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경(道德經) 14장
視之不見, 名曰夷.
聽之不聞, 名曰希.
搏之不得, 名曰微.
此三者 不可致詰, 故混而爲一.
其上不皦, 其下不昧, 繩繩兮不可名,
復歸於無物, 是謂無狀之狀,
無物之象, 是謂忽恍.
迎之不見其首, 隨之不見其後.
執古之道, 以御今之有, 能知古始, 是謂道紀.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음을, 이름하여 말하기를 "평평함[이(夷)]"라 한다.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음을, 이름하여 말하기를 "희미함[희(稀)]"이라 한다.
잡으려 해도 얻지 못함을, 이름하여 말하기를 "미세(微細)함"이라 한다.
이 세가지 것들은 따져서 이르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섞어서 하나로 하였다.
그 위쪽은 밝지 않고 그 아래는 어둡지 않으며, 줄줄이 이어져 이름 할 수 없지만
다시 사물이 없음으로 돌아가는데, 이를 일컫기를 "형상[狀]이 없는 형상"이라 하고,
사물이 없는 모습[象]이며, 이를 일컫기를 "매우 황홀함[홀황(惚恍)]"이라고 한다.
우러러 보아도 그 머리가 보이지 않으며, 따라서 가더라도 그 뒤가 보이지 않는다.
옛날의 도를 잡고서, 그로써 지금의 있음을 다스린다면 옛날의 비롯됨을 잘 알게 되는데, 이를 일겉기를 "도의 실마리[道紀]"라고 한다.”
◎ 도덕경 14장/왕필주(王弼注)
○ 왕필(王弼.226~249)
삼국시대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玄學, 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저서는 『주역주(周易注)』와『노자주(老子注)』가 있다.
視之不見名曰夷,聽之不聞名曰希,搏之不得名曰微。此三者,不可致詰,故混而為一。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음을, 이름하여 말하기를 "평평함[이(夷)]"라 한다.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음을, 이름하여 말하기를 "희미함[희(稀)]"이라 한다. 잡으려 해도 얻지 못함을, 이름하여 말하기를 "미세(微細)함"이라 한다. 이 세가지 것들은 따져서 이르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섞어서 하나로 하였다.>
【王弼 注】 無狀無象,無聲無響,故能無所不通,無所不往,不得而知,更以我耳目體,不知為名,故不可致詰,混而為一也。
【왕필 주】 형상이 없으니 꼴이 없고, 소리가 없으니 음향[울림]이 없기 때문에 잘 통하지 않는 바가 없고 가지 않는 바 없으니 얻지 않아도 알고 나의 귀와 눈으로서 몸을 고치고 이름하여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따져 물을 수 없으니 섞여서 하나가 되었다.
其上不皦,其下不昧。繩繩不可名,復歸於無物。是謂無狀之狀,無物之象,
<그 위쪽은 밝지 않고 그 아래는 어둡지 않으며, 줄줄이 이어져 이름 할 수 없지만 다시 사물이 없음으로 돌아가는데, 이를 일컫기를 "형상이 없는 형상이라고 하고, 사물이 없는 상이라고 하며, >
【王弼 注】 欲言無邪,而物由以成。欲言有邪,而不見其形,故曰,無狀之狀,無物之象也。
【왕필 주】 욕심은 사악함이 없음을 말하는데 사물은 말미암으로서 이룬다. 욕심은 사악함이 있음을 말하는데, 그 모양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말하기를 “형상이 없음의 형상이며 사물이 없음의 꼴이다.”라고 했다.
是謂惚恍。
<이를 일컬어 "매우 황홀함[홀황(惚恍)]"이라 한다.>
【王弼 注】 不可得而定也。
【왕필 주】 정할 수 없음이다.
迎之不見其首,隨之不見其後。執古之道,以御今之有。
<우러러 보아도 그 머리가 보이지 않으며, 따라서 가더라도 그 뒤가 보이지 않는다. 옛날의 도를 잡고서, 그로서 지금의 있는 것을 다스린다면>
【王弼 注】 有,有其事。
【왕필 주】 유(有)는 일이 있음이다.
能知古始,是謂道紀。
<옛날의 비롯됨을 잘 알게 되는데, 이를 일겉기를 "도의 줄기[도기(道紀)]"라 한다.”>
【王弼 注】 無形無名者,萬物之宗也。雖今古不同,時移俗易,故莫不由乎此,以成其治者也。故可執古之道,以御今之有,上古雖遠,其道存焉,故雖在今可以知古始也。
【왕필 주】 모양이 없고 이름이 없는 것은, 만물의 마루이다. 비록 옛날과 지금이 같지 않고 시절의 옴겨 가면 풍속의 바뀌기 때문에 이것을 말미암지 않을 수 없으며, 그로서 그 다스림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옛날의 도를 잡을 수 있으며 그로서 지금의 있음을 다스리는데, 상고시절이 비록 멀어도 그 도가 그곳에 있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 존재함은 옛날에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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