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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필 주역주

 왕필(王弼.226~249)

()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일찍 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51. 진괘(震卦)[卦象:중뢰진]

 震上

 震下

()[.우뢰]이 아래에 있고, ()[.우뢰]이 또 위에 있다.

()은 형통하며,

王弼 注 懼以成則是以亨

왕필 주두려움이 그로써 이루어지면 이로써 형통함이다.

震來虩虩笑言啞啞

우레[]가 와서 두렵고 두려우니 웃음과 말이 벙어리처럼 되는데,

王弼 注 震之為義威至而後乃懼也故曰震來虩虩恐懼之貌也震者驚駭,怠惰以肅解慢者也故震來虩虩恐致福也笑言啞啞後有則也

왕필 주우레[]의 뜻이 됨은, 위엄이 이르고서 뒤에 비로소 두려워함이다. 그러므로 우레가 옴에 두렵고 두려워한다.”라고 하였으니, 몹시 두려워하는 모양이다. 우레[]라는 것은, 몹시 게으름을 매우 놀라게 하여 엄숙함으로써 거만한 것을 풀어줌이다. 그러므로 우레가 옴에 두려워하고 두려워함은, 두려워하여 복()을 오게 하고, 웃고 말함이 벙어리 됨은 뒤에 법칙이 있는 것이다.

震驚百里不喪匕鬯

우레[]가 백리를 놀라게 해도 울창주(鬱鬯酒) 국자를 잃어버리지 않는다.

王弼 注 威震驚乎百里則足可以不喪匕鬯矣所以載鼎實香酒奉宗廟之盛也

왕필 주우레[]의 위엄이 백리를 놀라게 하더라도, 즉 울창주(鬱鬯酒) 국자를 놓치지 않음은 넉넉히 할 수 있다. 숟가락[, 비수 비]은 솥의 공물(貢物)을 떠받드[;떠받들 대]는 바이고, (, 울창주 창)은 향기나는 술이며, 종묘(宗廟)를 받듦이 성대한 것이다.

 

彖曰震來虩虩恐致福也 笑言啞啞後有則也 震驚百里驚遠而懼邇也

단전(彖傳)에서 말하였다. "()은 형통하니 우레[]가 와서 두렵고 두려움은, 두려워함이 복을 이르게 함이다. 웃음과 말이 벙어리 됨은, 뒤에 법칙이 있음이다. 우레[]가 백 리를 놀라게 함은, 먼데를 놀라게 하고 가까이는 두렵게 함이다.

王弼 注 威震驚乎百里則惰者懼於近也

왕필 주우레[]의 위엄이 백리를 놀라게 하면 게으른 자가 가까운데에서 두려워한다.

出可以守宗廟社稷以為祭主也

나가서 종묘와 사직을 지킬 수 있으며 그로써 제사의 주인이 된다."

王弼 注 明所以堪長子之義也不喪匕鬯則己出可以守宗廟

왕필 주】 장자(長子)가 감당하는 까닭의 뜻을 밝혔다. 울창주(鬱鬯酒) 국자를 놓치지 않으면 자기가 나가서 종묘(宗廟)를 지킬 수 있음이다.

 

象曰洊雷君子以恐懼脩省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우뢰가 거듭됨이 진()괘이며, 군자가 그로써 매우 두려워 무서워하고 닦으며 살핀다."

 

 

初九震來虩虩後笑言啞啞

초구(初九)는 우레가 매우 두렵게 온 뒤에 웃음과 말함이 벙어리 되지만, 길하다.

王弼 注 體夫剛德為卦之先能以恐懼脩其德也

왕필 주그 굳센 덕()을 몸하여 괘()의 앞을 하고 두려워 무서워함으로써 그 덕()을 잘 닦는다.

象曰震來虩虩恐致福也笑言啞啞後有則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우레가 매우 두렵게 옴은, 두려움이 복을 오게함이다. 웃음과 말이 벙어리 됨은, 뒤에야 법칙이 있음이다."

 

六二震來厲億喪貝躋于九陵勿逐七日得

육이(六二)는 우레[]가 오니 위태로워 많은 재물을 잃더라도 높은 언덕에 올라가 쫓아가지 말라, 7일 만에 얻는다

王弼 注 震之為義威駭怠懈肅整惰慢者也初幹其任而二乘之震來則危喪其資貨亡其所處矣故曰震來厲億喪貝辭也資貨糧用之屬也犯逆受戮无應而行行无所舍威嚴大行物莫之納无糧而走雖復超越陵險必困于窮匱不過七日故曰勿逐七日得也

왕필 주우레[]가 뜻이 됨은, 위엄이 게으른 자들을 놀라게 하고 태만한 자들을 엄숙하고 단정하게 함이다. 초구(初九)가 그 임무를 주간하는데 육2(六二)가 타고 있어서 우레[]가 오면 위태로워 그 재물을 잃고 그 처하는 곳을 잃는다. 그러므로 우레[]가 오니 위태로워 많은 재물을 잃는다.”라고 말했다. ()은 어조사(語助辭)이다. ()는 자본(資本)과 재화(財貨)이며 양식(糧食)으로 쓰이는 등속이다. 패역(悖逆)을 범하여 죽임을 당하고 응()이 없는데도 가면 가는데에 집이 없고, 위엄이 크게 행해져서 남[사물]이 받아들임이 없고 양식이 없어서 달아나는데, 비록 다시 구릉과 험한 곳을 뛰어넘지만 반드시 궁핍함에 곤액을 당하여 7일을 지나지 못하기 때문에 쫓아가지 말라, 7일 만에 얻는다.”라고 말한 것이다.

象曰震來厲乘剛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우레[]가 오니 위태로움은, 굳셈을 올라탔음이다."

 

六三蘇蘇震行无眚

육삼(六三)은 우레[]가 되살아나니, 진동(震動)을 행하여 재앙이 없어진다.

王弼 注 不當其位位非所處故懼蘇蘇也而无乘剛之逆故可以懼行而无眚也

왕필 주그 지위가 마땅하지 않고 자리가 처할 곳이 아니기 때문에 두려움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굳셈을 거스르고 올라탐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을 행함으로써 재앙이 없어질 수 있음이다.

象曰震蘇蘇位不當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우레[]가 되살아남은, 지위가 마땅하지 않음이다.”

 

九四遂泥

구사(九四)는 우레[]가 진흙에 빠진다.

王弼 注 處四陰之中居恐懼之時為眾陰之主宜勇其身以安於眾若其震也遂困難矣履夫不正不能除恐使物安己德未光也

왕필 주네 음()의 가운데에 처하고 두려워 무서워하는 때에 거주하며 여러 음()의 주체가 되었으니, 마땅히 그 자신을 용감히 함으로써 무리를 편안히 하는데, 그 우레[]에 같이하면 드디어 곤란해진다. 그 바르지 못한 자리를 밟고 두려움을 잘 제거하여 남[사물]으로 하여금 자기를 편안히 여기게 하지 못하니, ()이 아직 빛나지 못한 것이다.

象曰震遂泥未光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우레가 진흙에 빠짐은, 아직 빛나지 못함이다.”

 

六五震往來厲億无喪, 有事

육오(六五)는 우레가 오고가니 위태롭지만, 많이 잃음은 없으며 일은 있으리라

王弼 注 往則无應來則乘剛恐而往來不免於危夫處震之時而得尊位斯乃有事之機也而懼往來將喪其事故曰億无喪有事也

왕필 주가면 응()이 없고 오면 굳셈을 올라타며 두려워하면서 오고가니 위태함을 면하지 못한다. 그가 진동하는 때에 처하면서도 높은 지위를 얻으니 이는 일의 기회가 있다. 그런데 두려움이 왕래하는데 장차 그 일을 잃기 때문에 "많이 잃음은 없으며 일은 있다."라고 말했다.

象曰震往來厲危行也其事在中大无喪也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우레가 오고가니 위태로움은, 위태로움이 행해짐이다. 그 일의 가운데에 있으니 큰 잃음은 없음이다.”

王弼 注 大則无喪往來乃危也

왕필 주면 잃음이 없으나 오고가면 마침내 위태롭다.

 

上六震索索視矍矍征凶震不于其躬于其鄰无咎婚媾有言

상육(上六)은 우레가 찾고 찾는데 두리번거리며 보니 가면 흉하고, 진동이 그 몸에 미치지 않고 그 이웃에 미치면 허물이 없지만 혼인하는 짝이 의심하는 말을 한다

王弼 注 處震之極極震者也居震之極求中未得故懼而索索視而矍矍无所安親也已處動極而復征焉凶其宜也若恐非己造彼動故懼懼鄰而戒合於備豫故无咎也極懼相疑故雖婚媾而有言也

왕필 주우레의 꼭대기에 처하니 우레에 꼭대기인 자이다. 우레의 꼭대기에 거주하고 가운데[]를 구했는데 얻지를 못했기 때문에 두려워 하면서도 찾고 찾는데 보면서 두리번거리니 편안하고 친한 곳이 없다. 이미 움직임의 꼭대기에 처했는데 다시 그곳에 가니 마땅히 흉하다. 만약 두려움이 자기가 만듦이 아닌데도 저 움직이는 연고(緣故)가 두려우면 이웃이 두려워하면서 경계하여 미리 준비함에 부합하기 때문에 허물이 없음이다. 두려움의 꼭대기는 서로 의심하기 때문에 비록 혼인하는 짝인데도 의심하는 말이 있다.

象曰震索索未得中也雖凶无咎畏鄰戒也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우레가 찾고 찾음은, 가운데[]를 얻지 못했음이다. 비록 흉하지만 허물이 없음은, 두려운 이웃이 경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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