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희(金漢煕)의 맑은샘 漢文

『주역정의(周易正義)』

《주역정의(周易正義)》는 왕필(王弼, 226~249)의 주역 주(注)를 채용하여 공영달(孔穎達, 574~648)이 주석(注釋)을 하여 지었다.

53. 점괘(漸卦)[卦象:풍산점]

☴ 巽上

☶ 艮下

간(艮)[山.산]이 아래에 있고, 손(巽)[風.바람]이 위에 있다.

[孔穎達 疏] 「女歸吉也」至「得中也」。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여귀길야(女歸吉也)에서 득중야(得中也)까지.}

○正義曰：「女歸吉也」者，漸漸而進之，施於人事，是女歸之吉也。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여자가 시집감이 길함[女歸吉也]”라는 것은, 점점하여서 나아가는데, 사람의 일에 베풀면 바로 여자의 시집감이 길(吉)한 것이다.

「進得位，往有功也，進以正，可以正邦也」者，此就九五得位剛中釋「利貞」也。

“나아가 지위를 얻어 감에 공(功)이 있으니 바름으로써 나아가야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다[進得位 往有功也 進以正 可以正邦也]”라는 것은, 이는 구5(九五)가 지위가 굳센 가운데[中]를 얻었음을 가지고 “곧아야 이로움[利貞]”을 해석한 것이다.

言進而得於貴位，是「往而有功」也。以六二適九五，是進而以正。身既得正，「可以正邦」也。

나아가 귀한 지위를 얻었음은, 바로 “가서 공(功)이 있음[往而有功]이고, 육2(六二)로서 구5(九五)에 가니 이는 나아가서 그로써 바름이며, 자신이 이미 바름을 얻었으니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음[可以正邦]“을 말한 것이다.

「其位剛得中」者，此卦爻皆得位，上言進得位，嫌是兼二、三、四等，故特言「剛得中」，以明得位言，言唯是九五也。

“그 자리가 굳세어 가운데[中]를 얻었다[其位剛得中]”라는 것은, 이 괘(卦)는 효(爻)가 모두 지위를 얻었는데, 위에서 ‘나아가 지위를 얻었다’고 말하였으니, 이는 육2(六二)ㆍ구3(九三)ㆍ육4(六四) 등을 겸하였는가 의심하였기 때문에 특별히 “굳셈이 가운데[中]를 얻었다[剛得中]”라고 말하여, 그로써 지위를 얻었다는 말이 오직 바로 구5(九五)임을 말하여 밝힌 것이다.」

[孔穎達 疏] 「初六鴻漸」至「無咎」。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초육홍점(初六鴻漸)에서 무구(无咎)까지.}

○正義曰：「鴻漸於幹」者，鴻，水鳥也。幹，水涯也。漸進之道，自下升高，故取譬。鴻飛，自下而上也。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기러기가 물가[旱가물 한]로 점점 나아가니[鴻漸于干]”라는 것은, ‘홍(鴻기러기 홍)’은 물새이고, ‘간(干)’은 물가이다. 점점 나아가는 도(道)는 아래로부터 높은 데로 올라가기 때문에 취하여 비유하였는데, 기러기가 아래에서부터 위로 날아간다.

初之始進，未得祿位，上無應援，體又窮下，若鴻之進於河之幹，不得安寧也，故曰「鴻漸於幹」也。

초육(初六)이 나아가기 시작하여 아직 녹(祿)과 지위를 얻지 못하고 위에 응원(應援)이 없으며 몸[體]이 또 맨 아래이니, 기러기가 강의 물가에 나아가서 편안함을 얻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기러기가 물가로 점점 나아간다[鴻漸於幹]”라고 말한 것이다.

「小子厲有言，無咎」者，始進末得顯位，易致陵辱，則是危於小子，而被毀於謗言，故曰「小子厲有言」。小人之言，「未傷君子之義」，故曰「無咎」也。

“어린아이는 위태하고 말이 있지만 허물은 없다[小子厲 有言 无咎]”라는 것은, 나아가기 시작하고 아직 현달한 지위를 얻지 못해서 능욕을 불러옴으로 바뀌면 바로 소자(小子)에게는 위태로우면서 비방하는 말에 훼방을 당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는 위태하고 비방하는 말이 있다[小子厲有言]”라고 말한 것이다.

소인(小人)의 말이 아직 군자(君子)의 뜻을 상하게 하지 않았으므로 “허물이 없다[無咎]”라고 말한 것이다.」

[孔穎達 疏] 「六二鴻漸」至「衎衎吉」。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육이홍점(六二鴻漸)에서 간간길(衎衎吉)까지.}

○正義曰：磐，山石之安者也。衎衎，樂也。六二「進而得位，居中而應」，得河安之地，故曰「鴻漸於磐」。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반(磐, 너럭바위 반)은, 산의 돌이 편안한 것이다. ‘간간(衎衎, 즐길 간 )’은 즐거워함이다. 육2(六二)가 나아가서 지위를 얻고 가운데[中]에 거주하며 응(應)하여 물의 편안한 땅을 얻었기 때문에 “기러기가 반석으로 점점 나아간다[鴻漸於磐]”라고 말한 것이다.

既得可安之地，所以「飲食衎衎」然，樂而獲吉福也，故曰「鴻漸於磐，飲食衎衎吉」也。

이미 편안할 수 있는 땅을 얻었으니, 음식을 즐겁게 먹었으니 즐거워하면서 길(吉)함과 복(福)을 얻은 까닭이다. 그러므로 “기러기가 반석으로 점점 나아가 음식을 매우 즐겁게 먹으니 길하다[鴻漸於磐，飲食衎衎吉]”라고 말한 것이다.」

○注「磐，山石之安者也」。

○ 【왕필 주(王弼 注)】의 “반산석지안자야(磐山石之安者也)까지”

○正義曰：馬季良云：「山中石磐紆，故稱磐也」。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마계장[馬季長(馬融)]이 이르기를 “산 가운데[中]의 돌이 넓적하게 퍼져 있기 때문에 ‘반(磐, 너럭바위 반)’이라 칭하였다.”라고 하였다.

鴻是水鳥，非是集於山石陵陸之禽，而爻辭以此言「鴻漸」者，蓋漸之為義，漸漸之於高，故取山石陵陸，以應漸高之義，不復系水鳥也。

‘홍(鴻, 기러기 홍)’은 물 새이며 이는 산의 돌과 높은 언덕의 뭍에 앉지 않는데도 효사(爻辭)에서 이것을 가지고 ‘홍점(鴻漸)’이라 말한 것은, 대개 점(漸)의 뜻이 됨이 점점 높은 데로 감이기 때문에 산의 돌과 높은 언덕을 취하여 점점 높아지는 뜻으로써 응(應)하고, 다시 물 새를 이어주지는 않은 것이다.」

[孔穎達 疏] 「九三鴻漸于陸」至「利禦寇」。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구삼홍점우륙(九三鴻漸于陸)에서 이어구(利禦寇)까지.}

○正義曰：「鴻漸于陸，夫征不復，婦孕不育，凶」者，陸，高之頂也。九三居下體之上，是進而得高之象，故曰「鴻漸于陸」也。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기러기가 뭍으로 점점 나아가니, 남편이 잡으러가서 돌아오지 않았는데, 부인이 잉태하면 기르지 못하여 흉하다[鴻漸于陸 夫征不復 婦孕不育 凶]”라는 것은, ‘륙(陸, 뭍 륙)’은 높은 꼭대기이다. 구3(九三)이 하체(下體)의 위에 거주하니, 이는 나아가서 높은 것을 얻은 모습[象]이기 때문에 “기러기가 뭍으로 점점 나아간다[鴻漸于陸]”라고 말한 것이다.

進而之陸，無應於上，與四相比，四亦無應，近而相得。

나아가서 뭍으로 가면 위에 응(應)이 없고, 육4(六四)와 서로 가까우며 육4(六四) 또한 응(應)이 없어서 가까워서 서로 [뜻을] 얻는다.

三本是艮體，與初二相同一家，棄其群類，而與四合，好即是夫征而不反復也。

구3(九三)은 본래 바로 어진 몸[體]인데, 초육(初六)ㆍ육2(六二)와 서로 한 집안에 함께 하여 그 무리를 버리고서 육4(六四)와 화합하여 좋아하였으니 이는 바로 남편이 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夫既樂於邪配，妻亦不能保其貞。非夫而孕，故「不育」也。

남편이 이미 간사한 짝과 즐겨하면 아내 또한 그 정조를 잘 보전하지 못하며, 남편이 아닌데도 임신하였기 때문에 “기르지 못함[不育]”이다.

「見利忘義，貪進忘舊，凶之道也」，故曰「夫征不復，婦孕不育，凶」也。

이익을 보고 의리를 잊으며 나아가기를 탐하여 옛 것을 잊음은 흉함의 도(道)이다. 그러므로 “남편이 잡으러가서 돌아오지 않았는데, 부인이 잉태하면 기르지 못하여 흉하다[夫征不復，婦孕不育，凶]”라고 말한 것이다.

「利禦寇」者，異體合好，恐有寇難寇難之者，然和比相順，其相保安，物莫能間，故曰「利用禦寇」也。

“도적을 막아야 이롭다[利禦寇]”라는 것은, 몸[體]이 다른데도 좋아서 합하면 도적질[寇難]을 이간(寇難)질하는 자가 있을까 두려워함이며, 그러나 가까이 화목하고 서로 순종하여 서로를 보존하고 편안하면 남[사물]들이 잘 간섭함이 없기 때문에 “도적을 막음에 사용함이 이롭다[利用禦寇]”라고 말한 것이다.」

○注「陸，高之頂也」。

○ 【왕필 주(王弼 注)】의 “육고지정야(陸高之頂也)까지”

○正義曰：「陸，高之頂也」者，《爾雅》云「高平曰陸」，故曰「高之頂」也。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륙(陸)은 높은데의 꼭대기이다[陸 高之頂也]”라는 것은, ≪이아(爾雅)≫에 이르기를 “높고 평평한데를 육(陸)이라 말한다.”라고 하였기 때문에 “높은데의 꼭대기이다[高之頂]”라고 말한 것이다.」

[孔穎達 疏] 「九五鴻漸於陵」至「終莫之勝吉」。

【공영달소(孔穎達 疏)】 경(經)의 {구오홍점우릉(九五鴻漸于陵)에서 종막지승길(終莫之勝吉)까지.}

○正義曰：「鴻漸於陵」者，陵，次陸者也。九五進於中位，處於尊高，故曰「鴻漸於陵」。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기러기가 구릉으로 점점 나아가니[鴻漸于陵]”라는 것은, ‘능(陵, 언덕 릉)’은 뭍[陸]의 다음에 것이다. 구5(九五)가 가운데[中] 지위에 나아가 높고 높은 곳에 처하였기 때문에 “기러기가 구릉으로 점점 나아간다[鴻漸于陵]”라고 말한 것이다.

「婦三歲不孕」者，有應在二而隔乎三、四，不得與其應合，是二、五情意，徒相感說，而隔礙不交，故曰「婦三歲不孕」也。

“부인이 삼년을 잉태하지 못하지만[婦三歲不孕]”라는 것은, 응(應)이 육2(六二)에 있는데도 구3(九三)과 육4(六四)에 막혀서 그 응(應)과 합하지 못하니, 이는 육2(六二)와 구5(九五)의 뜻하는 마음이, 무리가 서로 느껴서 설득하면서도 장애(障礙)가 막혀서 사귀지 못하기 때문에 “부인이 삼년을 잉태하지 못한다[婦三歲不孕]”라고 말한 것이다.

「終莫之勝，吉」者，然二與五合，各履正而居中，三、四不能久塞其路，終得遂其所懷，故曰「終莫之勝，吉」也。

“끝내는 이기지 못하여 길하다[終莫之勝 吉]”라는 것은, 그러나 육2(六二)가 구5(九五)와 더불어 합하여 각각 바른데를 밟고 가운데[中]에 거주하니 구3(九三)과 육4(六四)가 그 길을 오래동안은 잘 막지 못해서 끝내 그 품은 바를 얻기 때문에 “끝내는 이기지 못하여 길하다[終莫之勝 吉]”라고 말한 것이다.」

○注「進以正邦」至「不過三歲」。

○ 【왕필 주(王弼 注)】의 “진이정방(進以正邦)에서 불과삼세(不過三歲)까지”

○正義曰：「進以正邦，三年有成」者，九五居尊得位，故曰「進以正邦」也。

○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나아가 연방(聯邦)을 바로잡음으로써 삼년이면 이루어짐이 있으며[進以正邦 三年有成]”라는 것은, 구5(九五)가 높은 지위를 얻어 거주하기 때문에 “나아가 그로써 연방(聯邦)을 바로잡는다[進以正邦]”라고 말한 것이다.

三年有成，則三、四不敢塞其路，故曰「不過三歲」也。

3년 만에 이룸이 있으면 구3(九三)과 육4(六四)가 감히 그 길을 막지 못하기 때문에 “3년을 넘지 않는다[不過三歲]”라고 말한 것이다.」

[孔穎達 疏] 正義曰：「鴻漸于陸」者，上九與三皆處卦上，故並稱「陸」。

【공영달소(孔穎達 疏)】 바른 뜻[正義]을 말한다. 「“기러기가 뭍으로 점점 나아가는데[鴻漸于陸]”라는 것은, 상구(上九)와 구3(九三)이 모두 괘(卦)의 위에 처하였기 때문에 나란히 ‘뭍[陸]’이라 칭하였다.

上九最居上極，是「進處高潔」，故曰「鴻漸于陸」也。

상구(上九)가 가장 위쪽 꼭대기에 거주하였으니, 이는 나아가 높고 깨끗한데에 처했기 때문에 “기러기가 뭍으로 점점 나아간다[鴻漸于陸]”라고 말한 것이다.

「其羽可用為儀，吉」者，然居無位之地，是「不累於位」者也。

“그 날개를 거동하는데 사용할 수 있으니, 길하다[其羽可用爲儀 吉]”라는 것은, 그러나 지위가 없는 땅[자리]에 거주하였으니, 이는 지위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處高而能不以位自累，則其羽可用為物之儀錶，可貴可法也，故曰「其羽可用為儀，吉也」。

높은 곳에 처하면서 능히 그로써 지위를 스스로 얽매이지 않으면 그 깃털이 사물의 의표(儀表)로 삼아 사용할 수 있으니, 귀할 만하고 법할 만하기 때문에 “그 날개를 거동하는데 사용할 수 있으니, 길하다[其羽可用爲儀 吉]”라고 말한 것이다.

必言「羽」者，既以鴻明漸，故用羽表儀也。

반드시 ‘날개[羽]’를 말한 것은, 이미 기러기로써 점점나아감을 밝혔기 때문에 깃털을 사용하여 의표(儀表)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