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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왕필(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42장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萬物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

人之所惡唯孤寡不穀,

而王公以爲稱.

故物或損之而益, 或益之而損.

人之所敎, 我亦敎之,

强梁者不得其死, 吾將以爲敎父.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으며,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모든 사물을 낳는다.

만물은 음을 짊어지고서 양을 안고

기가 솟구침으로써 어울리게 된다.

사람들이 미워하는 바는 오직 외로움과 부족함과 복 받지 못함인데,

왕과 공은 그로써 호칭을 삼았다.

그러므로 사물은 혹 덜어내면 더해지고 혹 더하면 덜어진다.

사람들이 본받는 바를 나 또한 본받는데,

들보처럼 강한 자도 그 죽음을 얻지 못하니, 내가 장차 그로써 아버지처럼 본받으려 한다.

◎ 도덕경 42장/왕필(王弼)注

ㅡ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玄學, 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道生一,一生二,二生三,三生萬物。萬物負陰而抱陽,沖氣以為和。人之所惡,唯孤﹑寡﹑不穀,而王公以為稱。故物或損之而益,或益之而損。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으며,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모든 사물을 낳는다. 만물은 음을 짊어지고서 양을 안고 기가 솟구침으로써 어울리게 된다. 사람들이 미워하는 바는 오직 외로움과 부족함과 복 받지 못함인데, 왕과 공은 그로써 호칭을 삼았다. 그러므로 사물은 혹 덜어내면 더해지고 혹 더하면 덜어진다.>

【王弼 注】 萬物萬形,其歸一也,何由致一? 由於無也。由無乃一,一可謂無,已謂之一,豈得無言乎?。有言有一,非二如何,有一有二,遂生乎三? 從無之有,數盡乎斯,過此以往,非道之流. 故萬物之生,吾知其主,雖有萬形,沖氣一焉。百姓有心,異國殊風,而得一者,王侯主焉。以一為主,一何可舍,愈多愈遠,損則近 之,損之至盡,乃得其極。既謂之一,猶乃至三,況本不一而道可近乎,損之而益,豈虛言也。

【왕필 주】 만물은 만가지 모양이지만 그 돌아감에는 하나인데, 무엇을 말미암아 하나에 이르겠는가? 없음을 말미암는다. 없음을 말미암아서 이에 하나인데, 하나는 없음이라 일컬을 수 있고 이미 하나라고 일컬었는데 어찌 없음을 말 하겠는가?

있음을 말하여 하나가 있는데 둘이 아님을 어찌 하여, 하나가 있으면 둘이 있고 드디어 셋이 생겨나는가?

없음의 있음을 따름은 이를 다 셈하고 이를 지나쳐서 가면 도의 흐름이 아니다. 그러므로 만물의 생겨남은 내가 그 주인을 아는데 비록 만물의 모양이 있더라도 그곳에 기가 채워짐은 하나이다.

여러 성씨의 마음이 있고 다른 나라의 다른 풍속(風俗)인데 하나를 얻은 것은 왕과 제후가 그곳에 주인이다. 하나로서 주인을 삼았는데 하나를 어찌 버릴 수 있는가? 많음이 더해지면[나으면] 더욱 멀어지며 덜어내면 가까워 지고 덜어내어서 다함에 이르면 이에 그 꼭대기를 얻는다. 이미 하나를 일컬었는데 오히려 이에 셋에 이르렀으니 하물며 근본이 하나가 아니면서 도를 가깝게 할 수 있는가? 덜어내면 더해짐이 어찌 빈 말이겠나.

人之所教,我亦教之。

<사람들이 본받는 바를 나 또한 본받는데, >

【王弼 注】 我之非強使人從之也,而用夫自然,舉其至理,順之必吉,違之必凶。故人相教,違之自取其凶也,亦如我之教人,勿違之也。

【왕필 주】 나의 강제로 남을 따라가게 함이 아닌데, 그가 스스로 그러함을 써서 그 이치에 이르름을 들고 순응을 하면 반드시 길하며 어기면 반드시 흉하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서로 본받고 그 흉함을 스스로 취하여 어기는데 또한 나의 본받음을 남과 같이 어기려 하지 말라.

強梁者不得其死,吾將以為教父。

<들보처럼 강한 자도 그[덜어내는] 죽음을 얻지 못하니, 내가 장차 그로써 아버지처럼 본받으려 한다. >

【王弼 注】 強梁則必不得其死。人相教為強梁,則必如我之教人不當為強梁也。舉其強梁不得其死以教邪?。若雲順吾教之必吉也,故得其違教之徒適, 可以為教父也。

【왕필 주】 들보처럼 강하다면 반드시 그[덜어내는] 죽음을 얻지 못한다. 사람이 서로 본받아 들보처럼 강하게 되면 반드시 나의 가르침에 남이 들보처럼 강하게 되어 마땅하지 않음과 같다. 그 들보처럼 강함이 그[덜어내는] 죽음을 얻지 못함을 들어서 가르치겠는가? 만약 내가 일러준 가르침을 따르면 반드시 길하다. 그러므로 그 어김을 본받은 무리를 맞이함을 얻어서 아버지 처럼 본받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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