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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왕필(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45장

​大成若缺, 其用不弊,

大盈若沖, 其用不窮.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躁勝寒, 靜勝熱, 淸靜爲天下正.

크게 이루면 터진 듯 하지만 그를 쓰더라도 허물어지지 않고,

크게 차면 빈 듯 하지만 그를 쓰더라도 다하지 않는다.

크게 곧으면 굽은 듯 하고, 크게 정교(精巧)하면 옹졸한 듯 하며,

대단한 말솜씨는 어눌한 듯 하다.

조급하면 추위를 이기고, 고요하면 더위를 이기며 맑고 고요하면 천하가 바르게 된다.

◎ 도덕경 45장/왕필(王弼)注

ㅡ 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大成若缺,其用不弊。

<크게 이루면 터진 듯 하지만 그를 쓰더라도 허물어지지 않고, >

【王弼 注】 隨物而成,不為一象,故若缺也。

【왕필 주】 사물은 따르면서 이루지만 하나의 모습이 되지 않기 때문에 허물어지는 듯 함이다.

大盈若沖,其用不窮。

<크게 차면 빈 듯 하지만 그를 쓰더라도 다하지 않는다.>

【王弼 注】 大盈沖足,隨物而與,無所愛矜,故若沖也。

【왕필 주】 크게 차면 텅 비어 넉넉함은, 사물이 따르면서 함께하며 아끼고 자랑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빈 듯 함이다.

大直若屈,

<크게 곧으면 굽은 듯 하고, >

【王弼 注】 隨物而直,直不在一,故若屈也。

【왕필 주】 사물은 따르면서 곧은데, 곧음은 하나에 있지 않기 때문에 굽히는 듯 함이다.

大巧若拙,

<크게 정교(精巧)하면 옹졸(壅拙)한 듯 하며, >

【王弼 注】 大巧,因自然以成器,不造為異端,故若拙也。

【왕필 주】 크게 정교(精巧)함은 스스로 그러함을 인하여서 그릇을 이루고 다른 실마리를 삼아서 지어내지 않기 때문에 옹졸한 듯 함이다.

大辯若訥。

<대단한 말솜씨는 어눌한 듯 하다.>

【王弼 注】 大辯因物而言,己無所造,故若訥也。

【왕필 주】 대단한 말솜씨는 사물을 인하여서 말하고, 자기를 지어내는 바 없기 때문에 어눌한 듯 함이다.

躁勝寒,靜勝熱, 清靜為天下正。

<조급하면 추위를 이기고, 고요하면 더위를 이기며, 맑고 고요하면 천하를 바로잡게 된다.>

【王弼 注】 躁罷然後勝寒,靜無為以勝熱,以此推之,則清靜為天下正也。靜則全物之真,躁則犯物之性,故惟清靜乃得如上諸大也。

【왕필 주】 조급함을 마친 연후에 추위를 이기고, 함이 없는 고요함으로서 더위를 이기며 이로서 미루어 간다면 맑고 고요함이 천하를 바로잡게 된다. 고요하면 사물의 참됨이 온전하고 조급하면 사물의 본성을 범하기 때문에 오직 맑음과 고요함이 이에 위와 같은 여러 크나큼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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