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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필 주역주

○ 왕필(王弼.226~249)

()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일찍 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29. 감괘(坎卦)[卦象:중수감]

☵ 坎上

☵ 坎下

[.]이 아래에 있고[.]이 또 위에 있다.

 

習坎,

험함()을 거듭함은,

 王弼 注 險陷之名也謂便習之

왕필 주(, 구덩이 감), 험함에 빠짐의 이름이다. (, 익힐 습), 거듭하여서 편함을 말한다.

有孚 維心亨

믿음이 있으니 오직 마음이 형통하고

王弼 注 剛正在內有孚者也陽不外發而在乎內心亨者也

왕필 주굳세고 바름이 안에 있으니 믿음이 있는 것이다. ()이 밖에 나오지 않으면서 안에 있으니 마음이 형통한 것이다.

行有尚

행함에 높임이 있다.

王弼 注 內亨外闇內剛外順以此行險行有尚也

왕필 주안이 형통하고 밖이 어두우며 안이 굳세고 밖이 순하니 이로써 험함을 행하면 행함에 높임이 있음이다.

 

習坎重險也

단전(彖傳)에서 말하였다. "습감(習坎)은 거듭 험함이며,

 王弼 注 坎以險為用故特名曰重險言習坎者習乎重險也

왕필 주()은 험함으로써 사용을 하기 때문에 특히 이름을 "거듭 험함[重險]"이라 말했다. 습감(習坎)이라 말한 것은 거듭 험함을 익힘이다.

水流而不盈行險而不失其信

물이 흘러가는데 가득차지 않고 험함을 행하는데도 그 믿음을 잃지 않는다.

 王弼 注 險峭之極故水流而不能盈也處至險而不失剛中行險而不失其信者習坎之謂也

왕필 주가파른 험함의 꼭대기이기 때문에 물이 흘러가는데도 잘 차지 않는다. 험함에 이르러 처하면서 굳셈의 가운데를 잃지 않고 험함을 행하면서도 그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은 습감(習坎)을 일컬음이다.

維心亨乃以剛中也行有尚往有功也

마음이 형통함은 이에 굳셈으로써 가운데 함이고, 행함에 높임이 있음은 가면 공()이 있음이다.

 王弼 注 便習於坎而之坎地盡坎之宜故往必有功也

왕필 주()을 편하게 익혀서 빠지는 땅에 감이니 빠짐의 마땅함을 다했기 때문에 가면 반드시 공()이 있음이다.

天險不可升也

하늘의 험함은 오를 수가 없고,

 王弼 注 不可得升故得保其威尊

왕필 주오를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위엄과 높음을 보존한다.

地險山川丘陵也

땅이 험한 산천(山川)과 작고 큰 언덕은

王弼 注 有山川丘陵故物得以保全也

왕필 주산천(山川)과 작고 큰 언덕이 있기 때문에 사물이 그로써 온전하게 보존됨이다.

王公設險以守其國

왕과 공이 험함을 만들어 그로써 그 나라를 지키니,

 王弼 注 國之為衛恃於險也言自天地以下莫不須險也

왕필 주나라를 지키게 됨은 험함에 의지(依支)한다. 하늘과 땅 이하로는 모름지기 험하지 않음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險之時用大矣哉

험함의 쓰이는 때가 크도다!"

 王弼 注 非用之常用有時也

왕필 주항상 쓰임이 아니고 쓰임은 때가 있다.

 

水洊至習坎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물이 연거푸 이르름이 습감(習坎)이니

王弼 注 重險懸絕故水洊至也不以坎為隔絕相仍而至習乎坎也

왕필 주험함을 거듭 끊고 매달기 때문에 물이 연거푸 이르른다. 험함으로써 간격을 끊으려 하지 않고 서로 거듭하여서 이르르니 험함을 거듭함이다.

君子以常德行習教事

군자가 그로써 항상 덕을 행하고 가르치는 일을 거듭한다."

 王弼 注 至險末夷教不可廢故以常德行而習教事也習於坎然後乃能不以險難為困而德行不失常也故則夫習坎以常德行而習教事也

왕필 주지극히 험함이 평평하지 않으니 가르침을 폐지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로써 항상 덕()을 행하면서 가르치는 일을 거듭한다. 험함을 거듭한 연후에 마침내 험난함으로써 잘 곤궁하게 되지 않으면서 덕을 행함을 항상 잃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험함을 익히고 그로써 항상 덕()을 행하면서 가르치는 일을 거듭함이다.

 

 

初六習坎入于坎窞

초육(初六)은 험함이 거듭하여 험함의 구덩이에 들어가니 흉하다.

王弼 注 習坎者習為險難之事也最處坎底入坎窞者也處重險而復入坎底其道凶也行險而不能自濟習坎而入坎窞失道而窮在坎底上无應援可以自濟是以凶也

왕필 주험함이 거듭함[習坎]이라는 것은, 험난한 일을 거듭 실천함이다. 가장 험함[]의 밑바닥에 처하고 험함의 구멍에 들어가는 것이다. 거듭 험함에 처하면서 다시 험함의 밑바닥에 들어가니 그 도()가 흉함이다. 험함을 행하면서 스스로 잘 건너지 못하니 험함이 거듭하면서 험함의 구멍에 들어가고 도()를 잃고서 곤궁하게 험함의 밑바닥에 있는데, 위쪽에 자신을 구제해줄 응()이 없으니, 이로써 흉한 것이다.

習坎入坎失道凶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험함이 거듭하여 험함에 들어감은, ()를 잃어서 흉함이다."

 

九二坎有險求小得

구이(九二)는 구덩이가 험함이 있으나, 구하면 조금 얻는다.

王弼 注 履失其位故曰坎上无應援故曰有險坎而有險未能出險之中也處中而與初三相得故可以求小得也初三未足以為援故曰小得也

왕필 주밟은 그 지위를 잃기 때문에 "구덩이[]"라고 말하고, 위쪽에 응원이없기 때문에 "험함이 있다."라고 말했다. 구덩이면서 험함이 있음은 아직 험함의 가운데에서 잘 나오지 못했음이다. 가운데 처하면서 초육(初六)과 육3(六三)의 도움을 얻었기 때문에 구함을 조금은 얻을 수 있다. 초육(初六)과 육3(六三)이 응원을 함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얻는다."라고 말했다.

求小得未出中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구함을 조금 얻음은, 아직 [험한]가운데를 나오지 못했음이다."

 

六三來之坎坎險且枕入于坎窞勿用

육삼(六三)은 오고 가면서 구덩이에 빠지고, 험함이 또 가로막아 구덩이의 구멍에 들어가니, 쓰지 말라.

王弼 注 既履非其位而又處兩坎之間出則之坎居則亦坎故曰來之坎坎也枕者枝而不安之謂也出則无之處則无安故曰險且枕也來之皆坎无所用之徒勞而已

왕필 주이미 밟은데가 그 지위가 아니면서 또 양쪽 구덩이 사이에 처하며 나가면 구덩이이고 머물러도 또한 구덩이이기 때문에 "오고 가면서 구덩이에 빠지고"라고 말했다. (, 베개 침)이라는 것은, 가로막아서 편안하지 못함을 말하며, 나가면 갈데가 없고 처하면 편안함이 없기 때문에 험함이 또 가로막아라고 말했다. 오고 가는데 모두 구덩이니 사용을 할 곳이 없고 무리가 수고로울 뿐이다.

來之坎坎終无功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오고 가는데 구덩이에 빠짐은 끝내 공()이 없음이다."

 

六四樽酒簋貳用缶納約自牖終无咎

육사(六四)는 동이 술과 제기 두 개를 질그릇으로 써서, 들창으로부터 약소하게 들이면 마침은 허물이 없다

 王弼 注 處重險而履正以柔居柔履得其位以承於五五亦得位剛柔各得其所不相犯位皆无餘應以相承比明信顯著不存外飾處坎以斯雖復一樽之酒二簋之食瓦缶之器納此至約自進於牖乃可羞之於王公薦之於宗廟故終无咎也

왕필 주거듭 험함에 처하면서 바름을 밟고 부드러움으로써 부드러움에 거주하며 그 지위를 얻어 밟고 그로써 구5(九五)를 받든다. 5(九五)가 또한 지위를 얻었고 굳셈과 부드러움이 각각 그 처소를 얻었는데 서로 지위를 범하지 않으니 모두 남어지 응()이 없음으로써 서로 친하여 받들고 믿음이 밝게 드러나 나타나서 밖에 꾸밈이 있지 않다. 이로써 구덩이에 처하면 비록 다시 한 동이의 술과 두 그릇의 음식을 질항아리의 그릇으로 지극히 약소하게 이를 들이고 스스로 들창에 나아가면 마침내 왕공(王公)에게 바칠 수 있고 종묘에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마침은 없는 것이다.

樽酒簋貳剛柔際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동이 술과 제기 두 개는, 굳셈과 부드러움이 교제함이다.”

王弼 注 剛柔相比而相親焉際之謂也

왕필 주굳셈과 부드러움이 서로 나란히 하면서 그곳에 서로 친하니 교제(交際)함을 말함이다.

 

九五坎不盈祗既平无咎

구오(九五)는 험함이 차지 않았지만 다만 이미 평평해야 허물이 없다

王弼 注 為坎之主而无應輔可以自佐未能盈坎者也坎之不盈則險不盡矣辭也為坎之主盡平乃无咎故曰祗既平无咎也說既平乃无咎明九五未免於咎也

왕필 주()의 주체가 되어서 자신을 보좌(輔佐)하여 도와줄 수 있는 응()이 없지만 험함이 잘 차지 않는 자이다. 험함이 차지 않음은 험함이 다하지 않았음이다. (,다만 지)는 어조사이다. ()의 주체가 되어서 평평함을 다하여야 비로소 허물이 없기 때문에 다만 이미 평평해야 허물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미 평평해져야 비로소 허물이 없음', 5(九五)가 허물을 면하지 못함이 밝음을 설명한 것이다.

坎不盈中未大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구덩이가 차지 않았음은, 가운데가 크지 못함이다."

 

上六係用徽纆寘于叢棘三歲不得

상육(上六)은 포승줄로 묶어 매어서 가시 덤불에 두었는데 삼년동안 얻지 못했으니 흉하다.

王弼 注 險陗之極不可升也嚴法峻整難可犯也宜其囚執寘于思過之地三歲險道之夷也險終乃反故三歲不得自脩三歲乃可以求復故曰三歲不得凶也

왕필 주험한 산비탈의 꼭대기라서 올라갈 수가 없고 엄한 법이 가지런히 높으니 범하기가 어렵다. 마땅히 그 죄수를 잡아 허물을 생각하는 자리에 둬야 한다. 3년은 험한 도()가 평탄해지며, 험함이 마치면 비로소 돌아오기 때문에 3년 동안 얻지 못했음이다. 스스로 3년을 닦다가 비로소 다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3년 동안 얻지 못하여 흉하다.”라고 말한 것이다.

上六失道凶三歲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상육(上六)이 도()를 잃어서, 삼년동안 흉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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