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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십도(聖學十圖)[李滉]

◎ 제10. 숙흥야매잠도(夙興夜寐箴圖)/성학십도(聖學十圖)

by 석담 김한희 2024.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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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 숙흥야매잠도(夙興夜寐箴圖)

≪숙흥야매잠도(夙興夜寐箴圖)≫는

퇴계 이황(李滉)이 1568년(선조 1)에 왕(王:宣祖)에게 올린 상소문 ≪진성학십도차병도(進聖學十圖箚幷圖)≫의 열 번째 그림인데, ≪숙흥야매잠도(夙興夜寐箴圖)≫는 중국 남송 때 학자 남당(南塘) 진백(陳伯)이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하여 지은 숙흥야매잠을 퇴계가 도표로 그린 것이다. 숙흥야매는 『시경』에 나오는 말이며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을 자는’ 부지런히 일한다는 뜻이다. ‘경(敬)’을 도(道)의 중심에 놓고 새벽부터 밤까지 모든 순간마다 경(敬)을 놓지 말 것을 말하고 있다.

퇴계는 이 숙흥야매잠을 분석하고 도표로 그려서, ‘성학십도’의 마지막으로 삼았으며 숙오(夙寤), 신흥(晨興), 독서(讀書), 응사(應事), 일건(日乾), 석척(夕惕), 겸숙야(兼夙夜) 등, 7장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 第十 숙흥야매잠도(夙興夜寐箴圖)

 

 

【 원문 】

□ 夙興夜寐箴

雞鳴而寤。思慮漸馳。盍於其間。澹以整之。或省舊愆。或紬新得。次第條理。瞭然默識。本旣立矣。昧爽乃興。盥櫛衣冠。端坐斂形。提掇此心。皦如出日。嚴肅整齊。虛明靜一。乃啓方冊。對越聖賢。夫子在坐。顔曾後先。聖師所言。親切敬聽。弟子問辨。反覆參訂。事至斯應。則驗于爲。明命赫然。常目在之。事應旣已。我則如故。方寸湛然。凝神息慮。動靜循環。惟心是監。靜存動察。勿貳勿參。讀書之餘。間以游泳。發舒精神。休養情性。日暮人倦。昏氣易乘。齋莊整齊。振拔精明。夜久斯寢。齊手斂足。不作思惟。心神歸宿。養以夜氣。貞則復元。念玆在玆。日夕乾乾。

○右箴。南塘陳茂卿 柏 所作以自警者。金華王魯齋嘗主敎台州上蔡書院。專以是箴爲敎。使學者人人誦習服行。臣今謹倣魯齋敬齋箴圖。作此圖以與彼圖相對。蓋敬齋箴有許多用工地頭。故隨其地頭。而排列爲圖。此箴有許多用工時分。故隨其時分。而排列爲圖。夫道之流行於日用之間。無所適而不在。故無一席無理之地。何地而可輟工夫。無頃刻之或停。故無一息無理之時。何時而不用工夫。故子思子曰。道也者。不可須臾離也。可離。非道也。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恐懼乎其所不聞。又曰。莫見乎隱。莫顯乎微。故君子。愼其獨也。此一靜一動。隨處隨時。存養省察。交致其功之法也。果能如是。則不遺地頭。而無毫釐之差。不失時分。而無須臾之間。二者竝進。作聖之要。其在斯乎。

○以上五圖。原於心性。而要在勉日用崇敬畏。

□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

닭이 울어 깨어나면 이것저것 생각이 차차 일어나게 되니, 어찌 그동안에 고요하게 마음을 정돈하지 않겠는가. 때로는 과거의 허물을 반성하고 때로는 새로 얻은 것을 생각해 내어 절차와 조리를 분명하게 알아 두라. 근본이 서게 되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세수하고 빗질하고 의관을 차리고 단정히 앉아 몸을 추스른다. 이 마음을 다잡아 마치 떠오르는 해와 같이 밝게 하고, 엄숙하고 가지런하며 허명(虛明)하고 정일(靜一)하게 하라. 그러고는 책을 펴서 성현을 대하게 되면 공자께서 자리에 계시고 안자(顔子)와 증자(曾子)가 앞뒤에 있을 것이다. 성현의 말씀을 고분고분 공손히 듣고, 제자들이 문변(問辨)한 것을 반복하여 참고하고 바로잡으라. 일이 이르러 응하면 행위에서 증험이 되니, 환하게 밝은 하늘의 명(命)을 항상 주시하라. 일에 응하고 나면 곧 나는 예전과 같아질 것이니,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정신을 모으고 잡념을 버리라. 동(動)과 정(靜)이 순환할 때에 오직 마음이 이를 응시하여 고요할 때는 보존하고 움직일 때는 살펴서, 정신을 둘로 나누지 말고 셋으로도 나누지 말라. 글을 읽다가 여가를 틈타서 간간이 유영(游泳)을 하여 정신을 이완하고 정성(情性)을 휴양하라. 날이 저물면 피곤해져서 흐린 기운이 쉽게 타고 들어오니, 재계(齋戒)하고 정제하여 정신을 명랑하게 하라.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들면 손발을 가지런히 하고 사유(思惟)를 하지 말아서 심신(心神)을 잠들게 하라. 야기(夜氣)로써 길러 나갈 것이니, 정(貞)하면 원(元)에 돌아온다. 생각을 여기에 두고 또 여기에 두어 밤낮으로 꾸준히 계속하라.

○ 위의 잠(箴)은 남당(南塘) 진무경(陳茂卿 이름은 백(柏))이 지어서 자신을 경계한 것입니다. 금화(金華) 왕노재(王魯齋)가 일찍이 태주(台州)의 상채서원(上蔡書院)에서 교육을 주관할 때 오로지 이 잠만 가르쳐서, 배우는 사람들에게 외고 익혀서 실행하게 하였습니다. 신이 이제 삼가 노재의 〈경재잠도(敬齋箴圖)〉를 본떠서 이 그림을 만들어, 그의 그림과 상대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경재잠〉은 공부를 해야 할 경우를 많이 들어 놓았기 때문에 그 공부해야 할 경우를 따라 배열하여 그림을 만들었고, 이 잠은 시간에 따라 공부할 것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때를 따라 배열하여 그림을 만들었습니다. 무릇 도(道)란 일상생활에서 유행하여 어디를 가도 없는 곳이 없으므로 한 자리도 이치가 없는 곳이 없으니 어느 곳에선들 공부를 그만두겠으며, 잠시잠깐도 정지됨이 없으므로 어느 순간도 이치가 없는 때가 없으니 어느 때인들 공부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자사(子思)는 말하기를, “도란 잠깐 사이라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만약에 떠나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경계하고 삼가며, 들리지 않는 곳에서도 두려워하고 조심한다.” 하고, 또, “은밀한 곳보다 잘 드러나는 곳이 없고, 세미(細微)한 곳보다 잘 나타나는 곳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 홀로 있을 때를 삼간다.” 하였습니다. 이것은 한 번 정(靜)하고 한 번 동(動)함에 언제 어디서나 심성을 기르고 살펴서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과연 이와 같이 하면 경우를 놓치지 아니하여 털끝만큼의 차질도 없을 것이요, 때를 잃지 아니하여 잠깐 사이도 끊어짐이 없을 것입니다. 두 가지를 병진하면 성인이 되는 요령이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 이상 다섯 그림은 심성(心性)에 근본을 둔 것인데, 요령은 일상생활에서 힘쓰고 경외(敬畏)를 높이는 데 있습니다.

 

□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

雞鳴而寤。思慮漸馳。盍於其間。澹以整之。或省舊愆。或紬新得。次第條理。瞭然默識。

닭이 울어 깨어나면 이것저것 생각이 차차 일어나게 되니, 어찌 그동안에 고요하게 마음을 정돈하지 않겠는가. 때로는 과거의 허물을 반성하고 때로는 새로 얻은 것을 생각해 내어 절차와 조리를 분명하게 알아 두라.

本旣立矣。昧爽乃興。盥櫛衣冠。端坐斂形。提掇此心。皦如出日。嚴肅整齊。虛明靜一。乃啓方冊。對越聖賢。夫子在坐。顔曾後先。

근본이 서게 되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세수하고 빗질하고 의관을 차리고 단정히 앉아 몸을 추스른다. 이 마음을 다잡아 마치 떠오르는 해와 같이 밝게 하고, 엄숙하고 가지런하며 허명(虛明)하고 정일(靜一)하게 하라. 그러고는 책을 펴서 성현을 대하게 되면 공자께서 자리에 계시고 안자(顔子)와 증자(曾子)가 앞뒤에 있을 것이다.

聖師所言。親切敬聽。弟子問辨。反覆參訂。事至斯應。則驗于爲。明命赫然。常目在之。事應旣已。我則如故。方寸湛然。凝神息慮。

성현의 말씀을 고분고분 공손히 듣고, 제자들이 문변(問辨)한 것을 반복하여 참고하고 바로잡으라. 일이 이르러 응하면 행위에서 증험이 되니, 환하게 밝은 하늘의 명(命)을 항상 주시하라. 일에 응하고 나면 곧 나는 예전과 같아질 것이니,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정신을 모으고 잡념을 버리라.

動靜循環。惟心是監。靜存動察。勿貳勿參。讀書之餘。間以游泳。發舒精神。休養情性。

동(動)과 정(靜)이 순환할 때에 오직 마음이 이를 응시하여 고요할 때는 보존하고 움직일 때는 살펴서, 정신을 둘로 나누지 말고 셋으로도 나누지 말라. 글을 읽다가 여가를 틈타서 간간이 유영(游泳)을 하여 정신을 이완하고 정성(情性)을 휴양하라.

日暮人倦。昏氣易乘。齋莊整齊。振拔精明。夜久斯寢。齊手斂足。不作思惟。心神歸宿。

날이 저물면 피곤해져서 흐린 기운이 쉽게 타고 들어오니, 재계(齋戒)하고 정제하여 정신을 명랑하게 하라.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들면 손발을 가지런히 하고 사유(思惟)를 하지 말아서 심신(心神)을 잠들게 하라.

養以夜氣。貞則復元。念玆在玆。日夕乾乾。

야기(夜氣)로써 길러 나갈 것이니, 정(貞)하면 원(元)에 돌아온다. 생각을 여기에 두고 또 여기에 두어 밤낮으로 꾸준히 계속하라.

○右箴。南塘陳茂卿 柏 所作以自警者。金華王魯齋嘗主敎台州上蔡書院。專以是箴爲敎。使學者人人誦習服行。

○ 위의 잠(箴)은 남당(南塘) 진무경(陳茂卿 이름은 백(柏))이 지어서 자신을 경계한 것입니다. 금화(金華) 왕노재(王魯齋)가 일찍이 태주(台州)의 상채서원(上蔡書院)에서 교육을 주관할 때 오로지 이 잠만 가르쳐서, 배우는 사람들에게 외고 익혀서 실행하게 하였습니다.

臣今謹倣魯齋敬齋箴圖。作此圖以與彼圖相對。蓋敬齋箴有許多用工地頭。故隨其地頭。而排列爲圖。此箴有許多用工時分。故隨其時分。而排列爲圖。

신이 이제 삼가 노재의 〈경재잠도(敬齋箴圖)〉를 본떠서 이 그림을 만들어, 그의 그림과 상대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경재잠〉은 공부를 해야 할 경우를 많이 들어 놓았기 때문에 그 공부해야 할 경우를 따라 배열하여 그림을 만들었고, 이 잠은 시간에 따라 공부할 것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때를 따라 배열하여 그림을 만들었습니다.

夫道之流行於日用之間。無所適而不在。故無一席無理之地。何地而可輟工夫。無頃刻之或停。故無一息無理之時。何時而不用工夫。

무릇 도(道)란 일상생활에서 유행하여 어디를 가도 없는 곳이 없으므로 한 자리도 이치가 없는 곳이 없으니 어느 곳에선들 공부를 그만두겠으며, 잠시잠깐도 정지됨이 없으므로 어느 순간도 이치가 없는 때가 없으니 어느 때인들 공부를 하지 않겠습니까.

故子思子曰。道也者。不可須臾離也。可離。非道也。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恐懼乎其所不聞。又曰。莫見乎隱。莫顯乎微。故君子。愼其獨也。

그러므로 자사(子思)는 말하기를, “도란 잠깐 사이라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만약에 떠나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경계하고 삼가며, 들리지 않는 곳에서도 두려워하고 조심한다.” 하고, 또, “은밀한 곳보다 잘 드러나는 곳이 없고, 세미(細微)한 곳보다 잘 나타나는 곳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 홀로 있을 때를 삼간다.” 하였습니다.

此一靜一動。隨處隨時。存養省察。交致其功之法也。果能如是。則不遺地頭。而無毫釐之差。不失時分。而無須臾之間。二者竝進。作聖之要。其在斯乎。

이것은 한 번 정(靜)하고 한 번 동(動)함에 언제 어디서나 심성을 기르고 살펴서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과연 이와 같이 하면 경우를 놓치지 아니하여 털끝만큼의 차질도 없을 것이요, 때를 잃지 아니하여 잠깐 사이도 끊어짐이 없을 것입니다. 두 가지를 병진하면 성인이 되는 요령이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以上五圖。原於心性。而要在勉日用崇敬畏。

○ 이상 다섯 그림은 심성(心性)에 근본을 둔 것인데, 요령은 일상생활에서 힘쓰고 경외(敬畏)를 높이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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