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경 왕필주(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27장
善行無轍跡,
善言無瑕讁,
善數不用籌策,
善閉無關楗而不可開,
善結無繩約而不可解.
是以聖人常善救人, 故無棄人,
常善救物, 故無棄物, 是謂襲明.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不善人者, 善人之資,
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是謂要妙.
착한 행함은 바퀴의 자취가 없고,
착한 말은 허물을 꾸짖음이 없으며,
계산을 잘하면 산가지를 사용하지 않고,
잘 닫으면 빗장을 닫음이 없는데도 열 수가 없으며,
잘 묶으면 끈을 묶음이 없는데도 풀 수가 없다.
이로서 성인은 항상 사람을 잘 구원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사람이 없고,
항상 사물을 잘 구제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사물이 없으며, 이를 '밝음을 입는다'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착한 사람은 착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고,
착하지 않은 사람은 착한 사람의 자본이며,
그 스승을 귀하게 아니하고 그 자본을 아끼지 않으면,
비록 지혜로워도 크게 미혹되는데, 이를 '묘함의 요체'라고 말한다.
◎ 도덕경 왕필(王弼)注/27장
ㅡ 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玄學, 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善行無轍跡,
<착한 행함은 바퀴의 자취가 없고, >
【王弼 注】 順自然而行,不造不始,故物得至而無轍跡也。
【왕필 주】 스스로 그러함을 따라서 행하면, 짓지 않고 시작도 않기 때문에 사물이 이르름을 얻어도 수레바퀴의 자취가 없다.
善言無瑕讁;
<착한 말은 허물을 꾸짖음이 없으며, >
【王弼 注】 順物之性,不別不析,故無瑕讁可得其門也。
【왕필 주】 사물의 본성을 따르면, 나누지 않고 쪼개지도 않기 때문에 그 문을 얻을 수 있어도 허물을 꾸짖음이 없다.
善數不用籌策;
<계산을 잘하면 산가지를 사용하지 않고, >
【王弼 注】 因物之數不假形也。
【왕필 주】 사물의 셈함을 말미암아 모양을 허물하지 않는다.
善閉無關楗而不可開,善結無繩約而不可解。
<잘 닫으면 빗장을 닫음이 없는데도 열 수가 없으며, 잘 묶으면 끈을 묶음이 없는데도 풀 수가 없다.>
【王弼 注】 因物自然,不設不施,故不用關楗繩約而不可開解也。此五者皆言不造不施,因物之性,不以形制物也。
【왕필 주】 사물이 스스로 그러함을 말미암아, 진설하지 않고 베플지도 않기 때문에 빗장을 닫고 끈을 묶지 않았는데도 열거나 풀 수 없음이다. 이 다섯가지[行,言,數,閉,結]는 모두 짓지 않고 시작도 않으며, 사물의 본성을 말미암아 모양으로 사물을 제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是以聖人常善救人,故無棄人;
<이로서 성인은 항상 사람을 잘 구원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사람이 없고, >
【王弼 注】 聖人不立形名以檢於物,不造進向以殊棄不肖,輔萬物之自然而不為始,故曰無棄人也。不尚賢能,則民不爭,不貴難得之貨,則民不為盜,不見可欲,則民心不亂。常使民心無欲無惑,則無棄人矣。
【왕필 주】 성인은 모양의 이름을 세워서 만물을 검사하지 않고, 지어서 나아가는 방향으로서 담지 않은 뛰어남을 버리지 않으며, 만물의 스스로 그러함을 도와서 시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말하기를 "사람을 버림이 없다"라고 했다. 오히려 현명함을 잘하지 않는다면 백성이 다투지 않고, 어렵게 얻은 재화를 귀하게 않으면 백성이 도적질하지 않으며, 하고싶은 욕심을 나타내지 않으면 백성의 마음이 혼란하지 않고, 항상 백성의 마음이 욕심없고 의심이 없게 한다면 사람을 버림이 없게 된다.
常善救物,故無棄物,是謂襲明。故善人者,不善人之師;
<항상 사물을 잘 구제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사물이 없으며, 이를 '밝음을 입는다'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착한 사람은 착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고, >
【王弼 注】 舉善以師不善,故謂之師矣。
【왕필 주】 착함을 들어서 착하지 않음을 스승하기 때문에 일컫기를 스승이라 하였다.
不善人者,善人之資。
<착하지 않은 사람은 착한 사람의 자본이며,>
【王弼 注】 資,取也。善人以善齊不善,以善棄不善,故不善人善人之所取也。
【왕필 주】 자(資)는 취함이다. 착한 사람은 착함으로서 착하지 않음을 가지런히 하고, 착함으로서 착하지 않음을 버리기 때문에 착하지 않은 사람이 착한 사람을 취하는 바이다.
不貴其師,不愛其資,雖智大迷,
<그 스승을 귀하게 아니하고 그 자본을 아끼지 않으면, 비록 지혜로워도 크게 미혹되는데, >
【王弼 注】 雖有其智,自任其智,不因物,於其道必失, 故曰,雖智大迷。
【왕필 주】 비록 지혜가 있더라도, 스스로 그 지혜에 임하며 사물을 말미암지 않으면 그 도에는 반드시 잃기 때문에 말하기를 "비록 지혜로워도 크게 미혹된다."라고 했다.
是謂要妙。
<이것을 '묘함의 요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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