 是見凶也. 羸豕孚蹢躅, 聖人重爲之戒, 言陰雖甚微, 不可忽也. 豕, 陰躁之物, 故以爲況. 羸弱之豕, 雖未能强猛, 然其中心, 在乎蹢躅, 蹢躅, 跳躑也. 陰微而在下, 可謂羸矣, 然其中心, 常在乎消陽也. 君子小人異道, 小人, 雖微弱之時, 未嘗无害君子之心, 防於微則无能爲矣.)
【정이천(程伊川) 전(傳)】 {구(姤)는 음이 처음 생겨나 자라려는 괘이니, 한 음이 생겨나면 자라서 점점 성대해진다. 음이 자라면 양이 사라지니, 소인의 도가 자라는 것이다. 미약하여 아직 성대하지 않을 때에 막아야 한다. ‘말뚝[柅]은 수레를 멈추게 하는 물건이니, 쇠로 만들면 지극히 견고하고 강하다. 쇠말뚝으로 저지하고 또 매어놓음은 견고하게 저지하는 것이다. 견고하게 저지해서 나아가지 못하게 하면 굳센 양의 곧고 바른 도가 길할 것이고, 나아가게 하면 점점 성대하여 양을 해칠 것이니, 이것은 흉함을 당하는 것이다. “여윈 돼지도 발굽의 발톱을 믿는다[羸豕孚蹢躅]”는 성인이 거듭 경계하여 음이 비록 매우 미약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됨을 말한 것이다. 돼지는 음이고 조급한 물건이므로 비유로 삼은 것이다. 여위고 약한 돼지는 비록 강하고 사납지 못하나 그 마음 속을 그렇게 함은 발굽의 발톱을 <믿음에> 있으며, ‘척촉(蹢躅)’은 <돼지가 미약한 발굽의 발톱을 믿고서> 날뛰는 것이다. 음이 미약하고 아래에 있으니, 약하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중요함은 항상 양을 사라지게 함에 있다. 군자와 소인은 도가 달라서 소인은 비록 미약할 때라도 일찍이 군자를 해칠 마음이 없지 않으니, 미약할 때에 막으면 해치지 못할 것이다.}
《象》曰:擊于金柅,柔道牽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쇠말뚝에 묶임”은 부드러움의 도(道)가 이끌기 때문이다.
【程伊川 傳】(牽者, 引而進也. 陰始生而漸進, 柔道方牽也, 繫之于金柅, 所以止其進也. 不使進則不能消正道, 乃貞吉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견(牽)’은 이끌고 나아감이다. 음이 처음 생겨 점점 나아감은 부드러움의 도가 이끌고 나아가는 것이니, 쇠말뚝에 매어 놓음은 그 나아감을 저지하는 것이다. 나아가지 못하게 하면 바른 도를 사라지게 하지 못할 것이니, 곧음이 길할 것이다.}
九二,包有魚,无咎,不利賓。
구이(九二)는 꾸러미에 물고기가 있으니 허물이 없으나 손님에게는 이롭지 않다.
【程伊川 傳】(姤, 遇也, 二與初密比, 相遇者也. 在他卦則初正應於四, 在姤則以遇爲重. 相遇之道, 主於專一. 二之剛中, 遇固以誠, 然初之陰柔, 群陽在上而又有所應者, 其志所求也. 陰柔之質, 鮮克貞固, 二之於初, 難得其誠心矣. 所遇不得其誠心, 遇道之乖也. 包者, 苴裹也, 魚, 陰物之美者. 陽之於陰, 其所悅美, 故取魚象. 二於初, 若能固畜之, 如包苴之有魚, 則於遇, 爲无咎矣. 賓, 外來者也. 不利賓, 包苴之魚, 豈能及賓, 謂不可更及外人也. 遇道當專一, 二則雜矣.)
【정이천(程伊川) 전(傳)】 {구(姤)는 만남이니, 이효는 초효와 매우 가까이 있으니, 서로 만나는 자이다. 다른 괘에는 초효는 사효와 정응이 되지만 구괘에는 만남을 중하게 여긴다. 서로 만나는 도는 한결같음을 주장한다. 굳세고 알맞은 이효가 참으로 정성으로 만나나 부드러운 음의 초육은 여러 양이 위에 있고 또 호응하는 자가 있으니, 그 뜻이 구하는 것이다. 부드러운 음의 자질은 곧고 굳게 함이 드무니, 이효가 초효에게 그 정성스러운 마음을 얻기 어렵다. 만남에 그 정성스러운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만나는 도가 어그러진 것이다. ‘꾸러미[包]’는 묶음이고, ‘물고기’는 좋은 음의 물건이다. 양은 음에 대하여 기뻐하고 아름답게 여기기 때문에 물고기의 상을 취하였다. 이효가 초효에 있어 만일 견고하게 싸기를 꾸러미에 물고기가 있듯이 하면 만남에 허물이 없을 것이다. ‘손님[賓)’은 밖에서 오는 자이다. 손님에게는 이롭지 않으니, 꾸러미에 있는 물고기를 어찌 손님에게까지 미치게 하겠는가? 다시 바깥사람에게까지 미치게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만나는 도는 한결같아야 하니, 둘이면 잡된 것이다.}
《象》曰:包有魚,義不及賓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꾸러미에 물고기가 있음”은 옳음이 손님에게 미치지 않는 것이다.
【程伊川 傳】(二之遇初, 不可使有二於外, 當如包苴之有魚. 包苴之魚, 義不及於賓客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이효가 초효를 만남에 밖에 딴 마음이 있게 해서는 안 되니, 마땅히 꾸러미에 물고기가 있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한다. 꾸러미의 물고기는 의리상 손님에게 미칠 수 없는 것이다.}
九三,臀无膚,其行次且,厲无大咎。
구삼(九三)은 볼기에 살이 없고 그 행함이 머뭇거리니, 위태롭지만 큰 허물은 없다.
【程伊川 傳】(二與初旣相遇, 三說初而密比於二, 非所安也. 又爲二所忌惡, 其居不安, 若臀之无膚也. 處旣不安, 則當去之, 而居姤之時, 志求乎遇一陰在下, 是所欲也. 故處雖不安, 而其行則又次且也. 次且, 進難之狀, 謂不能遽舍也. 然三剛正而處巽, 有不終迷之義, 若知其不正而懷危懼, 不敢妄動, 則可以无大咎也. 非義求遇, 固已有咎矣, 知危而止, 則不至於大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이효와 초효가 이미 서로 만났으니, 삼효는 초효를 좋아하나 이효와 매우 가까워 편안하지 않다. 또 이효에게 시기와 미움을 당하여 그 거처가 불안하니, 볼기에 살이 없는 것과 같다. 거처하기가 이미 불안하면 마땅히 떠나야 하는데 구(姤)의 때에 있어 뜻이 만나기를 구하며, 한 음이 아래에 있으니, 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거처함이 불안하지만 그 가는 것을 또 머뭇거리는 것이다. ‘머뭇거림[次且]’은 나아감을 어렵게 여기는 모양이니, 빨리 버리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삼효는 굳세고 바르면서 겸손함(☴)에 처하여 끝내 혼미하지 않는 뜻이 있으니, 만일 그 바르지 못함을 알고 위태로움과 두려움을 품어서 망령되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큰 허물이 없을 수 있다. 의롭지 않은데 만나기를 구하면 진실로 이미 허물이 있는 것이고, 위태로움을 알고 중지하면 큰 허물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象》曰:其行次且,行未牽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그 행함을 머뭇거림”은 행함을 이끌지 않는 것이다.
【程伊川 傳】(其始志在求遇於初, 故其行遲遲. 未牽, 不促其行也, 旣知危而改之, 故未至於大咎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처음의 뜻이 초효를 만남을 구함에 있기 때문에 그 가는 것이 더딘 것이다. ‘이끌지 않는 것[未牽]’은 그 행함을 재촉하지 않는 것이니, 이미 위태로움을 알고 고쳤기 때문에 큰 허물에 이르지 않는 것이다.}
九四,包无魚,起凶。
구사(九四)는 꾸러미에 물고기가 없으니, 흉함이 일어난다.
【程伊川 傳】(包者, 所裹畜也, 魚, 所美也. 四與初爲正應, 當相遇者也, 而初已遇於二矣. 失其所遇, 猶包之无魚, 亡其所有也. 四當姤遇之時, 居上位而失其下, 下之離, 由已之失德也. 四之失者, 不中正也, 以不中正而失其民, 所以凶也. 曰, 初之從二, 以比近也, 豈四之罪乎. 曰, 在四而言, 義當有咎, 不能保其下, 由失道也. 豈有上不失道而下離者乎. 遇之道, 君臣民主夫婦朋友, 皆在焉, 四以下睽, 故主民而言. 爲上而下離, 必有凶變. 起者, 將生之謂, 民心旣離, 難將作矣.)
【정이천(程伊川) 전(傳)】 {‘포(包)’는 싸는 것이고, ‘어(魚)’는 좋은 것이다. 사효는 초효와 정응(正應)이 되니, 서로 만나야 할 것이나 초효가 이미 이효를 만났다. 만나야 할 것을 잃어버림이 꾸러미에 물고기가 없는 것처럼 그 소유를 잃은 것이다. 사효는 만나는 때를 당하여 윗자리에 있으면서 아랫사람을 잃었으니, 아랫사람이 떠난 것은 자신이 덕을 잃었기 때문이다. 사효(四)가 잃은 것은 중정(中正)하지 못해서이니, 중정(中正)하지 못하여 백성을 잃음은 흉한 것이다. 묻기를, “초효가 이효를 따름은 가깝기 때문이니, 어찌 사효의 죄이겠습니까?” 답하기를, “사효의 입장에서 말하면 의리상 마땅히 허물이 있어 그 아래를 보호하지 못함은 도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윗사람이 도를 잃지 않았는데 아랫사람이 떠나겠습니까?” 만나는 도는 임금․신하와 백성․주인과 남편․부인과 친구에게 다 있는데, 사효는 아래에서 떠나기 때문에 백성을 위주로 말하였다. 윗사람이 되어 아랫사람이 떠나면 반드시 흉함과 변함이 있을 것이다. ‘일어난다[起]’는 장차 생겨난다는 말이니, 민심이 이미 떠나면 어려움이 일어날 것이다.}
《象》曰:无魚之凶,遠民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물고기가 없음의 흉함”은 백성을 멀리하는 것이다.
【程伊川 傳】(下之離, 由已致之. 遠民者, 己遠之也, 爲上者, 有以使之離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아래가 떠남은 자신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것이다. ‘백성을 멀리함’은 자신이 멀리한 것이니, 윗사람이 된 자가 떠나게 한 것이다.}
九五,以杞包瓜,含章,有隕自天。
구오(九五)는 박달나무 잎으로 오이를 감싸고 아름다움을 머금으면 하늘로부터 떨어짐이 있다.
【程伊川 傳】(九五下亦无應, 非有遇也. 然得遇之道, 故終必有遇. 夫上下之遇, 由相求也. 杞, 高木而葉大. 處高體大而可以包物者, 杞也. 美實之在下者, 瓜也, 美而居下者, 側微之賢之象也. 九五尊居君位而下求賢才, 以至高而求至下, 猶以杞葉而包瓜. 能自降屈如此, 又其內蘊中正之德, 充實章美, 人君如是, 則无有不遇所求者也. 雖屈已求賢, 若其德不正, 賢者不屑也. 故必含蓄章美, 內積至誠, 則有隕自天矣, 猶云自天而降, 言必得之也. 自古人君至誠降屈, 以中正之道, 求天下之賢, 未有不遇者也. 高宗感於夢寐, 文王遇於漁釣, 皆由是道也.)
【정이천(程伊川) 전(傳)】 {구오 또한 아래에 호응이 없으니, 만나는 것이 없다. 그러나 만나는 도를 얻었기 때문에 끝내 반드시 만남이 있는 것이다. 위와 아래가 만남은 서로 구하기 때문이다. ‘박달나무[杞]’는 높은 나무로 잎이 크다. 있는 곳이 높고 몸체가 커서 물건을 감쌀 수 있는 것은 박달나무이다. 아름다운 열매가 아래에 있는 것은 오이이니, 아름다우면서 아래에 있는 자는 미천한 어진 사람의 상이다. 구오가 높이 임금의 자리에 있으면서 아래로 어질고 재주 있는 신하를 구함은, 지극히 높은 이로서 지극히 낮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니, 박달나무 잎으로 오이를 싸는 것과 같다. 스스로 낮추고 굽히기를 이와 같이 하고, 또 안에 중정(中正)한 덕을 쌓아서 충실하고 아름다우니, 임금이 이와 같으면 구하는 자를 만나지 못함이 없을 것이다. 비록 몸을 굽혀 어진 자를 구하더라도 만약 그 덕이 바르지 못하면 어진 자가 좋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반드시 아름다움을 함축하여 안에 지극한 정성을 쌓으면 하늘로부터 떨어짐이 있을 것이니, 하늘로부터 내려온다는 말과 같으니, 반드시 얻는다는 말이다. 예로부터 임금이 지극한 정성으로 몸을 낮추고 굽혀서 중정(中正)한 도로 천하의 어진 자를 구하면 만나지 못한 자가 있지 않았다. 고종(高宗)이 꿈속에서도 감동하여 부열(傅說)을 만나고, 문왕(文王)이 낚시질하는 곳에서 여상(呂尙:강태공)을 만났으니, 모두 이 도를 따른 것이다.}
《象》曰:九五含章,中正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구오(九五)가 아름다움을 머금음”은 중정(中正)함이다.
【程伊川 傳】(所謂含章, 謂其含蘊中正之德也, 德充實則成章而有輝光.)
【정이천(程伊川) 전(傳)】 {‘아름다움을 머금음[含章]’은 중정(中正)한 덕을 머금고 쌓는다는 말이니, 덕이 충실해지면 아름다움을 이루어 빛남이 있는 것이다.}
有隕自天,志不舍命也。
“하늘로부터 떨어짐이 있음”은 뜻이 천명을 버리지 않음이다.
【程伊川 傳】(命, 天理也, 舍, 違也. 至誠中正, 屈己求賢, 存志合於天理, 所以有隕自天, 必得之矣.)
【정이천(程伊川) 전(傳)】 {‘명(命)’은 하늘의 이치이고, ‘버림[舍]’은 어김이다. 지극한 정성과 중정(中正)으로 몸을 굽혀 어진 자를 구하고, 뜻을 하늘의 이치와 합하는 데 두었으므로 하늘로부터 떨어짐이 있는 것이니, 반드시 얻을 것이다.}
上九,姤其角,吝,无咎。
상구(上九)는 그 뿔에서 만나니 부끄럽지만 허물은 없다.
【程伊川 傳】(至剛而在最上者, 角也. 九以剛居上, 故以角爲象. 人之相遇, 由降屈以相從, 和順以相接, 故能合也. 上九高亢而剛極, 人誰與之. 以此求遇, 固可吝也. 己則如是, 人之遠之, 非他人之罪也, 由己致之, 故无所歸咎.)
【정이천(程伊川) 전(傳)】 {지극히 굳세면서 가장 위에 있는 것은 뿔이다. 양인 구가 굳셈으로 위에 있으므로 뿔로 상을 삼았다. 사람이 서로 만남은 낮추고 굽혀서 서로 따르고 화합하고 순종하여 서로 사귀기 때문에 합하는 것이다. 상구는 너무 높고 지극히 굳세니, 어떤 사람이 그와 함께 하겠는가? 이로써 만나기를 구하면 진실로 부끄러울 만하다. 자기가 이와 같이 하여 남이 멀리함은 다른 사람들의 죄가 아니고 자기로 말미암아 이루어졌기 때문에 허물을 돌릴 데가 없다.}
《象》曰:姤其角,上窮吝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그 뿔에서 만남”은 위에서 궁하여 부끄럽다.
【程伊川 傳】(旣處窮上, 剛亦極矣, 是上窮而致吝也. 以剛極, 居高而求遇, 不亦難乎.)
【정이천(程伊川) 전(傳)】 {이미 제일 위에 처하고 굳셈 또한 지극하니, 이것은 위에서 궁하여 부끄러움을 이루는 것이다. 지극히 굳셈으로써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만나기를 구한다면 어렵지 않겠는가?}
▣ 『주역(周易)』 원문
◎ 周易
第四十四卦
◆ 姤(䷫)
< 巽下乾上 >
姤:女壯,勿用取女。
初六:系于金柅,貞吉,有攸往,見凶,羸豕孚踟躅。
九二:包有魚,无咎,不利賓。
九三:臀无膚,其行次且,厲,无大咎。
九四:包无魚,起凶。
九五:以杞包瓜,含章,有隕自天。
上九:姤其角,吝,无咎。
彖曰:
姤,遇也,柔遇剛也。勿用取女,不可與長也。天地相遇,品物咸章也。剛遇中正,天下大行也。姤之時義大矣哉!
象曰:
天下有風,姤;后以施命誥四方。
系于金柅,柔道牽也。
包有魚,義不及賓也。
其行次且,行未牽也。
无魚之凶,遠民也。
九五含章,中正也。有隕自天,志不舍命也。
姤其角,上窮吝也。
◎ 『이천역전(伊川易傳)』 원문
◆ 姤(䷫)
〈㢲下乾上〉
姤序卦夬决也决必有遇故受之以姤姤遇也决判也物之决判則有遇合本合則何遇姤所以次夬也為卦乾上㢲下以二體言之風行天下天之下者萬物也風之行無不經觸乃遇之象又一隂始生於下隂與陽遇也故為姤
姤女壯勿用取女
一隂始生自是而長漸以盛大是女之將長壯也隂長則陽消女壯則男弱故戒勿用取如是之女取女者欲其柔和順從以成家道姤乃方進之隂漸壯而敵陽者是以不可取也女漸壯則失男女之正家道敗矣姤雖一隂甚微然有漸壯之道所以戒也
彖曰姤遇也柔遇剛也
姤之義遇也卦之為姤以柔遇剛也一隂方生始與陽相遇也
勿用取女不可與長也
一隂既生漸長而盛隂盛則陽衰矣取女者欲長久而成家也此漸盛之隂將消勝於陽不可與之長久也凡女子小人夷狄勢苟漸盛何可與久也故戒勿用取如是之女
天地相遇品物咸章也
隂始生於下與陽相遇天地相遇也隂陽不相交遇則萬物不生天地相遇則化育庶類品物咸章萬物章明也
剛遇中正天下大行也
以卦才言也五與二皆以陽剛居中與正以中正相遇也君得剛中之臣臣遇中正之君君臣以剛陽遇中正其道可以大行於天下矣
姤之時義大矣哉
贊姤之時與姤之義至大也天地不相遇則萬物不生君臣不相遇則政治不興聖賢不相遇則道徳不亨事物不相遇則功用不成姤之時與義皆甚大也
象曰天下有風姤后以施命誥四方
風行天下无所不周為君后者觀其周徧之象以施其命令周誥四方也風行地上與天下有風皆為周徧庶物之象而行於地上徧觸萬物則為觀經歴觀省之象也行於天下周徧四方則為姤施發命令之象也諸象或稱先王或稱后或稱君子大人稱先王者先王所以立法制建國作樂省方敇法閉闗育物享帝皆是也稱后者后王之所為也財成天地之道施命誥四方是也君子則上下之通稱大人者王公之通稱
初六繫于金柅貞吉有攸往見凶羸豕孚蹢躅
姤隂始生而將長之卦一隂生則長而漸盛隂長則陽消小人道長也制之當於其微而未盛之時柅止車之物金為之堅強之至也止之以金柅而又繫之止之固也固止使不得進則陽剛貞正之道吉也使之進往則漸盛而害於陽是見凶也羸豕孚蹢躅聖人重為之戒言隂雖甚微不可忽也豕隂躁之物故以為况羸弱之豕雖未能强猛然其中心在乎蹢躅蹢躅跳躑也隂微而在下可謂羸矣然其中心常在乎消陽也君子小人異道小人雖微弱之時未嘗无害君子之心防於微則无能為矣
象曰繫于金柅柔道牽也
牽者引而進也隂始生而漸進柔道方牽也繫之于金柅所以止其進也不使進則不能消正道乃貞吉也
九二包有魚无咎不利賓
姤遇也二與初宻比相遇者也在他卦則初正應於四在垢則以遇為重相遇之道主於專一二之剛中遇固以誠然初之隂柔羣陽在上而又有所應者其志所求也隂柔之質鮮克貞固二之於初難得其誠心矣所遇不得其誠心遇道之乖也包者苴裹也魚隂物之美者陽之於隂其所悦美故取魚象二於初若能固畜之如包苴之有魚則於遇為无咎矣賓外来者也不利賓包苴之魚豈能及賓謂不可更及外人也遇道當專一二則雜矣
象曰包有魚義不及賓也
二之遇初不可使有二於外當如包苴之有魚包苴之魚義不及於賓客也
九三臀无膚其行次且厲无大咎
二與初既相遇三説初而宻比於二非所安也又為二所忌惡其居不安若臀之无膚也處既不安則當去之而居姤之時志求乎遇一隂在下是所欲也故處雖不安而其行則又次且也次且進難之狀謂不能遽舎也然三剛正而處㢲有不終迷之義若知其不正而懐危懼不敢妄動則可以无大咎也非義求遇固已有咎矣知危而止則不至於大也
象曰其行次且行未牽也
其始志在求遇於初故其行遲遲未牽不促其行也既知危而改之故未至於大咎也
九四包无魚起凶
包者所裹畜也魚所美也四與初為正應當相遇者也而初已遇於二矣失其所遇猶包之无魚亡其所有也四當姤遇之時居上位而失其下下之離由已之失徳也四之失者不中正也以不中正而失其民所以凶也曰初之從二以比近也豈四之罪乎曰在四而言義當有咎不能保其下由失道也豈有上不失道而下離者乎遇之道君臣民主夫婦朋友皆在焉四以下暌故主民而言為上而下離必有凶變起者將生之謂民心既離難將作矣
象曰无魚之凶遠民也
下之離由已致之遠民者已遠之也為上者有以使之離也
九五以杞包瓜含章有隕自天
九五下亦无應非有遇也然得遇之道故終必有遇夫上下之遇由相求也杞髙木而葉大處髙體大而可以包物者祀也美實之在下者瓜也羙而居下者側微之賢之象也九五尊居君位而下求賢才以至髙而求至下猶以杞葉而包瓜能自降屈如此又其内藴中正之徳充實章美人君如是則无有不遇所求者也雖屈己求賢若其徳不正賢者不屑也故必含蓄章美内積至誠則有隕自天矣猶云自天而降言必得之也自古人君至誠降屈以中正之道求天下之賢未有不遇者也髙宗感於夢寐文王遇於漁釣皆由是道也
象曰九五含章中正也
所謂含章謂其含藴中正之徳也徳充實則成章而有輝光
有隕自天志不舍命也
命天理也舎違也至誠中正屈己求賢存志合於天理所以有隕自天必得之矣
上九姤其角吝无咎
至剛而在最上者角也九以剛居上故以角為象人之相遇由降屈以相從和順以相接故能合也上九髙亢而剛極人誰與之以此求遇固可吝也己則如是人之遠之非他人之罪也由已致之故无所歸咎
象曰姤其角上窮吝也
既處窮上剛亦極矣是上窮而致吝也以剛極居髙而求遇不亦難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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