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경 왕필(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55장
含德之厚, 比於赤子.
蜂蠆虺蛇不螫, 猛獸不據,
攫鳥不搏, 骨弱筋柔而握固.
未知牝牡之合而全作, 精之至也,
終日號而不嗄, 和之至也.
知和曰常, 知常曰明,
益生曰祥, 心使氣曰强.
物壯則老謂之不道, 不道早已.
덕을 두텁게 머금으면 갓난아이에 비유된다.
벌과 전갈이나 뱀들도 쏘지 않고, 사나운 짐승도 덤비지 않으며,
새가 움켜채어 잡지 않고 뼈가 약하고 힘줄이 부드러워도 단단히 움켜쥔다.
암수의 합함을 알지 못하면서도 온전히 지어냄은 정기가 지극함이고,
종일 부르짖어도 목이 잠기지 않음은 어울림이 지극함이다.
어울림이 지혜로움을 항상함이라 말하고 늘 지혜로움을 밝음이라 말하며,
삶을 더하려 함을 재앙이라 말하고 마음의 기운을 부림을 강함이라 말한다.
사물이 장성하면 늙어짐을 일컫기를 도가 아니라 하며 도가 아니면 일찍 그친다.
◎ 도덕경 55장/왕필(王弼)注
ㅡ 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含德之厚,比於赤子。蜂蠆虺蛇不螫,猛獸不據,攫鳥不搏。
<덕을 두텁게 머금음을 갓난아이에 비유한다. 벌과 전갈이나 뱀들도 쏘지 않고, 사나운 짐승도 덤비지 않으며, 새가 움켜채어 잡지 않는다.>
【王弼 注】 赤子 無求無欲,不犯眾物,故毒蟲之物無犯之人也。舍德之厚者,不犯於物,故無物以損其全也。
【왕필 주】 갓난아이는 구함이 없고 바램도 없으며 여러 사물을 범하지 않기 때문에 독 벌래의 사물도 범함이 없는 사람이다. 덕을 두텁게 버리는 이는 사물을 범하지 않기 때문에 사물을 없이함으로써 온전하게 덜어낸다.
骨弱筋柔而握固。
<뼈가 약하고 힘줄이 부드러워도 단단히 움켜쥔다.>
【王弼 注】 以柔弱之故. 故握能周固。
【왕필 주】 부드럽고 약함으로서 그러함이다. 그러므로 움켜쥐기를 두루 단단히 잘한다.
未知牝牡之合而全作,
<암수의 합해짐을 알지 못하면서도 온전히 지어냄은,>
【王弼 注】 作,長也。無物以損其身,故能全長也。言含德之厚者,無物可以損其德,渝其真,柔弱不爭而不摧折者,皆若此也。
【왕필 주】 작(作)은 자람이다. 사물을 없이함으로써 그 몸을 덜어내기 때문에 온전하게 잘 자란다. 덕을 두텁게 머금은 이는 사물을 없이함을 그 덕을 덜어냄으로서 할 수 있다. 그 참됨이 변함은 부드럽고 약함이 다투지 않으면서 밀치거나 꺽지않는 것은 모두 이와 같다.
精之至也。終日號而不嗄,
<정기가 지극함이며, 종일 부르짖어도 목이 잠기지 않음은 >
【王弼 注】 無爭欲之心,故終日出聲而不嗄也。
【왕필 주】 다투려고 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종일 소리 내면서도 목이 잠기지 않는다.
和之至也。知和曰常,
<어울림이 지극함이다. 어울림을 앎을 항상함이라 말하고, >
【王弼 注】 物以和為常,故知和則得常也。
【왕필 주】 사물은 어울림으로써 항상하게 되기 때문에 어울림을 알면 항상함을 얻는다.
知常曰明。
<항상함을 앎을 밝음이라 말하며, >
【王弼 注】 不皦不昧,不溫不涼,此常也。無形不可得而見,曰明也。
【왕필 주】 희지 않고 어둡지도 않으며, 따듯하지 않고 서늘하지도 않는데, 이것이 항상함이다. 모양을 없이해야 얻어 볼 수가 없음을 밝음이라 말한다.
益生曰祥。
<삶을 더하려 함을 재앙(災殃)이라 말하고, >
【王弼 注】 生不可益,益之則夭也。
【왕필 주】 삶은 더 할 수가 없으며 더해진다면 요절(夭折)한다.
心使氣曰強。
<마음의 기운을 부림을 강함이라 말한다.>
【王弼 注】 心宜無有,使氣則強。
【왕필 주】 마음은 있음이 없어야 마땅한데 기운을 부리면 강함이다.
物壯則老 謂之不道,不道早已。
<사물이 장성하면 늙어짐을 일컫기를 도가 아니라 하는데, 도가 아니면 일찍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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