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왕필 주역주

○ 왕필(王弼.226~249)

()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일찍 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21. 서합괘(噬嗑卦)[卦象:화뢰서합]

 離上

 震下

[.우뢰]이 아래에 있고, [.]가 위에 있다.

  

噬嗑 利用獄

서합(噬嗑)은 형통하니, 형옥(刑獄)을 써야 이롭다.

 

王弼 注 齧也合也凡物之不親由有間也物之不齊由有過也有間與過齧而合之所以通也刑克以通獄之利也

왕필 주(, 씹을 서)는 씹음이며, (, 입다물 합)은 합함이다. 무릇 사물의 친하지 않음은, 사이가 있음을 말미암고, 사물의 가지런하지 않음은, 지나침이 있기 때문이다. 사이와 지나침을 씹어서 합해지니 통하는 까닭이며, 형벌을 잘함으로써 통하니 옥사(獄事)의 이로움이다.

 

彖曰頤中有物曰噬嗑

단전(彖傳)에서 말하였다. "턱 안에 사물이 있으니, 씹어서 합함[서합(噬嗑)]이라 말하였다.“

王弼 注 頤中有物齧而合之噬嗑之義也

왕필 주턱 가운데[] 사물이 있음은, 깨물어서 합함이며 씹어서 합함[서합(噬嗑)]의 뜻이다.

噬嗑而亨

씹어 합하여서 형통하고,

王弼 注 有物有間不齧不合无由亨也

왕필 주사물이 있으면 사이가 있고, 깨물지 않으면 합하지 않으니 형통함을 말미암음이 없다.

剛柔分動而明雷電合而章

굳셈과 부드러움이 나뉘고 움직여서 밝아지며, 우레와 번개가 합하여서 빛난다.

王弼 注 剛柔分動不溷乃明雷電並合不亂乃章利用獄之義

왕필 주굳셈과 부드러움이 나뉘어 움직이지만 어지럽지 않으니 이에 밝으며, 우뢰와 번개가 나란히 합해지지만 혼란하지 않아서 이에 밝으니 모두 "옥사(獄事)를 씀이 이로움"의 뜻이다.

柔得中而上行雖不當位利用獄也

부드러움이 중()을 얻어서 위로 가니, 비록 지위가 마땅하지 않으나 옥사(獄事)를 씀이 이롭다.”

王弼 注 謂五也能為齧合而通必有其主五則是也上行謂所之在進也凡言上行皆所之在貴也雖不當位不害用獄也

왕필 주5(六五)를 가리키다. 잘 씹어 합하여서 통하면, 반드시 그 주체가 있으며 육5(六五)가 곧 이것이다. 위로 행함은 그 곳으로 나아감에 있음을 말한다. 대체로 위로 행한다는 말은, 모두 그 곳에 귀함이 존재한다. 비록 지위가 마땅하지 않더라도, 옥사(獄事)를 씀이 해롭지 않다.

 

雷電噬嗑先王以明罰勑法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우레와 번개가 서합(噬嗑)이고, 선왕이 그로써 형벌을 밝히고 법령을 정비하였다."

  

 

初九屨校滅趾无咎

초구(初九)는 신발을 형틀에 채워 발꿈치가 없어졌지만, 허물은 없다.

王弼 注 居无位之地以處刑初受刑而非治刑者也凡過之所始必始於微而後至於著罰之所始必始於薄而後至於誅過輕戮薄屨校滅趾」,桎其行也足懲而巳故不重也過而不改乃謂之過小懲大誡乃得其福故无咎也校者以木絞校者也即械也校者取其通名也

왕필 주지위가 없는 자리[]에 거주하고 그로써 처음 형벌에 처하며 형벌을 받는데 형벌을 다스리는 자는 아니다. 무릇 잘못의 시작하는 바는 반드시 미세함에서 시작하고서 뒤에 드러남에 이르른다. 처벌 함이 시작하는 바는 반드시 엷게 시작하고서 뒤에 죽이는 데에 이른다. 잘못이 가볍고 죽임이 엷기 때문에 형틀을 밟아서 발꿈치를 상함이 그 행함을 막음이다. 발을 징계하였을 뿐이기 때문에 무겁지는 않다.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으니 이에 일컫기를 잘못[]이라 했다. 징계가 작고 경계함이 크니 이에 그 복을 얻기 때문에 허물이 없음이다. ()라는 것은 나무를 가지고 목메는 차꼬이며 즉 형틀이며, ()라는 것은 그 통용되는 이름을 취했다.

屨校滅趾不行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신발을 형틀에 채워 발꿈치가 없어짐은, 가지 못 함이다.”

王弼 注 過止於此

왕필 주 잘못이 여기에서 그친다.

 

 

六二噬膚滅鼻无咎

육이(六二)는 피부를 깨물리고 코가 베어지지만, 허물은 없다

王弼 注 齧也齧者刑克之謂也處中得位所刑者當故曰噬膚也乘剛而刑未盡順道噬過其分故滅鼻也刑得所疾故雖滅鼻而无咎也膚者柔脆之物也

왕필 주(, 씹을 서)는 깨묾이다. (, 물 설)이란 것은, 형벌의 집행을 말한다. 가운데[] 처하여 자리를 얻어 형벌하는 것이 마땅한 곳이기 때문에 피부를 깨물린다라고 말하였다굳셈을 타고서 형벌하고 순한 도()를 다하지 못하며 깨묾이 그 분수를 지나쳤기 때문에 코가 없어졌다.

형벌이 미워하는 바를 얻었기 때문에 비록 코가 없어졌으나 허물은 없다. 피부[]라는 것은 부드럽고 연한 물건이다.

噬膚滅鼻乘剛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살을 깨물어 코가 없어짐은, 굳셈을 탔음이다." 

 

六三噬腊肉遇毒小吝无咎

육삼(六三)은 말린 고기를 씹다가 독()을 만나 조금 부끄러우나 허물은 없다.

王弼 注 處下體之極而履非其位以斯食物其物必堅豈唯堅乎將遇其毒噬以喻刑人腊以喻不服毒以喻怨生然承於四而不乘剛雖失其正刑不侵順故雖遇毒小吝无咎

왕필 주아래 몸[; ]의 꼭대기에 처하여서 그의 자리가 아닌데를 밟고 그로써 이 사물을 먹으니 그 사물은 반드시 딱딱하다. 어찌 오직 단단하기만 하겠는가? 장차 그 독을 만난다. ‘(, 씹을 서)’는 그로써 사람을 벌함을 비유하였고, ‘(, 포 석)’은 그로써 복종하지 않음을 비유하였으며, ‘()’은 그로써 원망이 생김을 비유하였다. 그러나 구4(九四)를 받들고 굳셈을 타지 않아서 비록 바름을 잃었으나 형벌이 순함을 침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록 독()을 만나 조금 부끄러우나 허물이 없는 것이다.

遇毒位不當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을 만남은, 지위가 마땅하지 않음이다."

 

九四噬乾胏得金矢利艱貞吉

구사(九四)는 마른 고기점을 씹어 금과 화살을 얻으니, 어려워야 이롭고 곧아야 길하다

王弼 注 雖體陽爻為陰之主履不獲中而居其非其位以斯噬物物亦不服故曰噬乾胏剛也直也噬乾胏而得剛直可以利於艱貞之吉未足以盡通理之道也

왕필 주비록 양효(陽爻)의 몸이 음()의 주체가 되어 밟은데가 가운데[]를 얻지 못하고서 그것이 아닌데 그 지위에 거주하고 이로써 사물을 씹으니 사물이 또한 복종하지 않기 때문에 "마른 고기점을 씹는다"라고 말했다. ()은 굳셈이고, ()는 곧음이다. 말린 고깃점을 씹어서 굳셈과 곧음을 얻으면 어렵고 곧음의 길함을 이롭게 할 수 있고, 이치의 도()를 통함에는 모두 넉넉하지는 못한 것이다.

利艱貞吉未光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어렵고 곧음의 길함에 이로움은 아직 빛나지 못함이다."

 

六五噬乾肉得黃金貞厲无咎

육오(六五)는 마른 고기를 씹어서 황금을 얻었는데, 곧으면 위태로우나 허물은 없다

王弼 注 乾肉堅也中也剛也以陰處陽以柔乘剛以噬於物物亦不服故曰噬乾肉然處得尊位以柔乘剛而居於中能行其戮者也履不正而能行其戮剛勝者也噬雖不服得中而勝故曰噬乾肉得黃金己雖不正而刑戮得當故雖貞厲而无咎也

왕필 주마른 고기[乾肉]는 단단함이고, ()은 가운데 이며, ()은 굳셈이다. ()으로써 양()에 처하고 부드러움으로써 굳셈에 올라타고 그로써 사물을 씹으니 사물 또한 복종하지 않기 때문에 "마른 고기를 씹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니 높은 자리를 얻어서 처하고 부드러움으로써 굳셈을 올라타고서 가운데에 거주하니 그 죽임을 잘 행하는 자이다. 밟은데가 바르지 않으면서 그 죽임을 잘 행하니 굳셈이 이기는 자이다. 씹는데도 비록 복종하지 않으니 가운데[]를 얻어서 이기기 때문에 "마른 고기를 씹어 황금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자기가 비록 바르지 않아서 형벌이 마땅함을 얻어 죽이기 때문에 비록 곧음이 위태롭지만 허물은 없다

貞厲无咎得當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곧음이 위태롭지만 허물이 없음은, 마땅함을 얻었음이다.”

 

上九何校滅耳

상구(上九)는 형틀에 채워져 귀가 없어졌으니, 흉하다.

王弼 注 處罰之極惡積不改者也罪非所懲故刑及其首至于滅耳及首非誡滅耳非懲凶莫甚焉

왕필 주벌의 꼭대기에 처하고 악()이 쌓여도 고치지 않는 자이며, 죄가 징계된 바가 아니기 때문에 형벌이 그 머리에 미치고 귀가 잘림에 이르며 머리에 미침은 경계함이 아니고 귀가 잘림은 징계가 아니며 흉함이 그보다 심함이 없다.

何校滅耳聰不明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형틀에 채워져 귀를 잘림은, 들음이 밝지 못함이다.”

王弼 注 聰不明故不慮惡積至于不可解也

왕필 주들음이 밝지 못하기 때문에 악()이 쌓임을 염려하지 않으니 풀 수가 없음에 이르른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