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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십도(聖學十圖)[李滉]

◎ 제9. 경재잠도(敬齋箴圖)/성학십도(聖學十圖)

by 석담 김한희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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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 경재잠도(敬齋箴圖)

≪경재잠도(敬齋箴圖)≫는

퇴계 이황(李滉; 1501~1570)이 1568년(선조 1) 왕(王:宣祖)에게 올린 상소문 ≪진성학십도차병도(進聖學十圖箚幷圖)≫의 아홉 번째 그림인데, ≪경재잠도(敬齋箴圖)≫는 주희(朱熹; 1130~1200)가 장식(張栻; 1133~1180)의 〈주일잠(主一箴)〉을 읽고 그 뜻을 취하여 경재(敬齋)라는 서재의 벽에 써 붙이고 스스로를 경계한 〈경재잠(敬齋箴)〉을 왕백(王柏 ; 1197~1274)이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이황(李滉)은 주희(朱熹)의 말을 인용하여 설명을 하고 이어서 〈경재잠(敬齋箴)〉의 틀을 설명하면서 오징(吳澄 ; 1249~1333)의 분석을 인용하였는데, ‘경재잠(敬齋箴)’은 모두 10장으로 되어 있으며 첫째 장은 고요히 있을 때(靜)에 어김이 없을 것을 말함이고, 둘째 장은 움직일 때(動)에 어김이 없을 것을 말함이다. 셋째 장은 겉모습〔表〕의 바름을, 넷째 장은 속마음〔裏〕의 바름을 말한 것이다. 다섯째 장은 마음을 바로잡아 일에 통달할 것을 말하였으며, 여섯째 장은 일에 집중하되 마음에 근본을 둘 것을 말하였다. 일곱째 장은 앞의 여섯 장을 총괄한 것이다. 여덟째 장은 마음이 흐트러지는 병폐를 말한 것이고, 아홉째 장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폐단을 말한 것이다. 열째 장은 한편을 총괄적으로 결론지은 것이다.

 

 

◎ 第九 경재잠도(敬齋箴圖)

 
 
 

【 원문 】

□ 敬齋箴

正其衣冠。尊其瞻視。潛心以居。對越上帝。足容必重。手容必恭。擇地而蹈。折旋蟻封。出門如賓。承事如祭。戰戰兢兢。罔敢或易。守口如甁。防意如城。洞洞屬屬。罔敢或輕。不東以西。不南以北。當事而存。靡他其適。弗貳以二。弗參以三。惟心惟一。萬變是監。從事於斯。是曰持敬。動靜弗違。表裏交正。須臾有間。私欲萬端。不火而熱。不氷而寒。毫釐有差。天壤易處。三綱旣淪。九法亦斁。於乎小子。念哉敬哉。墨卿司戒。敢告靈臺。

朱子曰。周旋中規。其回轉處欲其圓如中規也。折旋中矩。其橫轉處欲其方如中矩也。蟻封。蟻垤也。古語云。乘馬折旋於蟻封之間。言蟻封之間。巷路屈曲狹小。而能乘馬折旋於其間。不失其馳驟之節。所以爲難也。守口如甁。不妄出也。防意如城。閑邪之入也。又云。敬須主一。初來有个事。又添一个。便是來貳。他成兩个。元有一个。又添兩个。便是參。他成三个。須臾之間。以時言。毫釐之差。以事言。

○臨川吳氏曰。箴凡十章。章四句。一言靜無違。二言動無違。三言表之正。四言裏之正。五言心之正而達於事。六言事之主一而本於心。七總前六章。八言心不能無適之病。九言事不能主一之病。十總結一篇。

○西山眞氏曰。敬之爲義。至是無復餘蘊。有志於聖學者。宜熟復之。

○右箴題下。朱子自敍曰。讀張敬夫主一箴。掇其遺意。作敬齋箴。書齋壁以自警云。又曰。此是敬之目。說有許多地頭去處。臣竊謂地頭之說。於做工好有據依。而金華王魯齋 柏排列地頭作此圖。明白整齊。皆有下落又如此。常宜體玩警省於日用之際心目之間。而有得焉。則敬爲聖學之始終。豈不信哉。

□ 경재잠(敬齋箴)

의관(衣冠)을 바로하고 눈매를 존엄하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거처하면서 상제(上帝)를 대하듯 하라. 발은 반드시 무겁게 놓고 손은 반드시 공손하게 하여 땅을 가려 밟되 개미집도 피하여 돌아가라. 문을 나설 때는 큰손님을 뵙는 것같이 하며 일을 할 때는 제사를 지내는 것같이 하여 조심조심 하여서 혹시라도 안이하게 처리하지 말라. 입을 다물기를 병(甁)처럼 하고 뜻을 방비하기를 성(城)처럼 하여 성실히 하여 혹시라도 가벼이하지 말라. 서쪽으로 간다 하고 동쪽으로 가지 말고 북쪽에 간다 하고 남쪽으로 가지 말아서 일을 당하면 오직 거기에만 마음을 두고 다른 데로 좇지 않게 하라. 둘로 마음을 두 갈래로 내지 말며 셋으로 마음을 세 갈래로 내지 말고 마음을 오로지 하나로 하여 만 가지 변화를 살피라. 여기에 종사하는 것을 경(敬)을 지킨다고 하니, 동(動)할 때나 정(靜)할 때나 어김이 없이 표리(表裏)를 바르게 하라. 잠깐이라도 간단(間斷)이 있으면 사욕(私欲)이 만 갈래로 일어나서 불이 아니더라도 뜨겁고 얼음이 아니더라도 찰 것이다.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남이 있으면 천지의 자리가 바뀌어 삼강(三綱)이 무너지고 구법(九法)이 실추될 것이다. 아, 아이들아, 깊이 생각하고 공경하라. 이제 경계의 글을 써서 감히 영대(靈臺)에 고하노라.

주자가 말하기를, “주선(周旋)이 규(規)에 맞는다는 것은 그 회전하는 곳이 규를 대고 그린 것처럼 둥글게 되고자 하는 것이요, 절선(折旋)이 구(矩)에 맞는다는 것은 그 꺾어 도는 곳이 구를 대고 그린 것처럼 모나게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의봉(蟻封)은 개미집이다. 옛말에 ‘말을 타고 의봉 사이로 굽어서 돌아갔다.’ 하니, 이것은 의봉 사이의 골목길이 구부러지고 좁아 말을 타고 그 사이를 구부러져 돌아가면서도 말 달리는 절도를 잃지 않은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다. 입을 다물기를 병처럼 하라는 것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요, 뜻을 방비하기를 성처럼 한다는 것은, 사악한 것이 마음속에 들어옴을 막는다는 것이다.” 하였습니다. 또 “경(敬)은 반드시 하나를 주장해야 한다. 처음에 한 개의 일이 있는데 또 한 개를 더하면 곧 둘이어서 두 개를 이루고, 본래 한 개가 있는데 또 두 개를 더하면 곧 셋이어서 세 개를 이룬다는 것이다. 잠깐 사이라는 것은 때를 가지고 말한 것이요,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난다는 것은 일을 가지고 말한 것이다.” 하였습니다.

○ 임천 오씨(臨川吳氏)는 말하기를, “〈경재잠(敬齋箴)〉은 모두 10장(章)으로 장마다 4구씩이다. 1장은 정(靜)이 어김없음을 말한 것이요, 2장은 동(動)이 어김없음을 말한 것이다. 3장은 표(表)의 바른 것을 말한 것이요, 4장은 이(裏)의 바른 것을 말한 것이다. 5장은 마음이 바르고 일에 통달함을 말한 것이요, 6장은 일을 하나만을 주장하되 마음에 근본을 둘 것을 말한 것이요, 7장은 앞의 6장을 총괄한 것이요, 8장은 마음이 옮겨 가는 병폐를 말한 것이요, 9장은 일을 하나만을 주장하지 못하는 병폐를 말한 것이다. 10장은 1편(篇)을 총결한 것이다.” 하였습니다.

○ 서산 진씨(西山眞氏)는 말하기를, “경의 뜻은 여기에서 더 이상 더 설명할 것이 없으니, 성학에 뜻이 있는 사람은 마땅히 되풀이해서 익혀야 할 것이다.” 하였습니다.

○ 〈경재잠〉 제목 아래에 주자가 쓰기를, “장경부(張敬夫)의 〈주일잠(主一箴)〉을 읽고 그가 남긴 뜻을 주워 모아 〈경재잠〉을 만들어 서재의 벽에 써 붙이고 자신을 경계하노라.” 하고, 또, “이 잠은 경의 조목으로, 그 설은 여러 경우에 해당됨이 있다.” 하였습니다. 신은 나름대로 각 경우의 설이 공부를 하는 데에 좋은 근거가 될 것이라 여겼는데, 금화인(金華人)인 노재(魯齋) 왕백(王柏)이 각 경우를 배열하여 이 도식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이와 같이 명백하고 가지런하게 모두 제자리에 놓여 있으니, 항상 일상생활을 하면서 보고 생각하는 사이에 몸소 음미하고 깨닫고 살펴서 얻음이 있다면, 경이 성학의 시종이 된다고 하는 것을 어찌 믿지 않겠습니까.

 

□ 경재잠(敬齋箴)

正其衣冠。尊其瞻視。潛心以居。對越上帝。足容必重。手容必恭。擇地而蹈。折旋蟻封。

의관(衣冠)을 바로하고 눈매를 존엄하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거처하면서 상제(上帝)를 대하듯 하라. 발은 반드시 무겁게 놓고 손은 반드시 공손하게 하여 땅을 가려 밟되 개미집도 피하여 돌아가라.

出門如賓。承事如祭。戰戰兢兢。罔敢或易。守口如甁。防意如城。洞洞屬屬。罔敢或輕。

문을 나설 때는 큰손님을 뵙는 것같이 하며 일을 할 때는 제사를 지내는 것같이 하여 조심조심 하여서 혹시라도 안이하게 처리하지 말라. 입을 다물기를 병(甁)처럼 하고 뜻을 방비하기를 성(城)처럼 하여 성실히 하여 혹시라도 가벼이하지 말라.

不東以西。不南以北。當事而存。靡他其適。

서쪽으로 간다 하고 동쪽으로 가지 말고 북쪽에 간다 하고 남쪽으로 가지 말아서 일을 당하면 오직 거기에만 마음을 두고 다른 데로 좇지 않게 하라.

弗貳以二。弗參以三。惟心惟一。萬變是監。從事於斯。是曰持敬。動靜弗違。表裏交正。

둘로 마음을 두 갈래로 내지 말며 셋으로 마음을 세 갈래로 내지 말고 마음을 오로지 하나로 하여 만 가지 변화를 살피라. 여기에 종사하는 것을 경(敬)을 지킨다고 하니, 동(動)할 때나 정(靜)할 때나 어김이 없이 겉과 속을 바르게 하라.

須臾有間。私欲萬端。不火而熱。不氷而寒。毫釐有差。天壤易處。三綱旣淪。九法亦斁。於乎小子。念哉敬哉。墨卿司戒。敢告靈臺。

잠깐이라도 간단(間斷)이 있으면 사욕(私欲)이 만 갈래로 일어나서 불이 아니더라도 뜨겁고 얼음이 아니더라도 찰 것이다.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남이 있으면 천지의 자리가 바뀌어 삼강(三綱)이 무너지고 구법(九法)이 실추될 것이다. 아, 아이들아, 깊이 생각하고 공경하라. 이제 경계의 글을 써서 감히 영대(靈臺)에 고하노라.

朱子曰。周旋中規。其回轉處欲其圓如中規也。折旋中矩。其橫轉處欲其方如中矩也。蟻封。蟻垤也。古語云。乘馬折旋於蟻封之間。言蟻封之間。巷路屈曲狹小。而能乘馬折旋於其間。不失其馳驟之節。所以爲難也。

주자가 말하기를, “주선(周旋)이 규(規)에 맞는다는 것은 그 회전하는 곳이 규를 대고 그린 것처럼 둥글게 되고자 하는 것이요, 절선(折旋)이 구(矩)에 맞는다는 것은 그 꺾어 도는 곳이 구를 대고 그린 것처럼 모나게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의봉(蟻封)은 개미집이다. 옛말에 ‘말을 타고 의봉 사이로 굽어서 돌아갔다.’ 하니, 이것은 의봉 사이의 골목길이 구부러지고 좁아 말을 타고 그 사이를 구부러져 돌아가면서도 말 달리는 절도를 잃지 않은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다.

守口如甁。不妄出也。防意如城。閑邪之入也。又云。敬須主一。初來有个事。又添一个。便是來貳。他成兩个。元有一个。又添兩个。便是參。他成三个。須臾之間。以時言。毫釐之差。以事言。

입을 다물기를 병처럼 하라는 것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요, 뜻을 방비하기를 성처럼 한다는 것은, 사악한 것이 마음속에 들어옴을 막는다는 것이다.” 하였습니다. 또 “경(敬)은 반드시 하나를 주장해야 한다. 처음에 한 개의 일이 있는데 또 한 개를 더하면 곧 둘이어서 두 개를 이루고, 본래 한 개가 있는데 또 두 개를 더하면 곧 셋이어서 세 개를 이룬다는 것이다. 잠깐 사이라는 것은 때를 가지고 말한 것이요,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난다는 것은 일을 가지고 말한 것이다.” 하였습니다.

○臨川吳氏曰。箴凡十章。章四句。一言靜無違。二言動無違。三言表之正。四言裏之正。五言心之正而達於事。六言事之主一而本於心。七總前六章。八言心不能無適之病。九言事不能主一之病。十總結一篇。

○ 임천 오씨(臨川吳氏)는 말하기를, “〈경재잠(敬齋箴)〉은 모두 10장(章)으로 장마다 4구씩이다. 1장은 정(靜)이 어김없음을 말한 것이요, 2장은 동(動)이 어김없음을 말한 것이다. 3장은 표(表)의 바른 것을 말한 것이요, 4장은 이(裏)의 바른 것을 말한 것이다. 5장은 마음이 바르고 일에 통달함을 말한 것이요, 6장은 일을 하나만을 주장하되 마음에 근본을 둘 것을 말한 것이요, 7장은 앞의 6장을 총괄한 것이요, 8장은 마음이 옮겨 가는 병폐를 말한 것이요, 9장은 일을 하나만을 주장하지 못하는 병폐를 말한 것이다. 10장은 1편(篇)을 총결한 것이다.” 하였습니다.

○西山眞氏曰。敬之爲義。至是無復餘蘊。有志於聖學者。宜熟復之。

○ 서산 진씨(西山眞氏)는 말하기를, “경의 뜻은 여기에서 더 이상 더 설명할 것이 없으니, 성학에 뜻이 있는 사람은 마땅히 되풀이해서 익혀야 할 것이다.” 하였습니다.

○右箴題下。朱子自敍曰。讀張敬夫主一箴。掇其遺意。作敬齋箴。書齋壁以自警云。又曰。此是敬之目。說有許多地頭去處。

○ 〈경재잠〉 제목 아래에 주자가 쓰기를, “장경부(張敬夫)의 〈주일잠(主一箴)〉을 읽고 그가 남긴 뜻을 주워 모아 〈경재잠〉을 만들어 서재의 벽에 써 붙이고 자신을 경계하노라.” 하고, 또, “이 잠은 경의 조목인데, 그 설은 여러 경우에 해당됨이 있다.” 하였습니다.

臣竊謂地頭之說。於做工好有據依。而金華王魯齋 柏排列地頭作此圖。明白整齊。皆有下落又如此。常宜體玩警省於日用之際心目之間。而有得焉。則敬爲聖學之始終。豈不信哉。

신은 나름대로 각 경우의 설이 공부를 하는 데에 좋은 근거가 될 것이라 여겼는데, 금화인(金華人)인 노재(魯齋) 왕백(王柏)이 각 경우를 배열하여 이 도식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이와 같이 명백하고 가지런하게 모두 제자리에 놓여 있으니, 항상 일상생활을 하면서 보고 생각하는 사이에 몸소 음미하고 깨닫고 살펴서 얻음이 있다면, 경이 성학의 시종이 된다고 하는 것을 어찌 믿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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