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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經)』

≪소아(小雅) 제6 보전지습(甫田之什)≫

◎ 217. 기변(頍弁, 우뚝한 고깔)

【毛詩 序】 《頍弁》,諸公刺幽王也。暴戾無親,不能宴樂同姓,親睦九族,孤危將亡,故作是詩也。

【모시 서】 <기변(頍弁)>은 여러 공(公)들이 유왕(幽王)을 풍자한 것이다. 포악하고 사나워 친한 이가 없어, 동족끼리만 잔치를 즐기고 일가친척과 친목을 잘하지 못하여 외롭고 위태로워 장차 망하기 때문에 이 시(詩)를 지은 것이다.

 

有頍者弁、實維伊何。

(유기자변, 실유이하)

우뚝한 가죽 고깔 정말로 이분이 누구 신가

爾酒既旨、爾殽既嘉。

(이주기지, 이효기가)

그대의 맛있는 술이 있고 좋은 안주 있는데

豈伊異人、兄弟匪他。

(개이이인, 형제비타)

어찌 다른 사람일까 다름 아닌 형제들이네

蔦與女蘿、施于松柏。

(조여여라, 시우송백)

담쟁이 겨우살이 소나무 잣나무에 뻗어가네

未見君子、憂心弈弈。

(미견군자, 우심혁혁)

군자를 만나지 못해 근심하는 마음 컸는데

既見君子、庶幾說懌。

(기견군자, 서기열역)

군자를 만나 보니 여럿이 즐거워 기뻐하네

 

有頍者弁、實維何期。

(유기자변, 실유하기)

우뚝한 가죽 고깔 정말로 무슨 기약인가

爾酒既旨、爾殽既時。

(이주기지, 이효기시)

그대의 맛있는 술 있고 때맞은 안주 있는데

豈伊異人、兄弟具來。

(개이이인, 형제구내)

어찌 다른 사람일까 형제들이 모두 왔다네

蔦與女蘿、施于松上。

(조여녀나, 시우송상)

담쟁이와 겨우살이 소나무 위에 뻗어가네

未見君子、憂心怲怲。

(미견군자, 우심병병)

군자를 만나지 못해 근심하는 마음 심한데

既見君子、庶幾有臧。

(기견군자, 서기유장)

군자를 만나 보니 여럿이 마음이 안정되네

 

有頍者弁、實維在首。

(유기자변, 실유재수)

우뚝한 가죽 고깔 실로 머리에 씌워 있구나

爾酒既旨、爾殽既阜。

(이주기지, 이효기부)

그대의 맛있는 술 있고 풍성한 안주 있는데

豈伊異人、兄弟甥舅。

(개이이인, 형제생구)

어찌 다른 사람일까 형제들과 숙질들이라네

如彼雨雪、先集維霰。

(여피우설, 선집유산)

큰 눈이 내릴 적에는 먼저 싸락눈 내리듯이

死喪無日、無幾相見。

(사상무일, 무기상견)

언제 죽을지 모르고 서로 만날 날 거의 없어

樂酒今夕、君子維宴。

(낙주금석, 군자유연)

이 밤에 술을 즐기며 군자들이 잔치를 하네

 

《頍弁》三章,章十二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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