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정의(周易正義)』
《주역정의(周易正義)》는 왕필(王弼, 226~249)의 주역 주(注)를 채용하여 공영달(孔穎達, 574~648)이 주석(注釋)을 하여 지었다.
49. 혁괘(革卦)[卦象:택화혁]
☱ 兌上
☲ 離下
리(離)[火.불]가 아래에 있고, 태(兌)[澤.못]이 위에 있다.
革,已日乃孚,元亨利貞,悔亡。 혁(革)은 날이 지나야 비로소 믿으며 크게 형통하고 이로움이 바르면 후회가 없어진다. 【王弼 注】 夫民可與習常,難與適變。可與樂成,難與慮始。故革之為道,即日不孚,已日乃孚也。孚,然後乃得元亨利貞悔亡也。已日而不孚,革不當也。悔吝之所生,生乎變動者也。革而當,其悔乃亡也。 【왕필 주】 대저 백성은 일상을 함께 익힐 수 있지만 변함에 함께 나아가기는 어려우며, 이루어진 것을 함께 즐길 수 있지만 시작을 함께 염려(念慮)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고침[革]이 도(道)가 됨은, 당일에는 믿지 않지만 하루가 지나면 비로소 믿게 된다. 믿은[孚] 연후에 비로소 크게 형통하고 이로움이 바르니 후회가 없어지는데, 하루가 지나도 믿지 않으면 개혁이 마당하지 않음이다. 후회와 부끄러움이 생겨나는 바는, 변하여 움직임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개혁하여서 합당하면 그 후회가 마침내 없어진다. |
[孔穎達 疏]正義曰:「革」者,改變之名也。此卦明改制革命,故名「革」也。「巳日乃孚」者,夫民情「可與習常,難與適變,可與樂成,難與慮始」。故革命之初,人未信服,所以「即日不孚,巳日乃孚」也。「元亨利貞悔亡」者,為革而民信之,然後乃得大通而利正也。悔吝之所生,生乎變動,革之為義,變動者也。革若不當,則悔吝交及,如能大通利貞,則革道當矣。為革而當,乃得亡其悔吝,故曰「元亨,利貞,悔亡」。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혁[革]”라는 것은, 고쳐서 변함의 이름이다. 이 괘(卦)는 제도를 고치고 명령을 개혁함을 밝힘이기 때문에 이름을 ‘혁(革)’이라 한 것이다. “날이 지나야 비로소 믿으며[已日乃孚]”라는 것은, 무릇 백성의 실정[情]은 항상 함께 익힐 수 있으나 변함에 함께 나아가기 어려우며, 이루어진 것을 함께 즐길 수 있지만 시작을 함께 염려(念慮)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혁명의 처음에는 사람들이 믿고 복종하지 않으니, 당일에는 믿지 않으나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믿음[巳日乃孚]”의 까닭이다. “크게 형통하고 이로움이 바르면 후회가 없어진다[元亨利貞 悔亡]”라는 것은, 개혁을 하여서 백성들이 믿게 되고 그러한 뒤에 비로소 크게 통하여 바른 이로움을 얻는 것이다. 후회와 부끄러움이 생겨나는 바는, 움직여 변함에서 생겨나니, 개혁[革]의 뜻이 됨은 움직여 변하는 것이다. 개혁[革]이 만약 합당하지 않으면 후회와 부끄러움이 사귀어 미치게 되는데, 만일 크게 통하여 이로움이 바름을 잘하면 개혁을 실천함이 합당하여, 마침내 그 후회와 부끄러움이 없어짐을 얻기 때문에 “크게 형통하고 이로움이 바르면 후회가 없어진다[元亨利貞 悔亡]”라고 말한 것이다.」 |
[孔穎達 疏] 正義曰:「革」者,改變之名也。此卦明改制革命,故名「革」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혁[革]”라는 것은, 고쳐서 변함의 이름이다. 이 괘(卦)는 제도를 고치고 명령을 개혁함을 밝힘이기 때문에 이름을 ‘혁(革)’이라 한 것이다.
「巳日乃孚」者,夫民情「可與習常,難與適變,可與樂成,難與慮始」。故革命之初,人未信服,所以「即日不孚,巳日乃孚」也。
“날이 지나야 비로소 믿으며[已日乃孚]”라는 것은, 무릇 백성의 실정[情]은 항상 함께 익힐 수 있으나 변함에 함께 나아가기 어려우며, 이루어진 것을 함께 즐길 수 있지만 시작을 함께 염려(念慮)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혁명의 처음에는 사람들이 믿고 복종하지 않으니, 당일에는 믿지 않으나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믿음[巳日乃孚]”의 까닭이다.
「元亨利貞悔亡」者,為革而民信之,然後乃得大通而利正也。悔吝之所生,生乎變動,革之為義,變動者也。
“크게 형통하고 이로움이 바르면 후회가 없어진다[元亨利貞 悔亡]”라는 것은, 개혁을 하여서 백성들이 믿게 되고 그러한 뒤에 비로소 크게 통하여 바른 이로움을 얻는 것이다. 후회와 부끄러움이 생겨나는 바는, 움직여 변함에서 생겨나니, 개혁[革]의 뜻이 됨은 움직여 변하는 것이다.
革若不當,則悔吝交及,如能大通利貞,則革道當矣。為革而當,乃得亡其悔吝,故曰「元亨,利貞,悔亡」。
개혁[革]이 만약 합당하지 않으면 후회와 부끄러움이 사귀어 미치게 되는데, 만일 크게 통하여 이로움이 바름을 잘하면 개혁을 실천함이 합당하여, 마침내 그 후회와 부끄러움이 없어짐을 얻기 때문에 “크게 형통하고 이로움이 바르면 후회가 없어진다[元亨利貞 悔亡]”라고 말한 것이다.」
《彖》曰:革,水火相息,二女同居,其志不相得,曰革。 《단전(彖傳)》에서 말하였다. "혁(革)은 물과 불이 서로 생존(生存)하고 두 여자가 함께 거주하며, 그 뜻이 서로 맞지 않으니 고침[革]이라 말했다. 【王弼 注】 凡不合然後乃變生,變之所生,生於不合者也,故取不合之象以為革也。息者,生變之謂也。火欲上而澤欲下,水火相戰,而後生變者也。二女同居,而有水火之性,近而不相得也。 【왕필 주】 대체로 합하지 않은 연후에 비로소 변함이 생겨나며 변함이 생겨나는 바는 합하지 않는 것에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합하지 않은 모습[象]을 취하여 그로써 혁(革)이라 하였다. 식(息, 쉴 식)이라는 것은, 변함이 생겨남을 말하는데, 불은 올라가고자 하고 못은 내려가고자 하여 물과 불이 서로 싸운 이후에 변함이 생겨나는 것이다. 두 여자가 함께 거주하면서 물과 불의 성질이 있어서 가까이 하면서도 서로 얻지 못한다. |
[孔穎達 疏]「《彖》曰」至「其志不相得曰革」。 ○正義曰:此就二體釋卦名也。水火相息,先就二象明《革》.息。生也。火本乾燥。澤本潤濕。燥濕殊性。不可共處。若其共處,必相侵克。既相侵克,其變乃生,變生則本性改矣。水熱而成湯,火滅而氣冷,是謂「革」也。「二女同居」者,此就人事明「革」也。中、少二女而成一卦,此雖形同而志革也。一男一女,乃相感應,二女雖復同居,其志終不相得。志不相得,則變必生矣,所以為「革」。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단왈(彖曰)에서 기지불상득왈혁(其志不相得曰革)까지.}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이는 두 몸[體]을 가지고 괘(卦)의 이름을 해석한 것이다. 물과 불이 서로 생존(生存)하니, 먼저 두 모습[象]을 가지고 혁(革)을 밝힌 것이며, ‘식(息, 쉴 식)’은 생겨남이다. 불은 본래 건조(乾燥)하고 못[澤]은 본래 젖어서 축축[潤濕]하니, 건조함과 습윤함은 성질이 달라서 함께 거처할 수가 없다. 만약 그가 함께 거처하면 반드시 서로 이기려고 침해하는데, 이미 서로 침해하여 이기면 그 변함이 마침내 생겨나고, 변함이 생겨나면 근본 성질이 바뀐다. 물이 뜨거워져서 끓음을 이루고 불은 꺼져서 기운이 차거워지는데, 이것을 ‘혁(革)’이라 말한다. “두 여자가 함께 거주하며[二女同居]”라는 것은, 이는 사람의 일을 가지고 ‘개혁[革]’을 밝힌 것이다. 중녀(中女)와 소녀(少女)가 두 여자인데도 한 괘(卦)를 이루었으니, 이는 비록 모양이 같으나 뜻이 바뀐 것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마침내 서로 감응을 하고, 두 여자는 비록 다시 함께 거주하지만 그 뜻을 마침내 서로 얻지 못한다. 뜻이 서로 맞지 않으면 변함이 반드시 생겨나니, 바뀜[革]이 되는 까닭이다.」 |
[孔穎達 疏] 「《彖》曰」至「其志不相得曰革」。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단왈(彖曰)에서 기지불상득왈혁(其志不相得曰革)까지.}
○正義曰:此就二體釋卦名也。水火相息,先就二象明《革》.息。生也。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이는 두 몸[體]을 가지고 괘(卦)의 이름을 해석한 것이다. 물과 불이 서로 생존(生存)하니, 먼저 두 모습[象]을 가지고 혁(革)을 밝힌 것이며, ‘식(息, 쉴 식)’은 생겨남이다.
火本乾燥。澤本潤濕。燥濕殊性。不可共處。若其共處,必相侵克。既相侵克,其變乃生,變生則本性改矣。水熱而成湯,火滅而氣冷,是謂「革」也。
불은 본래 건조(乾燥)하고 못[澤]은 본래 젖어서 축축[潤濕]하니, 건조함과 습윤함은 성질이 달라서 함께 거처할 수가 없다. 만약 그가 함께 거처하면 반드시 서로 이기려고 침해하는데, 이미 서로 침해하여 이기면 그 변함이 마침내 생겨나고, 변함이 생겨나면 근본 성질이 바뀐다. 물이 뜨거워져서 끓음을 이루고 불은 꺼져서 기운이 차거워지는데, 이것을 ‘혁(革)’이라 말한다.
「二女同居」者,此就人事明「革」也。中、少二女而成一卦,此雖形同而志革也。
“두 여자가 함께 거주하며[二女同居]”라는 것은, 이는 사람의 일을 가지고 ‘개혁[革]’을 밝힌 것이다. 중녀(中女)와 소녀(少女)가 두 여자인데도 한 괘(卦)를 이루었으니, 이는 비록 모양이 같으나 뜻이 바뀐 것이다.
一男一女,乃相感應,二女雖復同居,其志終不相得。志不相得,則變必生矣,所以為「革」。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마침내 서로 감응을 하고, 두 여자는 비록 다시 함께 거주하지만 그 뜻을 마침내 서로 얻지 못한다. 뜻이 서로 맞지 않으면 변함이 반드시 생겨나니, 바뀜[革]이 되는 까닭이다.」
已日乃孚,革而信之。文明以說,大亨以正革而當,其悔乃亡。 날이 지나야 비로소 믿게 됨은, 바뀌어서 믿게 됨이다. 문물(文物)이 밝음으로써 설득하니 크게 형통함으로써 바르게 바꾸어서 합당하면 그 후회가 마침내 없어진다. 【王弼 注】 夫所以得革而信者,文明以說也。文明以說,履正而行,以斯為革,應天順民,大亨以正者也。革而大亨以正,非當如何?。 【왕필 주】 대저 개혁하여서 믿음을 얻는 것의 까닭은 문물(文物)이 밝음으로써 설득해서이다. 문물(文物)이 밝음을 가지고 설득하며 바름을 밟고서 행하며 이로써 개혁을 하면 하늘이 응(應)하고 백성이 순응하여 크게 형통함으로써 바른 것이다. 개혁하여서 크게 형통으로써 바르면 합당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孔穎達 疏]「巳日乃孚」至「其悔乃亡」。 ○正義曰:「巳日乃孚,革而信」者,釋「革」之為義,革初未孚,巳日乃信也。「文明以說」者,此舉二體上釋「革而信」,下釋四德也。能思文明之德以說於人,所以革命而為民所信也。「大亨以正」者,民既說文明之德而從之,所以大通而利正也。「革而當,其悔乃亡」者,為革若合於大通而利正,可謂當矣。革而當理,其悔乃亡消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기일내부(已日乃孚)에서 기회내망(其悔乃亡)까지.}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날이 지나야 비로소 믿게 됨은, 바뀌어서 믿게 됨이다[已日乃孚 革而信]”라는 것은, 혁(革)의 뜻이 됨은, 개혁한 초기에는 믿지 않지만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믿음을 해석한 것이다. “문물(文物)이 밝음으로써 설득하니[文明以說]”라는 것은, 이는 두 몸[體]을 들어서 위로는 ‘개혁하여 믿음[革而信]’을 해석하고 아래로는 ‘네 덕[德(元‧亨‧利‧貞)]’을 해석한 것이다. 문명(文明)의 덕(德)을 잘 생각하여 그로써 사람을 설득하니, 혁명(革命)을 하면 백성들이 믿는 바가 되는 까닭이다. “크게 형통함으로써 바름[大亨以正]”라는 것은, 백성들이 이미 문명(文明)의 덕(德)에 설득되어서 따라 가니, 크게 통하여서 이로움이 바름의 까닭이다. “바꾸어서 합당하면 그 후회가 마침내 없어진다[革而當 其悔乃亡]”라는 것은, 개혁을 실천함이 만약 ‘크게 통하여서 이로움이 바름’에 부합하면 합당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개혁하여서 이치에 합당하면 그 후회가 마침내 없어지고 사라지는 것이다.」 |
[孔穎達 疏] 「巳日乃孚」至「其悔乃亡」。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기일내부(已日乃孚)에서 기회내망(其悔乃亡)까지.}
○正義曰:「巳日乃孚,革而信」者,釋「革」之為義,革初未孚,巳日乃信也。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날이 지나야 비로소 믿게 됨은, 바뀌어서 믿게 됨이다[已日乃孚 革而信]”라는 것은, 혁(革)의 뜻이 됨은, 개혁한 초기에는 믿지 않지만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믿음을 해석한 것이다.
「文明以說」者,此舉二體上釋「革而信」,下釋四德也。能思文明之德以說於人,所以革命而為民所信也。
“문물(文物)이 밝음으로써 설득하니[文明以說]”라는 것은, 이는 두 몸[體]을 들어서 위로는 ‘개혁하여 믿음[革而信]’을 해석하고 아래로는 ‘네 덕[德(元‧亨‧利‧貞)]’을 해석한 것이다. 문명(文明)의 덕(德)을 잘 생각하여 그로써 사람을 설득하니, 혁명(革命)을 하면 백성들이 믿는 바가 되는 까닭이다.
「大亨以正」者,民既說文明之德而從之,所以大通而利正也。
“크게 형통함으로써 바름[大亨以正]”라는 것은, 백성들이 이미 문명(文明)의 덕(德)에 설득되어서 따라 가니, 크게 통하여서 이로움이 바름의 까닭이다.
「革而當,其悔乃亡」者,為革若合於大通而利正,可謂當矣。革而當理,其悔乃亡消也。
“바꾸어서 합당하면 그 후회가 마침내 없어진다[革而當 其悔乃亡]”라는 것은, 개혁을 실천함이 만약 ‘크게 통하여서 이로움이 바름’에 부합하면 합당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개혁하여서 이치에 합당하면 그 후회가 마침내 없어지고 사라지는 것이다.」
天地革而四時成,湯武革命,順乎天而應乎人,革之時大矣哉! 하늘과 땅이 바뀌면서 사시(四時)가 이루어지는데,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명을 바꾸어 하늘이 순응하면서 사람에 응(應)하니, 바뀜의 때가 크도다!" |
[孔穎達 疏]「天地革而四時成」至「大矣哉」。 ○正義曰:「天地革而四時成」者,以下廣明《革》義,此先明「天地革」者,天地之道,陰陽升降,溫暑涼寒,迭相變革,然後四時之序皆有成也。「湯武革命,順乎天而應乎人」者,以明人革也。夏桀、殷紂,兇狂無度,天既震怒,人亦叛亡。殷湯、周武,聰明睿智,上順天命,下應人心,放桀鳴條,誅紂牧野,革其王命,改其惡俗,故曰「湯武革命,順乎天而應乎人」。人計王者相承,改正易服,皆有變革,而獨舉湯、武者,蓋舜、禹禪讓,猶或因循,湯、武干戈,極其損益,故取相變甚者,以明人革也。「革之時大矣哉」者,備論革道之廣訖,總結歎其大,故曰「大矣哉」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천지혁이사시성(天地革而四時成)에서 대의재(大矣哉)까지.}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하늘과 땅이 바뀌면서 사시(四時)가 이루어지는데[天地革而四時成]”라는 것은, 이하가 혁(革)의 뜻을 넓혀 밝혔으며, 이는 먼저 ‘하늘과 땅이 바뀜’을 밝힌 것인데, 하늘과 땅의 도(道)는 음(陰)과 양(陽)이 올라가고 내려가서 따뜻함과 더움 그리고 시원함과 차가움이 번갈아 서로 변하여 바뀐 연후에 사시(四時)의 순서가 모두 이루어지는 것이다.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명을 바꾸어 하늘이 순응하면서 사람에 응(應)하니[湯武革命 順乎天而應乎人]”라는 것은, 그로써 사람의 개혁을 밝힌 것이다. 하(夏)나라 걸왕(桀王)과 은(殷)나라 주왕(紂王)이 흉악한 미치광이라서 법도가 없으니 하늘이 이미 진노(震怒)하고 사람들 또한 배반하여 도망하였다. 은(殷)나라 탕왕(湯王)과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총명(聰明)하고 지혜가 슬기로워 위로 천명(天命)에 따르고 아래로 사람들 마음에 호응하여 걸왕(桀王)을 명조(鳴條)에 추방하고 주왕(紂王)을 목야(牧野)에서 주벌하여 그 왕의 명(命)을 바꾸고 악한 풍속을 고쳤기 때문에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명을 바꾸어 하늘이 순응하면서 사람에 응(應)하였다[湯武革命 順乎天而應乎人]”라고 한 것이다. 사람을 헤아려보건대, 왕자(王者)가 서로 계승할 적에 정삭(正朔)을 고치고 제복을 바꾸어서 모두 개혁하여 변함이 있는데 유독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을 든 것은, 대개 순(舜)임금과 우(禹)임금이 선양(禪讓)을 하여 오히려 혹 [앞의 왕을] 말미암아 따랐지만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은 창과 방패로 싸워 그 손익(損益)을 지극히 하였기 때문에 서로 변함이 심한 것을 취하여 그로써 사람의 개혁을 밝힌 것이다. “바뀜의 때가 크도다[革之時大矣哉]”라는 것은, 혁(革)괘의 도(道)가 넓음을 자세히 논하여 끝마치고서 그 큼을 모두 감탄하였기 때문에 “크도다[大矣哉]”라고 말한 것이다.」 |
[孔穎達 疏] 「天地革而四時成」至「大矣哉」。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천지혁이사시성(天地革而四時成)에서 대의재(大矣哉)까지.}
○正義曰:「天地革而四時成」者,以下廣明《革》義,此先明「天地革」者,天地之道,陰陽升降,溫暑涼寒,迭相變革,然後四時之序皆有成也。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하늘과 땅이 바뀌면서 사시(四時)가 이루어지는데[天地革而四時成]”라는 것은, 이하가 혁(革)의 뜻을 넓혀 밝혔으며, 이는 먼저 ‘하늘과 땅이 바뀜’을 밝힌 것인데, 하늘과 땅의 도(道)는 음(陰)과 양(陽)이 올라가고 내려가서 따뜻함과 더움 그리고 시원함과 차가움이 번갈아 서로 변하여 바뀐 연후에 사시(四時)의 순서가 모두 이루어지는 것이다.
「湯武革命,順乎天而應乎人」者,以明人革也。夏桀、殷紂,兇狂無度,天既震怒,人亦叛亡。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명을 바꾸어 하늘이 순응하면서 사람에 응(應)하니[湯武革命 順乎天而應乎人]”라는 것은, 그로써 사람의 개혁을 밝힌 것이다. 하(夏)나라 걸왕(桀王)과 은(殷)나라 주왕(紂王)이 흉악한 미치광이라서 법도가 없으니 하늘이 이미 진노(震怒)하고 사람들 또한 배반하여 도망하였다.
殷湯、周武,聰明睿智,上順天命,下應人心,放桀鳴條,誅紂牧野,革其王命,改其惡俗,故曰「湯武革命,順乎天而應乎」。
은(殷)나라 탕왕(湯王)과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총명(聰明)하고 지혜가 슬기로워 위로 천명(天命)에 따르고 아래로 사람들 마음에 호응하여 걸왕(桀王)을 명조(鳴條)에 추방하고 주왕(紂王)을 목야(牧野)에서 주벌하여 그 왕의 명(命)을 바꾸고 악한 풍속을 고쳤기 때문에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명을 바꾸어 하늘이 순응하면서 사람에 응(應)하였다[湯武革命 順乎天而應乎人]”라고 한 것이다.
人計王者相承,改正易服,皆有變革,而獨舉湯、武者,蓋舜、禹禪讓,猶或因循,湯、武干戈,極其損益,故取相變甚者,以明人革也。
사람을 헤아려보건대, 왕자(王者)가 서로 계승할 적에 정삭(正朔)을 고치고 제복을 바꾸어서 모두 개혁하여 변함이 있는데 유독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을 든 것은, 대개 순(舜)임금과 우(禹)임금이 선양(禪讓)을 하여 오히려 혹 [앞의 왕을] 말미암아 따랐지만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은 창과 방패로 싸워 그 손익(損益)을 지극히 하였기 때문에 서로 변함이 심한 것을 취하여 그로써 사람의 개혁을 밝힌 것이다.
「革之時大矣哉」者,備論革道之廣訖,總結歎其大,故曰「大矣哉」也。
“바뀜의 때가 크도다[革之時大矣哉]”라는 것은, 혁(革)괘의 도(道)가 넓음을 자세히 논하여 끝마치고서 그 큼을 모두 감탄하였기 때문에 “크도다[大矣哉]”라고 말한 것이다.」
《象》曰:澤中有火,革,君子以治歷明時。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못[澤] 가운데 불이 있음이 혁(革)괘인데, 군자가 그로써 지난 일을 다스려 때를 밝힌다." 【王弼 注】 歷數時會,存乎變也。 【왕필 주】 지난 날을 셈하여 때를 모음은, 변함에 있음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澤中有火,革」者,火在澤中,二性相違,必相改變,故為革象也。「君子以治曆明時」者,天時變改,故須歷數,所以君子觀茲革象,脩治歷數,以明天時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못[澤] 가운데 불이 있음이 혁(革)괘인데[澤中有火 革]”라는 것은, 불이 못 가운데에 있어서 두 성질이 서로 어긋나 반드시 서로 고치고 변하기 때문에 개혁[革]을 하는 모습[象]이다. “군자가 그로써 지난 일을 다스려 때를 밝힌다[君子以治歷明時]”라는 것은, 하늘의 때가 변하여 고쳐지기 때문에 모름지기 지난 일을 셈[歷數]하는데, 군자가 개혁의 모습[象]을 살펴보고서 지난 일을 셈하여 다스려 닦아서 그로써 하늘의 때를 밝히는 까닭이다.」 |
初九,鞏用黃牛之革。 초구(初九)는 황소 가죽을 사용하여 굳건해진다. 【王弼 注】 在革之始,革道未成,固夫常中,未能應變者也。此可以守成,不可以有為也。鞏,固也。黃,中也。牛之革,堅仞不可變也。固之所用,常中堅仞,不肯變也。 【왕필 주】 개혁[革]의 시작에 있고 개혁의 도(道)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그 가운데[中]가 떳떳하고 견고하니 변함에 잘 응(應)하지 못하는 자인데, 이는 이룸을 지킬 수는 있으나 실천함이 있음은 할 수가 없다. 공(鞏, 굳을 공)은 견고함이고, 황(黃, 누를 황)은 가운데이다. 소의 가죽은 견고하고 질겨서 변할 수가 없으니, 견고함의 쓰이는 바가 떳떳한 가운데[中]이고 견고하고 질겨서 변함을 즐기어 하지 않는다. |
[孔穎達 疏]正義曰:鞏,固也。黃,中也。牛革,牛皮也。「革」之為義,變改之名,而名皮為革者,以禽獸之皮,皆可「從革」,故以喻焉。皮雖從革之物,然牛皮堅仞難變。初九在革之始,革道未成,守夫常中,未能應變,施之於事,有似用牛皮以自固,未肯造次以從變者也,故曰「鞏用黃牛之革」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공(鞏, 굳을 공)’은 견고함이고, ‘황(黃)’은 가운데[中]이다. ‘우혁(牛革)’은 소의 가죽이다. 개혁[革]의 뜻이 됨은, 변하여 고쳐짐의 이름인데 가죽을 이름을 ‘혁(革)’이라 한 것은 새와 짐승의 가죽을 가지고 모두 개혁[革]을 따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로써 비유한 것이다. 가죽이 비록 개혁을 따르는 물건이지만 그러나 소가죽은 견고하고 질겨서 변하기 어렵다. 초구(初九)가 개혁[革]의 시작에 있어서 개혁의 도(道)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그 떳떳한 가운데를 지켜서 변화에 잘 응(應)하지 못하니, 일에 베풀면 소가죽을 사용하여 그로써 스스로 견고함을 닮아서 잠시[造次]라도 그로써 따라 변하는 것을 즐거워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황소 가죽을 사용하여 굳건해진다[鞏用黃牛之革]”라고 말한 것이다.」 |
《象》曰:鞏用黃牛,不可以有為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황소를 사용하여 굳건함은, 함이 있게 할 수 없음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不可以有為」者,「有為」謂適時之變,有所云為也。既堅忍自固,可以守常,「不可以有為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함이 있게 할 수 없다[不可以有爲]”라는 것은, ‘유위(有爲)’는 때의 변화에 적응함을 말하며 행함을 일러주는 바가 있음이다. 이미 견고하게 참고 스스로 공고히 하면 떳떳함을 지킬 수 있지만 “함이 있게 할 수는 없다[不可以有爲]라는 것이다.」 |
[孔穎達 疏] 正義曰:鞏,固也。黃,中也。牛革,牛皮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공(鞏, 굳을 공)’은 견고함이고, ‘황(黃)’은 가운데[中]이다. ‘우혁(牛革)’은 소의 가죽이다.
「革」之為義,變改之名,而名皮為革者,以禽獸之皮,皆可「從革」,故以喻焉。皮雖從革之物,然牛皮堅仞難變。
개혁[革]의 뜻이 됨은, 변하여 고쳐짐의 이름인데 가죽을 이름을 ‘혁(革)’이라 한 것은 새와 짐승의 가죽을 가지고 모두 개혁[革]을 따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로써 비유한 것이다. 가죽이 비록 개혁을 따르는 물건이지만 그러나 소가죽은 견고하고 질겨서 변하기 어렵다.
初九在革之始,革道未成,守夫常中,未能應變,施之於事,有似用牛皮以自固,未肯造次以從變者也,故曰「鞏用黃牛之革」也。
초구(初九)가 개혁[革]의 시작에 있어서 개혁의 도(道)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그 떳떳한 가운데를 지켜서 변화에 잘 응(應)하지 못하니, 일에 베풀면 소가죽을 사용하여 그로써 스스로 견고함을 닮아서 잠시[造次]라도 그로써 따라 변하는 것을 즐거워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황소 가죽을 사용하여 굳건해진다[鞏用黃牛之革]”라고 말한 것이다.」
六二,已日乃革之,征吉无咎。 육이(六二)는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개혁을 하니, 가면 길하여 허물이 없다. 【王弼 注】 陰之為物,不能先唱,順從者也。不能自革,革已乃能從之,故曰已日乃革之也。二與五雖有水火殊體之異,同處厥中,陰陽相應,往必合志,不憂咎也,是以征吉而无咎。 【왕필 주】 음(陰)의 사물이 됨은, 먼저 잘 부르지 않는데도 순응하여 따르는 자이다. 스스로 개혁을 잘하지 못하고 개혁이 끝나고 비로소 잘 따라가기 때문에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개혁 된다.”라고 말한 것이다. 육2(六二)와 구5(九五)는 비록 물과 불이 몸체[體]가 다른 차이가 있으나 함께 그 가운데[中]에 처하여 음(陰)과 양(陽)이 서로 응(應)하니, 가면 반드시 뜻을 합하여 허물을 근심하지 않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가면 길하여서 허물이 없는 것이다. |
[孔穎達 疏]「六二巳日」至「無咎」。 ○正義曰:「巳日乃革之」者,陰道柔弱,每事順從,不能自革,革巳日乃能從之,故曰「巳日乃革之」。「征吉,無咎」者,與五相應,「同處厥中,陰陽相應,往必合志,不憂咎也」,故曰「征吉,無咎」。二五雖是相應,而水火殊體,嫌有相克之過。故曰「無咎」。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육이기일(六二已日)에서 무구(无咎)까지.}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개혁을 하니[已日乃革之]”라는 것은, 음(陰)의 도(道)가 부드럽고 약하여 일 마다 순종하며 스스로 개혁을 잘하지 못하고, 개혁하여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잘 따르기 때문에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개혁한다[巳日乃革之]”라고 말한 것이다. “가면 길하여 허물이 없다[征吉 无咎]”라는 것은, 구5(九五)와 더블어 서로 응(應)하고 함께 그 가운데[中]에 처하여 음(陰)과 양(陽)이 서로 응(應)하니, 가면 반드시 뜻을 합하여 허물을 근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면 길하여 허물이 없다[征吉,無咎]”라고 말한 것이다. 육2(六二)와 구5(九五)가 비록 바로 서로 응(應)하는데, 그런데 물과 불이 몸[體]이 달라서 상극(相剋)하는 허물이 있음을 혐의하기 때문에 “허물이 없다[無咎]”라고 말한 것이다.」 |
《象》曰:已日革之,行有嘉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하루가 지나 개혁이 됨은, 행하면 아름다움이 있음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行有嘉」者,往應見納,故行有嘉慶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행하면 아름다움이 있다[行有嘉]”라는 것은, 가서 응(應)하면 받아들이기 때문에 행하면 아름다운 경사가 있는 것이다.」 |
[孔穎達 疏] 「六二巳日」至「無咎」。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육이기일(六二已日)에서 무구(无咎)까지.}
○正義曰:「巳日乃革之」者,陰道柔弱,每事順從,不能自革,革巳日乃能從之,故曰「巳日乃革之」。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개혁을 하니[已日乃革之]”라는 것은, 음(陰)의 도(道)가 부드럽고 약하여 일 마다 순종하며 스스로 개혁을 잘하지 못하고, 개혁하여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잘 따르기 때문에 “하루가 지나야 비로소 개혁한다[巳日乃革之]”라고 말한 것이다.
「征吉,無咎」者,與五相應,「同處厥中,陰陽相應,往必合志,不憂咎也」,故曰「征吉,無咎」。
“가면 길하여 허물이 없다[征吉 无咎]”라는 것은, 구5(九五)와 더블어 서로 응(應)하고 함께 그 가운데[中]에 처하여 음(陰)과 양(陽)이 서로 응(應)하니, 가면 반드시 뜻을 합하여 허물을 근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면 길하여 허물이 없다[征吉,無咎]”라고 말한 것이다.
二五雖是相應,而水火殊體,嫌有相克之過。故曰「無咎」。
육2(六二)와 구5(九五)가 비록 바로 서로 응(應)하는데, 그런데 물과 불이 몸[體]이 달라서 상극(相剋)하는 허물이 있음을 혐의하기 때문에 “허물이 없다[無咎]”라고 말한 것이다.」
九三,征凶貞厲。革言三就,有孚。 구삼(九三)은 정벌하면 흉하고 곧으면 위태로우니, 개혁의 말이 세 번 나아가야 믿음이 있다. 【王弼 注】 已處火極,上卦三爻,雖體水性,皆從革者也。自四至上,從命而變,不敢有違,故曰革言三就。其言實誠,故曰有孚。革言三就,有孚而猶征之,凶其宜也。 【왕필 주】 이미 불의 꼭대기에 처하고 상괘(上卦)의 세 효(爻)가 비록 몸[體]이 물의 성질이지만 모두 개혁을 따르는 자이다. 구4(九四)부터 상육(上六)에 이르기까지 명(命)을 따라서 변하여 감히 어기지는 못하기 때문에 “개혁의 말이 세 번 나아간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 말이 실제로 성실하기 때문에 “믿음이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 개혁의 말이 세 번 나아가야 믿음이 있는데도 오히려 정벌을 하면 흉함이 마땅하다. |
[孔穎達 疏]正義曰:九三陽爻剛壯,又居火極,火性炎上,處革之時,欲征之使革。征之非道,則正之危也,故曰「征凶,貞厲」。所以征凶致危者,正以水火相息之物,既處於火極上之三爻,水在火上,皆「從革者」也。「自四至上,從命而變」,不敢有違,則「從革」之言三爻並成就不虛,故曰「革言三就」,其言實誠,故曰「有孚」也。既「革言三就有孚」,「從革」巳矣,而猶征之,則凶,所以「征凶」而「厲貞」。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구3(九三)은 양효(陽爻)이니 굳세고 건장하며 또 불의 꼭대기에 거주하는데, 불의 성질은 위로 타오르고 개혁을 하는 때에 처해서 정벌하여 개혁을 하게 하고자 한다. 정벌을 함이 도(道)가 아니면 바르게 하여도 위태롭다. 그러므로 “바로잡으면 흉하고 곧으면 위태롭다[征凶,貞厲].”라고 말한 것이다. 정벌하면 흉하고 위태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의 까닭은, 바로 물과 불을 가지고 서로 생존(生存)하는 사물인데 이미 불의 꼭대기에 처하였고 위의 세 효(爻)는 물이 불 위에 있어서 모두 “개혁을 따르는 자[從革者]”이다. 구4(九四)부터 상구(上六)에 이르기까지 명(命)을 따라서 변하여 감히 어김이 있지 않으니, 즉 개혁하자는 말을 세 효(爻)가 따르고 나란히 성취하여 공허하지 않기 때문에 “개혁의 말이 세 번 나아간다[革言三就]”라고 말하여, 그 말이 실제로 진실하기 때문에 “믿음이 있다[有孚]”라고 말한 것이다. 이미 개혁의 말이 세 번 나아가야 믿음이 있으면 개혁을 따라가서 그치며, 그리고 오히려 정벌하면 흉함은, “정벌하면 흉하여서 곧음에 위태로운 까닭이다.」 |
《象》曰:革言三就,又何之矣。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개혁의 말이 세 번 나아감은, 또 무었을 하겠는가?” |
[孔穎達 疏]正義曰:「又何之矣」者,征之本為不從,既「革言三就」,更又何往征伐矣。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또 무었을 하겠는가?[又何之矣]”라는 것은, 정벌함은 본래 따르지 않기 때문인데, 이미 개혁의 말이 세 번 나아갔으니, 다시 또 어찌 가서 정벌하겠는가?」 |
[孔穎達 疏] 正義曰:九三陽爻剛壯,又居火極,火性炎上,處革之時,欲征之使革。征之非道,則正之危也,故曰「征凶,貞厲」。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구3(九三)은 양효(陽爻)이니 굳세고 건장하며 또 불의 꼭대기에 거주하는데, 불의 성질은 위로 타오르고 개혁을 하는 때에 처해서 정벌하여 개혁을 하게 하고자 한다. 정벌을 함이 도(道)가 아니면 바르게 하여도 위태롭다. 그러므로 “정벌하면 흉하고 곧으면 위태롭다[征凶,貞厲].”라고 말한 것이다.
所以征凶致危者,正以水火相息之物,既處於火極上之三爻,水在火上,皆「從革者」也。
정벌하면 흉하고 위태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의 까닭은, 바로 물과 불을 가지고 서로 생존(生存)하는 사물인데 이미 불의 꼭대기에 처하였고 위의 세 효(爻)는 물이 불 위에 있어서 모두 “개혁을 따르는 자[從革者]”이다.
「自四至上,從命而變」,不敢有違,則「從革」之言三爻並成就不虛,故曰「革言三就」,其言實誠,故曰「有孚」也。
구4(九四)부터 상구(上六)에 이르기까지 명(命)을 따라서 변하여 감히 어김이 있지 않으니, 즉 개혁하자는 말을 세 효(爻)가 따르고 나란히 성취하여 공허하지 않기 때문에 “개혁의 말이 세 번 나아간다[革言三就]”라고 말하여, 그 말이 실제로 진실하기 때문에 “믿음이 있다[有孚]”라고 말한 것이다.
既「革言三就有孚」,「從革」巳矣,而猶征之,則凶,所以「征凶」而「厲貞」。
이미 개혁의 말이 세 번 나아가야 믿음이 있으면 개혁을 따라가서 그치며, 그리고 오히려 정벌하면 흉함은, “정벌하면 흉하여서 곧음에 위태로운 까닭이다.」
九四,悔亡有孚,改命吉。 구사(九四)는 후회가 없어지면 믿음이 있으니 명(命)을 고쳐도 길하다. 【王弼 注】 初九處下卦之下,九四處上卦之下,故能變也。无應,悔也。與水火相比,能變者也,是以悔亡。處水火之際,居會變之始,能不固吝,不疑於下,信志改命,不失時願,是以吉也。有孚則見信矣,見信以改命,則物安而无違,故曰「悔亡,有孚,改命吉」也。處上體之下,始宣命也。 【왕필 주】 초구(初九)는 하괘(下卦)의 아래에 처하였고, 구4(九四)는 상괘(上卦)의 아래에 처하였기 때문에 잘 변한다. 응(應)이 없음은 후회하지만, 물과 불이 서로 가까우며 잘 변하는 것이니, 이를 가지고 후회가 없어짐이다. 물과 불의 사이에 처하고 모여서 변함의 시작에 거주하며 고집과 인색함을 잘하지 않아서 아래를 의심하지 않고 명(命)을 고치는 뜻을 믿으며 원하는 때를 잃지 않으니 이로써 길한 것이다. 믿음이 있으면 믿음을 받는데, 믿음을 받고 그로써 명(命)을 고치면 남[사물]이 편안하여서 어김이 없기 때문에 “후회가 없어지면 믿음이 있으니 명(命)을 고쳐도 길하다”라고 말한 것이다. 상체(上體)의 아래에 처하였으니, 비로소 명(命)이 마땅한 것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九四與初,同處卦下。初九處下卦之下,革道未成,故未能變。九四處上卦之下,所以能變也。無應,悔也,能變,故「悔亡」也。處水火之際,「居會變之始,能不固吝,不疑於下」,信彼改命之志,而能從之,合於時願,所以得吉,故曰「有孚改命,吉」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구4(九四)가 초구(初九)와 함께 괘(卦)의 아래에 처하였는데, 초구(初九)는 하괘(下卦)의 아래에 처하여 개혁의 도(道)가 이루어지지 못하였기 때문에 잘 변하지 못하고, 구4(九四)는 상괘(上卦)의 아래에 처하여 잘 변하는 까닭이다. 응(應)이 없음은 후회함인데, 잘 변하기 때문에 “후회가 없어짐[悔亡]”이다. 물과 불의 사이에 처하고 변함이 모임의 시작에 거주하여 고집과 인색함을 잘하지 않아서 아래를 의심하지 않으니, 저 명(命)을 고치는 뜻을 믿어서 잘 따르고 원하는 때에 부합함이, 길함을 얻는 까닭이기 때문에 “믿음이 있으니 명(命)을 고쳐도 길하다[有孚改命,吉]”라고 말한 것이다.」 |
《象》曰:改命之吉,信志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명(命)을 고치는 것이 길함은, 뜻을 믿음이다.” 【王弼 注】 信志而行。 【왕필 주】 뜻을 믿고서 행함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信志」者,信下之志而行其命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뜻을 믿는다[信志]”라는 것은, 아래의 뜻을 믿고서 그 명(命)을 행하는 것이다.」 |
九五,大人虎變,未占有孚。 구오(九五)는 대인(大人)이 범처럼 변하니, 점치지 않았는데도 믿음이 있다. 【王弼 注】 未占而孚,合時心也。 【왕필 주】 점치지 않고서도 믿음은, 때맞은 마음에 합함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九五居中處尊,以大人之德為革之主,損益前王,創制立法,有文章之美,煥然可觀,有似「虎變」,其文彪炳。則是湯、武革命,廣大應人,不勞占決,信德自著,故曰「大人虎變,未佔有孚」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구5(九五)가 가운데[中] 거주하고 높은데 처하며 대인(大人)의 덕(德)으로써 개혁의 주체가 되어 앞 왕(王)의 [제도를] 빼고 더하여 제도를 만들고 법을 세우니, 문장(文章)의 아름다움이 있고 불꽃처럼 볼 수 있으며 “범처럼 변함[虎變]”을 닮아서 그 무늬가 범무늬 처럼 빛난다. 즉 이는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혁명을 하여 넓고 크게 사람들에게 응하여 점쳐 결단하는 수고하지 않고도 믿음의 덕(德)이 스스로 드러나기 때문에 “대인(大人)이 범처럼 변하니, 점치지 않았는데도 믿음이 있다[大人虎變,未佔有孚]”라고 말한 것이다.」 |
《象》曰:大人虎變,其文炳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대인(大人)이 범처럼 변함은, 그 문채가 빛남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其文炳」者,義取文章炳著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그 문채가 빛난다[其文炳]”라는 것은, 문장(文章)이 밝게 드러남의 뜻을 취한 것이다.」 |
上六,君子豹變,小人革面。 상육(上六)은 군자(君子)는 표범처럼 변하고 소인(小人)은 얼굴을 바꾸니, 【王弼 注】 居變之終,變道已成。君子處之,能成其文,小人樂成,則變面以順上也。 【왕필 주】 변함의 마침에 거주하여 변하는 도(道)가 이미 이루어졌으니, 군자(君子)가 처하여서 능히 그 문채를 잘 이루고 소인(小人)이 이룸을 즐거워하면 얼굴을 바꾸어 그로써 위에 순종하는 것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上六居革之終,變道巳成,君子處之,雖不能同九五革命創制,如虎文之彪炳,然亦潤色鴻業,如豹文之蔚縟,故曰「君子豹變」也。「小人革面」者,小人處之,但能變其顏面,容色順上而巳,故曰「小人革面」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상육(上六)이 개혁[革]의 마침에 거주하고 변하는 도(道)가 이미 이루어졌으니, 군자(君子)가 그곳에 처하면 비록 구5(九五)가 혁명(革命)하여 제도를 창건함에 잘 함께하지 않음이, 마치 범의 무늬가 범무늬 처럼 빛남과는 같으나, 그러나 또한 큰 사업을 윤색(潤色)하기를 표범의 무늬가 꾸밈이 아름다움과 같기 때문에 “군자(君子)는 표범처럼 변한다[君子豹變]”라고 말한 것이다. “소인(小人)은 얼굴을 바꾼다[小人革面]”라는 것은, 소인(小人)이 거기에 처하면 다만 그 안면을 잘 바꾸어 용모와 얼굴빛으로 윗쪽에 순종할 뿐이기 때문에 “소인은 얼굴을 바꾼다[小人革面]”라고 말한 것이다.」 |
征凶,居貞吉。 정벌은 흉하고 거주는 곧아야 길하다. 【王弼 注】 改命創制,變道已成。功成則事損,事損則无為。故居則得正而吉,征則躁擾而凶也。 【왕필 주】 명(命)을 고치고 제도를 만들어서 변하는 도(道)가 이미 이루어졌으니, 공(功)이 이루어지면 일이 줄어들고 일이 줄어들면 함이 없기 때문에 거주하면 바름을 얻어서 길하고, 정벌하면 조급하게 동요하여서 흉한 것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革道巳成,宜安靜守正,更有所征則凶,居而守正則吉,故曰「征凶,居貞吉」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개혁의 도(道)가 이미 이루어졌으면 마땅히 고요함을 편안히 바름을 지켜야 하는데, 다시 정벌하는 바가 있으면 흉하며 거주를 하면서 바름을 지키면 길하기 때문에 “정벌은 흉하고 거주는 곧아야 길하다[征凶,居貞吉]”라고 말한 것이다.」 |
《象》曰:君子豹變,其文蔚也。小人革面,順以從君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군자가 표범처럼 변함은, 그 문채가 성함이다. 소인은 얼굴만 바뀜은, 순종함으로써 군주를 따름이다." |
[孔穎達 疏]正義曰:「其文蔚」者,明其不能大變,故文炳而相映蔚也。「順以從君」者,明其不能潤色立制,但順而從君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그 문채가 성하다[其文蔚]”라는 것은, ‘크게 잘 변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무늬가 찬란하여서 서로 비춰 아름다움’을 밝힌 것이다. “순종함으로써 군주를 따름이다[順以從君]”라는 것은, ‘윤색(潤色)을 잘하여 제도를 세우지는 못하고 다만 순종하면서 군주를 따름’을 밝힌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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