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경 왕필주(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28장
知其雄, 守其雌, 爲天下谿,
爲天下谿, 常德不離, 復歸於嬰兒.
知其白, 守其黑, 爲天下式,
爲天下式, 常德不忒, 復歸於無極.
知其榮, 守其辱, 爲天下谷,
爲天下谷, 常德乃足, 復歸於樸,
樸散則爲器, 聖人用之, 則爲官長, 故大制不割.
그 남성다움을 알고 그 여성스러움을 지키면 천하의 시냇물이 된다.
천하의 시냇물이 되면 항상 덕이 떠나지 않으니 다시 갓난아기로 돌아간다.
그 밝음을 알고 그 잠잠함을 지키면 천하의 법식이 된다.
천하의 법식이 되면 항상 덕이 어긋나지 않으니 다시 끝 없는 데로 돌아간다.
그 영화로움를 알고 그 욕됨을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천하의 골짜기가 되면 항상 덕이 이에 족하니 다시 통나무로 되돌아간다.
통나무를 깍으면 그릇이 되는데, 성인이 사용하면 관청의 우두머리가 되기 때문에 큰 제도는 끊어지지 않는다.
◎ 도덕경 왕필(王弼)注/28장
○ 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玄學, 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知其雄,守其雌,為天下谿。為天下谿,常德不離,復歸於嬰兒。
<그 남성다움을 알고 그 여성스러움을 지키면 천하의 시냇물이 된다. 천하의 시냇물이 되면 항상 덕이 떠나지 않으니 다시 갓난아기로 돌아간다.>
【王弼 注】 雄,先之屬;雌,後之屬也。知為天下之先也,必後也,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也。谿不求物而物自歸之,嬰兒不用智而合自然之智。
【왕필 주】 웅(雄)은 먼저 가는 무리이고, 자(雌)는 뒤에 가는 무리이다. 천하의 먼저를 알면 반드시 뒤 해야 하는데, 이로서 성인은 자신을 뒤로 하는데도 자신이 먼저 된다. 시내는 사물을 구하지 않는데도 사물이 스스로 그곳에 되돌아 가고 갓난아기는 지혜를 쓰지 않는데도 스스로 그러하는 지혜에 들어맞는다.
知其白,守其黑,為天下式。
<그 밝음을 알고 그 잠잠함을 지키면 천하의 법식이 된다. >
【王弼 注】 式,模則也。
【왕필 주】 식(式)은 법칙을 본뜸이다.
為天下式,常德不忒,
<천하의 법식이 되면 항상 덕이 어긋나지 않으니 >
【王弼 注】 忒,差也。
【왕필 주】 특(忒)은 다름이다.
復歸於無極。
< 다시 끝 없는 데로 돌아간다.>
【王弼 注】 不可窮也。
【왕필 주】 다 할 수 없음이다.
知其榮,守其辱,為天下谷,為天下谷,常德乃足,復歸於樸。
<그 영화로움를 알고 그 욕됨을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천하의 골짜기가 되면 항상 덕이 이에 족하니 다시 통나무로 되돌아간다. >
【王弼 注】 此三者,言常反終,後乃德全其所處也。下章雲,反者道之動也。功不可取,常處其母也。
【왕필 주】 이 세가지[谿, 式, 谷]라는 것은 항상 마침에서 돌아온 뒤에 이에 덕이 온전하게 그 곳에 처한다. 아래 장[제 40장]에 이르기를 "돌아온다는 것은 도의 움직임이다."라고 했다. 공로를 취할 수 없고 항상 그 어머니 됨에 처한다.
樸散則為器,聖人用之,則為官長,<통나무를 깍으면 그릇이 되는데, 성인이 사용하면 관청의 우두머리가 되기 때문에 큰 제도는 끊어지지 않는다. >
【王弼 注】 樸,真也。真散則百行出,殊類生,若器也。聖人因其分散,故為之立官長。以善為師,不善為資,移風易俗,復使歸於一也。
【왕필 주】 박(樸)은 참됨이다. 참됨을 흩으면 백가지 행함이 나와서 다른 부류가 생겨나니 그릇과 같음이다. 성인이 그 나누어 흩어짐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관청의 우두머리로 서게 된다. 선함으로서 스승을 삼고 선하지 않음을 자본으로 삼으며 풍류를 옴기고 민속을 바꾸어 다시 하나로 되돌아가게 한다.
故大制不割。<때문에 큰 제도는 끊어지지 않는다. >
【王弼 注】 大制者,以天下之心為心,故無割也。
【왕필 주】 큰 제도라는 것은 그로서 천하의 마음을 마음으로 삼기 때문에 끊어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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