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경 왕필(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47장
不出戶 知天下,
不闚牖 見天道.
其出彌遠, 其知彌少.
是以聖人不行而知,
不見而名, 無爲而成.
문을 나가지 않아도 하늘 아래를 알고,
창밖을 내다보지 않아도 하늘의 도를 본다.
나아갈수록 더욱 멀어지고, 알수록 더욱 적어진다.
이로써 성인은 다니지 않으면서 알고,
보지 않는데도 이름하며, 함이 없는데도 이룬다.
◎ 도덕경 47장/왕필(王弼)注
ㅡ 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不出戶,知天下;不窺牖,見天道。
<문을 나가지 않아도 하늘 아래를 알고, 창밖을 내다보지 않아도 하늘의 도를 본다. >
【王弼 注】 事有宗,而物有主,途雖殊而同歸也,慮雖百而其致一也。道有大常,理有大致,執古之道,可以御今,雖處於今,可以知古始,故不出戶,窺牖而可知也。
【왕필 주】 섬김은 으뜸[종가]이 있는데 사물은 주인이 있으며 길은 비록 다르지만 돌아가는데는 한가지이다. 근심은 비록 백가지이지만 그 이르름은 하나이다. 도에는 큰 항상함이 있고 이치는 큰 이르름이 있다. 옛날의 도를 잡으면 지금을 제어할 수 있는데 비록 지금에 처하지만 옛날의 시작을 앎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외문을 나가지 않고 창문으로 내다보아도 알 수 있다.
其出彌遠,其知彌少。<그에 나아갈수록 더욱 멀어지고, 알수록 더욱 적어진다.>
【王弼 注】 無在於一而求之於眾也,道視之不可見,聽之不可聞,搏之不可得,如其知之,不須出戶,若其不知,出愈遠愈迷也。
【왕필 주】 없음은 하나에 있으면서 여럿에서 구하는데, 도는 보려해도 볼 수 없고 들으려 해도 들을 수 없으며 두드리려 해도 얻을 수 없으니 만약 그것을 안다면 굳이 외문을 나서지 않는데, 만약 그것을 알지 못하고 나가면 더욱 멀어지고 더욱 더 혼미해 진다.
是以聖人不行而知,不見而名,<이로써 성인은 다니지 않으면서 알고, 만나보지 않는데도 이름하며, >
【王弼 注】 得物之致,故雖不行而慮可知也。識物之宗,故雖不見,而是非之理可得而名也。
【왕필 주】 [성인은] 사물의 이르름을 얻기 때문에 비록 다니지 않으면서도 근심함을 알 수 있다. 사물의 으뜸을 알기 때문에 비록 만나보지 않았는데도 옳고 그름의 이치를 얻고 이름을 할 수 있다.
不為而成。<하지 않는데도 이룬다.>
【王弼 注】 明物之性,因之而已。故雖不為而使之成矣。
【왕필 주】 사물의 본성이 밝으면 그것을 말미암을 뿐이다. 그러므로 비록 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으로 하여금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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