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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經)』

≪소아(小雅) 제4 절남산지습(節南山之什)≫

194. 우무정(雨無正, 끝없이 내리는 비)

【毛詩 序】 《雨無正》,大夫刺幽王也。雨自上下者也,眾多如雨,而非所以為政也。

【모시 서】 <우무정(雨無正)>은 대부(大夫)가 유왕(幽王)을 풍자한 것이다. 비는 위에서 내려오는 것인데, 많은 무리가 비와 같았으나 [올바른] 정사를 하는 바는 아니었다.

 

浩浩昊天、不駿其德。

(호호호천, 하준기덕)

넓고 넓은 하늘이 그 덕을 크게 아니하시네

降喪飢饉、斬伐四國。

(강상기근, 참벌사국)

죽임과 기근을 내려 온 나라를 베고 벌하네

旻天疾威、弗盧弗圖。

(민천질위, 불려불도)

하늘이 떨친 위엄은 염려하지도 바르지도 않고

舍彼有罪、既伏其辜。

(사피유죄, 기복기고)

저 죄 지은이를 버려두고 허물을 덮어주었고

若此無罪、淪胥以鋪。

(약차무죄, 륜서이포)

이처럼 죄 없는데 모두를 고통 속에 빠뜨렸네

 

周宗既滅、靡所止戾。

(주종기멸, 미소상려)

주나라 종가는 이미 망해 머무를 곳이 없으니

正大夫離居、莫知我勩。

(정대부리거, 막지아예)

정직한 대부가 떠나서 우리 괴로움 알지 못하네

三事大夫、莫肯夙夜。

(삼사대부, 막긍숙야)

삼경과 대부들은 밤낮으로 즐겨 일하지 않고

邦君諸侯、莫肯朝夕。

(방군제후, 막긍조석)

제후국 군주들도 아침저녁으로 즐겨하지 않네

庶曰式臧、覆出為惡。

(서왈식장, 복출위악)

착해지기를 바라는데 도리어 악하게만 한다네

 

如何昊天。辟言不信。

(여하호천, 벽언불신)

어찌하여 하늘은 법도의 말을 믿지 않으시는가

如彼行邁、則靡所臻。

(여피행매, 칙미소진)

저들 같이 멀리 가면 이를 곳이 없어지는데

凡百君子、各敬爾身。

(범백군자, 각경이신)

모든 군자들은 각자 그대들 몸을 조심하시라

胡不相畏、不畏于天。

(호불상외, 불외우천)

어찌 서로 두려워 않으며 하늘에 두려워 않는가

 

戎成不退、飢成不遂。

(융성불퇴, 기성불수)

병란이 물러가지 않고 기아가 그치지 않는데

曾我御、憯憯日瘁。

(증아설어, 참참일췌)

임금님 모신 우리는 시름에 겨워 초췌해지네

凡百君子、莫肯用訊。

(범백군자, 막긍용신)

모든 군자들은 바르게 아뢰려고 하지 않고

聽言則答、譖言則退。

(청언칙답, 참언칙퇴)

듣기좋은 말이면 답하고 거슬리면 돌아서네

 

哀哉不能言、匪舌是出、維躬是瘁。

(애재불능언, 비설시출, 유궁시췌)

슬프도다 말못하는데 혀는 꺼내지 못하고 오직 몸만 초췌해지네

哿矣能言、巧言如流、俾躬處休。

(가의능언, 교언여류, 비궁처휴)

좋겠구나 말잘해서 교묘한 말 흐르듯하여 몸이 편히 지낸다네

 

維曰于仕、孔棘且殆。

(유왈여사, 공극차태)

오직 벼슬살이 한다면서 험하고도 위태로운데

云不可使、得罪于天子。

(운불가사, 득죄우천자)

일할 수가 없다고 말하면 천자에게 죄를 얻고

亦云可使、怨及朋友。

(역운가사, 원급붕우)

또 일을 해내면 동료 친구에게 원망을 받네

 

謂爾遷于王都、曰予未有室家。

(위이천우왕도, 왈여미유실가)

왕도로 옮겨가라 말하면 우리 집안이 없다하고

鼠思泣血、無言不疾。

(서사읍혈, 무언불질)

근심에 피눈물 흘리며 아프지 않은 말이 없네

昔爾出居、誰從作爾室。

(석이출거, 수종작이실)

예적에 그대 나가 살아도 누가 집을 지어주던가

 

《雨無正》七章,二章章十句,二章章八句,三章章六句。

 

 

◎ 譯註 1: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춘추좌전(春秋左傳)』 소공(昭公) 8년 전(傳)에 진(晉)나라의 현자(賢者)인 숙향(叔向)이 『시경(詩經)』 《우무정(雨無正)》을 인용하여 진(晉)나라 악사(樂師)인 사광(師曠)의 말이 군자다웠다고 평가를 하였다.>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昭公 八年》

[傳] 八年春, 石言于晉魏楡. 晉侯問於師曠曰, “石何故言?” 對曰, “石不能言, 或馮焉. 不然, 民聽濫也. 抑臣又聞之曰, ‘作事不時, 怨讟動于民, 則有非言之物而言.’ 今宮室崇侈, 民力彫盡, 怨讟並作, 莫保其性, 石言, 不亦宜乎?”

『춘추좌전(春秋左傳)』 소공(昭公) 8년 봄에 진(晉) 나라 위유(魏楡)에서 돌이 말을 하였다. 진(晉)나라 제후가 사광(師曠)에게 묻기를 ‘돌이 무슨 까닭에 말을 하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돌은 말을 못하지만 혹 그 곳[돌]에 말이 붙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백성들이 잘못 들었습니다. 신(臣)이 조심스럽게 또 그 말을 듣었는데, '역사(役事)를 철에 맞지 않게 일으켜서, 원망과 비방이 백성들에게서 일어나면 말하지 못하는 물건이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궁실(宮室)을 사치스럽게 높이면, 백성들의 힘이 다 고갈(枯渴)되어 원망과 비방이 함께 일어나 그[돌]의 본성을 보존하지 못 하고 돌이 말을 하니 또한 당연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였다.

於是晉侯方築虒祁之宮, 叔向曰, “子野之言君子哉! 君子之言, 信而有徵, 故怨遠於其身. 小人之言, 僭而無徵, 故怨咎及之. 詩曰‘哀哉不能言, 匪舌是出, 唯躬是瘁. 哿矣能言, 巧言如流, 俾躬處休’, 其是之謂乎! 是宮也成, 諸侯必叛, 君必有咎, 夫子知之矣.”

이 때에 진(晉)나라 제후가 사기(虒祁)땅에 궁(宮)을 짓는 중이었다. 숙향(叔向)이 말하기를 “자야(子野: 師曠)의 말이 군자(君子) 답도다. 군자(君子)의 말은 성실하여서 징험(徵驗)이 있기 때문에 원망이 그 몸에서 멀고, 소인(小人)의 말은 주제넘어서 징험이 없기 때문에 원망과 허물이 미치는 것이다. 『시(詩)』 《우무정(雨無正)》에 말하기를 ‘슬프도다 말못하는데 혀는 꺼내지 못하고 오직 몸만 초췌해지네, 좋겠구나 말잘해서 교묘한 말 흐르듯하여 몸이 편히 지낸다네’고 하였으니, 그는 이것을 말한 듯하다. 이 궁(宮)이 완성되면 제후(諸侯)가 반드시 배반하고 군주는 반드시 재앙이 있음을 부자[夫子(師曠)]가 그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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