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
《맹자 장구(孟子章句)》
○ 조기(趙岐,108~201년, 漢)
동한(東漢) 때 사람인 조기(趙岐)가 《맹자》에 처음으로 주(注)를 달고 편장을 나누어 《맹자장구(孟子章句)》를 지었으며 송나라 때 손석(孫奭)이 소(疏)를 붙여 맹자주소(孟子注疏)를 지었으며 ≪맹자정의(孟子正義)≫라고도 한다.
진심(盡心)-上
1章
孟子曰:「盡其心者,知其性也。知其性,則知天矣。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마음을 다하는 자는 그 본성[性]을 알고, 그 본성을 알면 하늘을 알게 된다.>
【趙岐 注】: 性有仁、義、禮、智之端,心以製之,惟心為正。人能盡極其心,以思行善,則可謂知其性矣。知其性,則知天道之貴善者也。
【조기 注】: 본성[性]은 인(仁)、의(義)、예(禮)、지(智)의 실마리에 있는데, 마음으로써 그것[仁義禮智]을 짓고 오직 마음이 바르게 한다. 사람이 그 마음을 지극하게 다 잘하여 그로써 생각을 선(善)하게 행하면 그 본성[性]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본성[性]을 알면 천도(天道)의 귀함을 알고 선(善)한 것이다.
存其心,養其性,所以事天也。
<그 마음을 보존하여 그 본성을 기름은 하늘을 섬기는 방법이고,>
【趙岐 注】: 能存其心,養育其正性,可謂仁人。天道好生,仁人亦好生。天道無親,惟仁是與。行與天合,故曰所以事天也。
【조기 注】: 그 마음을 잘 보존하여 그 바른 본성을 길러서 자라나면 사람이 어질다고 말 할 수 있다. 하늘의 도[天道]는 삶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 또한 삶을 좋아하는데 천도(天道)는 친함이 없지만 오직 이에 어짊을 주어서 하늘에 더블어 행함이 부합하기 때문에 하늘을 섬기는 방법이라 말했음이다.
夭壽不貳,脩身以俟之,所以立命也。」
<요절하고 장수함을 둘로 하지 않고 자신을 닦아 그로써 그것[天命]을 기다림이 명(命)을 세우는 방법이다.”>
【趙岐 注】: 貳,二也。仁人之行,一度而已。雖見前人或夭或壽,終無二心改易其道。夭若顏淵,壽若邵公,皆歸之命。脩正其身,以待天命,此所以立命之本。
【조기 注】: 이(貳)는 둘이다. 어진 사람의 행함은 한 번일 뿐이다. 비록 사람이 혹 요절하고 혹 장수함을 앞에서 보고서도 끝내 그 도(道)를 두 마음으로 고쳐 바꿈이 없음이다. 요절[夭]은 안연(顏淵)과 같음이고 장수[壽]는 소공(邵公)과 같음인데 천명(天命)에 돌아 갔음이다. 그 자신을 바르게 닦고 그로써 천명을 기다리는데, 이는 천명의 근본을 세우는 방법이다.
진심(盡心)-上
2章
孟子曰:「莫非命也,順受其正。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명[命]이 아님이 없는데, 그것을 바르게 받아서 따라야 한다.>
【趙岐 注】: 莫,無也。人之終,無非命也。命有三名,行善得善曰受命,行善得惡曰遭命,行惡得惡曰隨命。惟順受命為受其正也已。
【조기 注】: 막(莫, 없을 막)은, 없음이다. 사람의 마침은 명(命)이 아님이 없으며, 명(命)은 세가지 이름이 있는데 선(善)을 얻어서 선을 행함은 받을 운명[수명(受命)]이라 말하고, 악(惡)을 얻어서 선을 행함은 만날 운명[조명(遭命)]이라 말하며, 악(惡)을 얻어서 악을 행함을 따를 운명[수명(隨命)]이라 말한다. 오직 수명(受命)을 따르며 그것을 바르게 받아 실천할 뿐이다.
是故知命者不立乎岩牆之下。盡其道而死者,正命也。
<이 때문에 명(命)을 아는 자는 험한 담장의 아래에 서지 않는다. 그 도(道)를 다하고서 죽은 자는 바른 명[正命]이지만, >
【趙岐 注】: 知命者欲趨於正,故不立於岩牆之下,恐壓覆也。盡脩身之道,以壽終者,得正命也。
【조기 注】: 명(命)을 아는 자는 바름을 붙쫓으려 하기 때문에 험한 담장의 아래에 서지 않는데 엎어져서 압사(壓死)함을 두려워함이다. 자신의 도(道)를 모두 닦고 그로써 수명을 마치는 것은 바른 명[正命]을 얻었음이다.
桎梏死者,非正命也。」
<형벌을 받아 죽은 자는 바른 명[正命]이 아니다.”>
【趙岐 注】: 畏壓、溺死,禮所不弔,故曰非正命也已。
【조기 注】: 무너질까 두려워함은, 빠져 죽음인데 예(禮)를 슬퍼하지 않은 바이기 때문에 바른 명[正命]이 아니라고 말함이다.
진심(盡心)-上
3章
孟子曰:「求則得之,舍則失之,是求有益於得也,求在我者也。<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구하면 얻게 되고 버리면 잃어버리는데, 이렇게 구함은 얻음에 유익함이 있으며, 나에게 있는 것을 구하는 것이다.>
【趙岐 注】: 謂脩仁行義,事在於我。我求則得,我舍則失,故求有益於得也。
【조기 注】: 어짊을 닦고 옳음을 행함은 나에게 있는 일을 말함이다. 나를 구하면 얻고 나를 버리면 잃기 때문에 구함은 얻음에 유익함이 있음이다.
求之有道,得之有命,是求無益於得也,求在外者也。」 <구하는 데에 도(道)가 있고 얻는 데에 명(命)이 있는데, 이렇게 구함은 얻음에 유익함이 없으며, 밖에 있는 것을 구하는 것이다.”>
【趙岐 注】: 謂賢者脩其天爵而人爵從之,故曰求之有道也。脩天爵者,或得或否,故曰得之有命也。爵祿須知己,知己者在外,非身所專,是以云求無益於得也,求在外者也。
【조기 注】: 현명한 자는 하늘의 벼슬을 닦아서 사람의 벼슬을 따르기 때문에 구하는 데에 도(道)가 있다고 말하였다. 하늘의 벼슬을 닦는다는 것은, 혹 얻지만 혹은 못 얻기 때문에 얻는 데에 명(命)이 있다고 말했다. 벼슬과 녹봉은 모름지기 자기를 앎이고 자기를 앎이란 것은 밖에 있어서 자신이 마음대로 하는 바가 아니며 이로써 이르기를 구함은 얻음에 유익함이 없고 밖에 있는 것을 구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진심(盡心)-上
4章
孟子曰:「萬物皆備於我矣。反身而誠,樂莫大焉。<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만사(萬事)는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다. 자신을 돌이켜보면서 성실하면 즐거움이 이보다 큼이 없고,>
【趙岐 注】: 物,事也。我,身也。普謂人為成人已往,皆備知天下萬物,常有所行矣。誠者實也。反自思其身所施行,能皆實而無虛,則樂莫大焉。
【조기 注】: 물(物)은 일이다. 아(我)는 자신이다. 보통 사람이 이전에 성인이 되었으면 모두 갖추어서 천하 만사(萬事)를 알고 항상 행하는 바가 있음을 말함이다. 성(誠, 정성 성)이라는 것은, 진실(眞實)함이다. 스스로 돌이켜 그 자신을 생각하여 시행하는 바를 모두 성실하게 잘하여서 빈 데가 없으면 즐거움이 이 보다 큼이 없음이다.
強恕而行,求仁莫近焉。」 <힘써서 용서(容恕)하면서 행하면 어짊[仁]을 구함에 이보다 가까움이 없다.”>
【趙岐 注】: 當自強勉以忠恕之道,求仁之術,此最為近也。
【조기 注】: 마땅히 스스로 강하게 힘써서 용서(容恕)의 도에 충실하며 어짊의 술수(術數)를 구하면 이는 [어짊에] 가장 가깝게 됨이다.
진심(盡心)-上
5章
孟子曰:「行之而不著焉,習矣而不察焉,終身由之而不知其道者,眾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행하면서 그것을 드러내지 못하고, 익히면서도 그것을 살피지 못하는데, 종신토록 말미암으면서도 그 도(道)를 모르는 자가 여럿이다.”>
【趙岐 注】: 人皆有仁義之心,日自行之無所愛,而不能著明其道以施於大事;仁妻愛子亦以習矣,而不能察知可推以為善;由,用也,終身用之,以為自然,不究其道可成君子:此眾庶之人也。
【조기 注】: 사람은 모두 인의(仁義)의 마음이 있는데, 날마다 스스로 행하면서 아끼는 바가 없으면서 그 도(道)를 가지고 큰 일을 베풀어 밝게 잘 드러내지 못하며, 어진 처가 자식을 사랑하고 또한 그로써 익히면서 미루어 그로써 선하게 됨을 알 수 있음을 앎을 잘 살피지 않는다. 유(由)는 쓰임이며, 종신토록 사용을 하면서 스스로 그러한다고 여기며 그 도를 군자는 이룰 수 있음을 연구하지 않는데, 이러한 무리는 보통 사람들이다.
진심(盡心)-上
6章
孟子曰:「人不可以無恥。<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부끄러움이 없어서는 안 되니, >
【趙岐 注】: 人不可以無所羞恥也。《論語》曰:「行己有恥。」
【조기 注】: 사람은 부끄러움을 부끄러워하는 바가 없으면 안 된다. 《논어(論語)》에 말하기를 “자기 행함에 부끄러움이 있다.”라고 했다.
無恥之恥,無恥矣。」 <부끄러움이 없음을 부끄러워해야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趙岐 注】: 人能恥己之無所恥,是為改行從善之人,終身無複有恥辱之累也。
【조기 注】: 사람은 자기의 부끄러워하는 바가 없음을 잘 부끄러워해야 바로 선함을 따라 행하는 사람으로 고치게 되어 종신토록 다시 부끄러운 욕됨을 거듭함이 없게된다.
진심(盡心)-上
7章
孟子曰:「恥之於人大矣。為機變之巧者,無所用恥焉。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 부끄러워 함은 매우 중요[大]하다. 기회(機會)를 변하게 하여 교묘하게 하는 자는 부끄러움을 쓸 곳이 없다.>
【趙岐 注】: 恥者為不正之道,正人之所恥為也。今造機變阱陷之巧以攻戰者,非古之正道也。取為一切可勝敵之宜,無以錯於廉恥之心。
【조기 注】: 부끄럽다는 것은 바르지 않은 도(道)를 실천하여, 바른 사람이 부끄러워 하는 바이다. 지금 기회(機會)를 변하게 만들어 함정에 빠지는 교묘함으로써 공격하여 싸우는 자는 옛날의 바른 도(道)가 아니다. 모두 하나로 하여 취하여 대적을 하여 마땅함이 이길 수 있으며, 청렴(淸廉)함을 둠으로써 부끄러운 마음이 없게된다.
不恥不若人,何若人有?
<부끄러워 않음이 남과 같지 않은데, 어찌 남과 같음이 있겠는가?”>
【趙岐 注】: 不恥不如古之聖人,何有如賢人之名也?
【조기 注】: 부끄러워 않음이 옛날의 성인과 같지 않은데, 어찌 현명한 사람과 같음이 있겠는가?
진심(盡心)-上
8章
孟子曰:「古之賢王好善而忘勢。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의 현명한 왕은 선(善)을 좋아하면서 세력은 잊었는데, >
【趙岐 注】: 樂善而自卑,若高宗得傅說而稟命。
【조기 注】: 선(善)을 즐기면서 자신을 낮춤이, 고종(高宗)이 부열(傅說)을 얻어서 명(命)을 줌과 같음이다.
古之賢士何獨不然?樂其道而忘人之勢。
<옛날의 현명한 관리가 어찌 홀로 그러하지 않았겠는가? 그 도(道)를 즐거워하면서 남의 세력은 잊었다. >
【趙岐 注】: 何獨不然,何獨不有所樂有所忘也。樂道守誌,若許由洗耳,可謂忘人之勢矣。
【조기 注】: 어찌 홀로 그러하지 않으며, 어찌 홀로 즐거워하는 바가 있지 않았은데 잊을 바 있겠는가? 도를 즐거워하고 뜻을 지키며 허유(許由)가 귀를 씻음과 같으면, 사람의 세력을 잊었다고 말할 수 있음이다.
【石潭齋 案】 : 허유(許由)⇒고대 전설 속에 나오는 요순(堯舜) 시대의 은자인데, 요임금이 천하를 물려 주려고 하자 거절하고 기산(箕山)에 숨었고, 또 구주(九州)의 장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귀를 영수(潁水)의 해안에서 씻었다고 한다.
故王公不致敬盡禮,則不得亟見之。見且由不得亟,而況得而臣之乎?」
<그러므로 왕이나 공이더라도 예(禮)를 다하여 공경에 이르지 않으면 그들을 자주 만나 보지 못했다. 보기를 또한 자주 말미암지 못했는데, 하물며 얻어서 신하를 삼았겠는가?”>
【趙岐 注】: 亟,數也。若伯夷非其君不事,伊尹樂堯、舜之道,不致敬盡禮,而數見之乎?作者七人,隱各有方,豈可得而臣之。
【조기 注】: 기(亟, 자주 기)는 자주함이다. 만약 백이(伯夷)가 그 군주가 아니면 섬기지 않고, 이윤(伊尹)이 요순(堯舜)의 도에 즐거워하며 예(禮)를 다하여 공경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자주 보았겠는가? [이것을] 만든 일곱 사람은, 은거(隱居)한 이름이 사방에 있는데 어찌 얻어서 신하를 삼았겠는가?
진심(盡心)-上
9章
孟子謂宋句踐曰:「子好遊乎?吾語子遊,人知之亦囂囂,人不知亦囂囂。」
<맹자께서 송구천(宋句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유세(遊說)하기를 좋아하는가? 내가 그대에게 유세를 말해주겠네, 사람들이 알아주더라도 또한 꿋꿋하게 연설하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또한 꿋꿋하게 연설해야 하네.”>
【趙岐 注】: 宋,姓也;句踐,名也。好以道德遊,欲行其道者。囂囂,自得無欲之貌也。
【조기 注】: 송(宋)은 성(姓)이고 구천(句踐)은 이름이다. 도덕으로써 유세(遊說)하기를 좋아하고 그 도(道)를 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효효(囂囂)는, 스스로 얻어서 욕심이 없는 모양이다.
曰:「何如斯可以囂囂矣?」
<[송구천이] 물었다. “어떻게 해야 이를 꿋꿋하게 연설할 수 있습니까?” >
【趙岐 注】: 句踐問何執守可囂囂也。
【조기 注】: 구천(句踐)이 어찌해야 꿋꿋하게 연설할 수 있음을 지켜내는가를 물었음이다.
曰:「尊德樂義,則可以囂囂矣。」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덕(德)을 높이고 의(義)를 즐거워하면 꿋꿋하게 연설할 수 있네.>
【趙岐 注】: 尊,貴也。孟子曰:能貴德而履之,樂義而行之,則可以囂囂無欲矣。
【조기 注】: 존(尊)은 귀함이다. 맹자께서 대답하시기를 “덕(德)을 귀하게 하면서 밟아나가고 의(義)를 즐거워하면서 잘 행하여 나가면 꿋꿋하게 연설을 욕심없이 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故士窮不失義,達不離道。窮不失義,故士得己焉。達不離道,故民不失望焉。
<그러므로 관리는 곤궁해도 의(義)를 잃지 않으며, 현달해도 도(道)를 떠나지 않는다네. 곤궁해도 의를 잃지 않기 때문에 관리가 자기의 그것[꿋꿋하게 연설함]을 얻고, 현달해도 도를 떠나지 않기 때문에 백성들이 그것[囂囂]에 실망하지 않는다네.>
【趙岐 注】: 窮不失義,不為不義而苟得,故得己之本性也。達不離道,思利民之道,故民不失其望也。
【조기 注】: 곤궁해도 의(義)를 잃지 않음은, 의롭지 않으면 진실로 얻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의 근본 본성을 얻음이다. 현달해도 도(道)를 떠나지 않음은, 백성의 이로운 도를 생각하기 때문에 백성이 그 바람을 잃지 않음이다.
古之人得誌,澤加於民;不得誌,脩身見於世。窮則獨善其身,達則兼善天下。
<옛사람은 뜻을 얻으면 은택이 백성에게 더해지고, 뜻을 얻지 못하면 자신을 닦아서 세상에 보이는데, 곤궁하면 홀로 그 자신을 선(善)하게 하고, 현달하면 천하를 겸하여 선하게 하였네.”>
【趙岐 注】: 古之人得誌君國,則德澤加於民人。不得誌,謂賢者不遭遇也,見立也,獨治其身以立於世間,不失其操也,是故獨善其身。達謂得行其道,故能兼善天下也。
【조기 注】: 옛사람은 뜻을 얻어 나라 군주가 되면, 덕과 은택이 백성과 사람들에게 더해진다. 뜻을 얻지 못하면 현명한 자를 우연히 만나서 보더라도 세우지 못함을 말하며, 홀로 그 자신을 다스려 그로써 세상 사이에 서면 그를 잡아 잃지 않으니, 이 연고로 홀로 그 자신을 선(善)하게 함이다. 달(達)은, 그 도를 얻어 행하기 때문에 천하를 잘 겸하여 선하게 함을 말함이다.
진심(盡心)-上
10章
孟子曰:「待文王而後興者,凡民也。若夫豪傑之士,雖無文王猶興。」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문왕(文王)을 기다린 뒤에 일어나는 자는 보통 백성이다. 만약 그가 뛰어난 호걸의 관리라면, 비록 문왕이 없더러도 오히려 일어난다.”>
【趙岐 注】: 凡民,無自知者也,故由文王之大化,乃能自興起以趨善道。若夫豪傑之才知千萬於凡人者,雖不遭文王,猶能自起以善守其身,正其行,不陷溺也。
【조기 注】: 보통 사람[凡民]은, 스스로 아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문왕의 큰 교화를 말미암아 비로서 스스로 잘 흥기함으로써 선한 도를 추구(追求)한다. 만약 그가 뛰어난 호걸의 인재라면 보통 사람인데도 천만인이 아는 것이며, 비록 문왕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오직 스스로 잘 일어남으로써 그 자신에 선한 도를 지키고 그 행함을 바로하여 빠져 들어가지 않는다.
진심(盡心)-上
11章
孟子曰:「附之以韓、魏之家,如其自視欿然,則過人遠矣。」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 한 씨(韓氏)나 위 씨(魏氏)의 집안을 보태 주더라도, 만약 스스로 서운한것 처럼 본다면 남 보다 훨씬 뛰어나다.”>
【趙岐 注】: 附,益也。韓、魏,晉六卿之富者也。言人既自有家,複益以韓、魏。百乘之家,其富貴已美矣。而其人欿然不足,自知仁義之道不足也,此則過人甚遠矣。
【조기 注】: 부(附, 붙을 부)는 더함이다. 한 씨(韓氏)나 위 씨(魏氏)는 진(晉)나라의 여섯 경(卿)인데 부유한 자이다. 사람들은 이미 자기 집안이 있는데, 다시 한 씨(韓氏)나 위 씨(魏氏)의 백승 집안을 더하려고 한다는 말이다. 백승의 집안은 그 부유하고 귀함이 이미 아름다운데, 사람들이 부족하여 서운한 것처럼 스스로 인의의 도(道)가 부족함을 알지 못함인데, 이러하면 남 보다 훨씬 뛰어남이다.
진심(盡心)-上
12章
孟子曰:「以佚道使民,雖勞不怨。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을 편안하게 하려는 도(道)를 가지고 부리면, 비록 수고로워도 원망하지 않으며, >
【趙岐 注】: 謂教民趨農,役有常時,不使失業,當其雖勞,後獲其利,則佚矣,若「亟其乘屋」之類也,故曰不怨。
【조기 注】: 백성이 농사를 재촉하도록 기르킴을 말하며, 부역이 상시로 있으며 업을 잃게 하지 않도록 하면, 마땅히 비록 수고로워도 뒤에 그 이로움을 얻어서 편안함(佚, 편안할 일)인데, '서둘러 지붕에 올림'의 종류와 같다, 그러므로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함이다.
譯註 1: 『詩經』《豳風》七月篇⇒晝爾于茅 宵爾索綯亟其乘屋 其始播百穀.
『시경(詩經)』《빈풍(豳風)》칠월(七月)篇⇒낮에는 띠풀을 하고 밤에는 새끼를 꼬아서 빨리 지붕을 이어야 비로소 백곡(百穀)을 파종할 수 있다.
以生道殺民,雖死不怨殺者。」
<백성을 살게 하려는 도(道)를 가지고 [죄인을] 죽이면 비록 죽더라도 죽인 자를 원망하지 않는다.”>
【趙岐 注】: 謂殺大辟之罪者,以坐殺人故也。殺此罪人者,其意欲生民也。故雖伏罪而死,不怨殺者,
【조기 注】: 대벽[大辟; 殺人]의 죄로 죽이는 것을 말하며, 살인의 연고로서 벌 받음이다. 이 죄인을 죽이는 것은, 그 뜻이 백성을 [편안히] 살게 하려고 함이다. 그러므로 비록 죄를 받고서 죽더라도 죽인 자를 원망하지 않음이다.
진심(盡心)-上
13章
孟子曰:「霸者之民,歡虞如也。王者之民,皞皞如也。殺之而不怨,利之而不庸,民日遷善而不知為之者。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패자(霸者)의 백성들은 기쁨을 염려하는 듯이 하고, 왕자(王者)의 백성들은 기쁨을 밝은 듯이 하다. 죽여 주는데도 원망하지 않으며, 이롭게 해주면서 공(功) 치사를 않으니, 백성들이 날로 선(善)으로 옮겨가면서도 그렇게 하는 자를 알지 못한다.>
【趙岐 注】: 霸者行善恤民,恩澤暴見易知,故民歡虞樂之也。王者道大法天,浩浩而德難見也。殺之不怨,故曰殺之而不怨。庸,功也。利之使趨時而農,六畜繁息,無凍餓之老,而民不知獨是王者之功。修其庠序之教,又使日遷善,亦不能覺知誰為之者。言化遷善為之大道者也。
【조기 注】: 패자(霸者)는 선(善)을 행하여 백성을 구휼하지만, 은택이 바뀌어 사납게 나타남을 알기 때문에 기쁨을 염려하면서 즐거워함이다. 왕자(王者)의 도(道)는 하늘에 큰 법[大法]인데, 기쁨이 밝은 듯하면서 덕(德)이 어렵게 나타남이다. 죽이는데도 원망하지 않기 때문에 말하기를 ‘죽여 주는데도 원망하지 않는다.’라고 함이다. 용(庸, 떳떳할 용)은, 공로(功勞)이다. 이롭게 해줌은, 때맞게 재촉하여서 농사를 시켜 여섯가지 가축이 번식하고 얼고 굶주리는 노인이 없으면서도 백성들이 홀로 이 왕자(王者)의 공로(功勞)를 알지 못함이다. 그 향교[鄕校; 상(庠)과 서(序)]의 가르침을 닦고 또 날마다 선(善)으로 옮겨가도록 시키는데도 또한 오직 그렇게 하는 자를 잘 깨달아 알지 못한다. 그렇게 하여 선(善)으로 옮겨가서 달라짐이 큰 도(大道)인 것이다.
夫君子所過者化,所存者神,上下與天地同流,豈曰小補之哉!」
<군자가 지나가는 곳의 사람들이 교화(敎化) 되고, 보존하는 곳의 사람들은 신묘(神妙) 해지며, 위아래가 천지(天地)와 더블어 함께 흐르는데, 어찌 조금 도와주었다고 말하겠는가?”>
【趙岐 注】: 君子通於聖人,聖人如天。過此世能化之,存在此國,其化如神,故言與天地同流也。天地化物,歲成其功,豈曰使人知其小補益之者哉。
【조기 注】: 군자(君子)는 성인으로 통하고 성인은 하늘과 같음이다. 이 세상을 잘 교화(敎化)를 하여 지나가면 보존됨이 이 나라에 있으며 그 교화(敎化)가 신묘(神妙)한 듯 하기 때문에 천지가 더블어 함께 흐른다 말하였다. 천지 사물을 교화(敎化)하여 그 공을 이루는 해를 어찌 사람들로 하여금 조금 도와 더해준 것으로 알도록 말하겠는가?
진심(盡心)-上
14章
孟子曰:「仁言不如仁聲之入人深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말[仁言]은 어진 소리[仁聲]가 사람들에게 깊게 들어가는 것 보다는 못하다.>
【趙岐 注】: 仁言,政教法度之言也。仁聲,樂聲《雅》、《頌》也。仁言之政雖明,不如《雅》、《頌》感人心之深也。
【조기 注】: 어진 말[仁言]은, 예법(禮法)과 제도(制度)의 말을 다스리고 가르킴이다. 어진 소리[仁聲]는, 음악의 아[雅, 正樂]와 송[頌, 崇祖樂]이다. 어진 말[仁言]을 다스림은 비록 밝지만 사람 마음을 깊게 느끼게 하는 아(雅)와 송(頌) 보다는 못하다.
善政不如善教之得民也。
<선한 정치[善政]는 선한 가르침[善教]이 백성을 얻음 보다는 못하다.>
【趙岐 注】: 善政使民不違上,善教使民尚仁義,心易得也。
【조기 注】: 선한 정치[善政]는, 백성들로 하여금 위쪽을 어기지 않게 하고, 선한 가르침[善教]은 백성으로 하여금 인의仁義를 숭상하여 마음을 바꾸게 한다.
善政,民畏之。善教,民愛之。善政得民財,善教得民心。」
<선한 정치[善政]는 백성들이 [군주를] 두려워하고, 선한 가르침[善教]은 백성들이 [군주를] 사랑한다. 선한 정치[善政]는 백성들의 재물을 얻고, 선한 가르침[善教]은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다.”>
【趙岐 注】: 畏之,不逋怠,故賦役舉而財聚於一家也。愛之,樂風化而上下親,故歡心可得也。
【조기 注】: 두려워 함[畏之]은, 게을리 포탈(逋脫)하지 않기 때문에 부역을 일으켜서 한 집안에 재산을 모음이다. 사람을 함[愛之]은, 음악과 풍속이 달라져서 위와 아래가 친해지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을 얻을 수가 있다.
진심(盡心)-上
15章
孟子曰:「人之所不學而能者,其良能也。所不慮而知者,其良知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배우지 않았는데도 잘하는 바인 것은 매우 잘함[良能]이고,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아는 바인 것은 깊게 앎[良知]이다.>
【趙岐 注】: 不學而能,性所自能。良,甚也。是人之所能甚也。知亦猶是能也。
【조기 注】: 배우지 않았는데도 잘함은, 본성이 스스로 잘하는 바이다. 량(良, 어질 량)은, 심함이다. 이는 사람이 매우 잘하는 바이다. 앎[知] 또한 이 잘함과 같다.
孩提之童,無不知愛其親者,及其長也,無不知敬其兄也。
<두 세살 먹은 아이라도 그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 없고, 마침내 그가 장성해서는 그 형을 공경함을 알지 못함이 없다.>
【趙岐 注】: 孩提,二三歲之間,在繈褓,知孩笑可提抱者也。少知愛親,長知敬兄,此所謂良能良知也。
【조기 注】: 해제(孩提)는, 두 세 살 사이인데 강보(繈褓)에 쌓여 있으면서 아이가 웃으면 끌어 않을 수 있는 자를 앎이다. 어려서[少年]는 어버이를 사랑할 줄 알고, 자라면 형을 공경할 줄 알며 이는 이른바 양능(良能)과 양지(良知)이다.
親親,仁也。敬長,義也。無他,達之天下也。」
<어버이를 친애함은 어짊[仁]이고, 어른을 공경함은 의로움[義]인데, 다름이 아니라 온 천하가 그것[仁과 義]을 도달하였음이다.”>
【趙岐 注】: 人仁義之心,少而皆有之,欲為善者無他,達,通也,但通此親親敬長之心,施之天下人也。
【조기 注】: 사람의 어질고 의로운 마음은, 어린[少年]데도 모두 있고 선을 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달성하여 통하였음이며, 다만 이 어버이를 친애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에 통함이 온 천하 사람들에게 베풀어 졌음이다.
진심(盡心)-上
16章
孟子曰:「舜之居深山之中,與木石居,與鹿豕遊。其所以異於深山之野人者幾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舜)이 깊은 산중에 살 적에, 나무와 돌과 함께 살고 사슴과 돼지와 함께 놀아서, 깊은 산속의 야인(野人)들과 다른 바가 거의 없었는데, >
【趙岐 注】: 舜耕曆山之時,居木石間。鹿豕近人,若與人遊也。希,遠也。當此之時,舜與野人相去豈遠哉。
【조기 注】: 순(舜)이 역산(曆山)에서 밭갈 때에 나무와 돌 사이에 거주하였다. 사슴과 돼지는 사람에 가까우니 사람과 더블어 노는 듯함이다. 희(希)는 멀리이다. 마땅히 이 때에는 순(舜)과 야인들이 서로 거리가 어찌 멀었으랴.
及其聞一善言,見一善行,若決江河,沛然莫之能禦也。」
<그[순(舜)]의 한 마디 착한 말을 듣고, 한 가지 착한 행동을 보고서 미침이, 강과 황하를 터놓아 비쏟아지는 것처럼 잘 막을 수 없음과 같았다.”>
【趙岐 注】: 舜雖外與野人同其居處,聞人一善言則從之,見人一善行則識之,沛然不疑,若江河之流,無能禦止其所欲行也。
【조기 注】: 순(舜)이 비록 외지에서 야인들과 더블어 그 거처가 같았지만 남들이 한번 선한 말을 들으면 따르고, 남들이 한번 선한 행실을 보면 알게 되며 비 쏟아지는 것처럼 의심하지 않음이, 강과 황하의 흐름을 그 흘러가려고 하는 바를 잘 막아서 그치게 하지 못함과 같았다.
진심(盡心)-上
17章
孟子曰:「無為其所不為,無欲其所不欲,如此而已矣。」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하지 말아야 할 바는 하지 말고, 그 하고자 하지 않아야 할 바는 하고자 하지 않아야 하니, 이와 같이 할 뿐이다.”>
【趙岐 注】: 無使人為己所不欲為者,無使人慾己之所不欲者,每以身先之如此,則人道足也。
【조기 注】: 자기가 할 바를 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남을 시키지 말고, 자기가 하려고 않는 바를 남에게 시키지 말아야 하는 것은, 매번 그로써 자신을 앞세움이 이와 같으면 사람의 도(道)가 넉넉함이다.
진심(盡心)-上
18章
孟子曰:「人之有德慧術知者,恆存乎疢疾。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슬기로운 덕(德)과 지혜로운 기술이 있는 것은, 항상 어려움[열병] 속에 있다.>
【趙岐 注】: 人所以有德行智慧 道術才知者,在於有疢疾之人,疢疾之人,又力學,故能成德。
【조기 注】: 사람이 지혜(智慧)를 행하는 덕(德)과 재주[術才]를 아는 도(道)가 있는 것은, 열병[진질(疢疾)]이 있는 사람에게 있는데, 열병[疢疾]이 있는 사람은 또 배움에 힘쓰기 때문에 덕(德)을 잘 이루는 까닭이다.
獨孤臣孽子,其操心也危,其慮患也深,故達。」
<외로운 신하와 서자(庶子)들이 홀로 그를 위태롭게 조심하고, 깊게 염려하하여 근심하기 때문에 통달하게 된다.”>
【趙岐 注】: 此即人之疢疾也,自以孤微,懼於危殆之患而深慮之,勉為仁義,故至於達也。
【조기 注】: 이는 즉 사람의 열병[진질(疢疾)]은, 자신을 외롭고 미세함으로써 위태한 근심에 두려워 하면서 깊게 염려를 하여 인의(仁義)를 실천함에 힘쓰기 때문에 통달에 이름이다.
진심(盡心)-上
19章
孟子曰:「有事君人者,事是君則為容悅者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주를 섬기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군주를 섬기면 용납을 하여 [군주를] 기쁘게 하는 자이다.>
【趙岐 注】: 事君,求君之意,為苟容以悅君者也。
【조기 注】: 군주를 섬김은, 군주가 요구하는 뜻을 진실로 용납함으로써 군주를 기쁘게 하는 자이다.
有安社稷臣者,以安社稷為悅者也。
<사직을 편안히 하는 신하가 있는데, 사직을 편안히 함으로써 기쁨으로 삼는 자이다.>
【趙岐 注】: 忠臣誌在安社稷而後為悅者也。
【조기 注】: 충신은, 뜻을 사직이 편안함에 둔 이후에 기쁨으로 삼는 자이다.
有天民者,達可行於天下而後行之者也。
<하늘의 백성이 있는데, 통달해서 천하에 행할 수 있게 된 뒤에 행하는 자이다.>
【趙岐 注】: 天民,知道者也。可行而行,可止而止。
【조기 注】: 하늘의 백성[天民]은, 도(道)를 아는 자이다. 행할 수 있으면 행하고 그칠 수 있으면 그침이다.
有大人者,正己而物正者也。」
<대인(大人)이 있는데, 자기를 바르게 하여서 남[사물]이 바르게 되는 자이다.”>
【趙岐 注】: 大人,大丈夫不為利害動移者也。正己物正,象天不言而萬物化成也。
【조기 注】: 대인(大人)은, 대장부(大丈夫)가 이롭고 해로움을 움직여 옮기려 하지 않는 자이다.
진심(盡心)-上
20章
孟子曰:「君子有三樂,而王天下不與存焉。父母俱存,兄弟無故,一樂也。仰不愧於天,俯不怍於人,二樂也。得天下英才而教育之,三樂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의 왕 노릇은 거기에 함께 있지 않다.
부모가 모두 계시고 형제가 무고(無故)함이 첫 번째 즐거움이며,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숙여서 사람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음이 두 번째 즐거움이며,
천하의 영재(英才)를 얻어서 교육을 함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趙岐 注】: 天下之樂不得與此三樂之中。兄弟無故,無他故。不愧天,又不怍人,心正無邪也。育,養也。教養英才,成之以道,皆樂也。
【조기 注】: 천하의 즐거움은 어쩔 수 없이[不得與] 이 세 가지 가운데이다. 형제가 무고(無故)함은, 다른 연고가 없음이다. 하늘에 부끄럽지 않음은, 또 사람에게도 부끄러워하지 않음이며 마음이 바르고 사악함이 없음이다. 육(育)은 기름이다. 영재를 가르치고 기름은, 이루는 것이 도(道)이니 모두 즐거움이다.
君子有三樂,而王天下不與存焉。」
<군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의 왕 노릇은 거기에 함께 있지 않다.”>
【趙岐 注】: 君子重言,是美之也。
【조기 注】: 군자를 거듭 말하여 이를 찬미하였음이다.
진심(盡心)-上
21章
孟子曰:「廣土眾民,君子欲之,所樂不存焉。中天下而立,定四海之民,君子樂之,所性不存焉。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하고자 함은 땅을 넓히고 백성을 많게 함이지만 즐거움은 그곳에 있지 않는 바이다. 천하의 가운데에 서서 사해의 백성을 안정시킴이 군자가 즐거워함이지만 본성(本性)은 그곳에 있지 않는 바이다.>
【趙岐 注】: 廣土眾民,大國諸侯也。所樂不存,欲行禮也。中天下而立,謂王者。所性不存,乃所謂性於仁義者也。
【조기 注】: 땅을 넓히고 백성을 많게 함은, 큰 나라의 제후이다. 즐거움은 있지 않는 바는, 예(禮)를 행하고자 함이다. 천하의 가운데에 서서는, 왕을 말하는 것이다. 본성(本性)은 그곳에 있지 않는 바는, 이에 이른바 인의(仁義)의 본성을 말하는 것이다.
君子所性,雖大行不加焉,雖窮居不損焉,分定故也。
<군자의 본성은 비록 크게 행하더라도 그것이 더해지지 않는 바이고, 비록 곤궁하게 거주하더라도 그것이 줄어들지 않음은, 나눔이 정해진 연고(緣故)이다.>
【趙岐 注】: 大行,行之於天下。窮居不失性也,分定故不變。
【조기 注】: 크게 행함은, 세상에 행하여 짐이다. 곤궁하게 거주하는데도 본성을 잃지 않음은, 나눔이 안정되어 변하지 않는 연고(緣故)이다.
君子所性,仁、義、禮、智。根於心,其生色也,然見於麵,盎於背,施於四體。四體不言而喻。」
<군자의 본성은 인의예지(仁義禮智)인 바인데, 마음에 뿌리하여 그 기색이 생겨나며 그러하여 얼굴에 나타나고 등에도 넘쳐서 사지(四肢)에 베풀어 진다. 사지(四肢)가 말하지 않아도 [본성을] 깨우치게 된다.”>
【趙岐 注】: 四者根生於心,色見於麵。然,潤澤之貌也。盎視其背而可知,其背盎盎然,盛流於四體。四體有匡國之綱,雖口不言,人自曉喻而知也。
【조기 注】: 네가지의 뿌리는 마음에서 생겨나서 얼굴에 기색이 나타남이다. 연(然)은, 윤택(潤澤)해진 모양이다. 그 등에 넘침이 보이면서 알 수 있음은, 그 등에 넘쳐 흐르는 것처럼 사지(四肢)에 성대하게 흐름이다. 사체(四體)가 나라의 벼리를 바로잡음이 있으니 비록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스스로 환하게 깨달아서 알게 됨이다.
진심(盡心)-上
22章
孟子曰:“伯夷辟紂,居北海之濱,聞文王作興,曰:‘盍歸乎來?吾聞西伯善養老者。’太公辟紂,居東海之濱,聞文王作興,曰:‘盍歸乎來?吾聞西伯善養老者。’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이(伯夷)가 주왕(紂王)을 피하여 북해(北海)의 물가에 살다가, 문왕(文王)께서 [나라를] 일으켜 지었다는 말을 듣고 말하기를 ‘오시는 데에 돌아가 합하리라! 나는 서백(西伯)이 늙은이를 잘 봉양한다고 들었다.’라고 하였다.
태공(太公)이 주왕을 피하여 동해(東海)의 물가에 살다가, 문왕(文王)께서 [나라를] 일으켜 지었다는 말을 듣고 말하기를 ‘오시는 데에 돌아가 합하리라! 나는 서백(西伯)이 늙은이를 잘 봉양한다고 들었다.’라고 하였다.>
【趙岐 注】: 已說於上篇。
【조기 注】: 이미 위쪽 편[離婁-上 13章]에서 설명하였다.
天下有善養老,則仁人以為己歸矣。
<천하에 노인을 잘 봉양함이 있다면, 어진 사람들이 그로써 자기의 돌아갈 데로 삼을 것이다.>
【趙岐 注】: 天下有能若文王者,仁人呼複歸之矣。
【조기 注】: 천하에 문왕과 같이 잘하는 자가 있으면 어진 사람들이 호응(呼應)하여 돌아갈 데로 함이다.
五畝之宅,樹牆下以桑匹婦蠶之,則老者足以衣帛矣。五母雞,二母彘,無失其時,老者足以無失肉矣。百畝之田,匹夫耕之,八口之家足以無饑矣。
<다섯 무(畝)의 집 담장 아래에 뽕나무를 심어서 한 여자가 누에를 치면 늙은이가 비단옷을 넉넉하게 입게 되고, 다섯 마리 암탉과 두 마리 암퇘지를 그[번식할] 때를 놓침이 없으면 늙은이가 고기를 넉넉하게 먹을 수 있으며, 백무(百畝)의 밭을 한 남자가 경작을 하면 여덟 식구의 집안이 [곡식] 넉넉해져서 굶주림이 없다.>
【趙岐 注】: 五雞、二彘,八口之家畜之,足以為畜產之本也。
【조기 注】: 다섯 마리 닭과 두 마리 돼지를 여덟 식구의 집안이 기르면, 길러서 생산함의 근본으로 삼기에 넉넉함이다
所謂西伯善養老者,製其田裏,教之樹、畜,導其妻子,使養其老。五十非帛不暖,七十非肉不飽。不暖不飽,謂之凍餒。文王之民,無凍餒之老者,此之謂也。”
<이른바 서백[文王]이 노인 봉양을 잘한다는 것은, 밭과 마을을 제정하고 심고 기르는 법을 가르치며, 그 처자를 인도하여 그 노인을 봉양하게 한 것이다. 오십에 비단이 아니면 따뜻하지 않고, 칠십에 고기가 아니면 배부르지 않는데, 따뜻하지 않고 배부르지 않음을 일컫기를 춥고 배고픔이라고 한다. 문왕의 백성은, 춥고 배고픈 노인이 없었다는 것은 이를 말한 것이다.”>
【趙岐 注】: 所謂無凍餒者,教導之使可以養老者,耳。非家賜而人益之也。
【조기 注】: 이른바 춥고 배고픈 자가 없음은, 가르치고 인도를 하여 노인을 봉양하는 것으로 할 수 있을 뿐이다. 집안에 하사(下賜)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에게 더해짐이다.
진심(盡心)-上
23章
孟子曰:“易其田疇,薄其稅斂,民可使富也。食之以時,用之以禮,財不可勝用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밭 이랑을 다스려 세금을 적게 거두면 백성들을 부유하게 할 수 있다. 때 맞게 곡식을 먹고 예로서 그것을 사용하면 재물을 이루 다 쓸 수가 없을 것이다.>
【趙岐 注】: 易,治也。疇,一井也。教民治其田疇,薄其稅斂,不逾什一,則民富矣。食取其征賦以時,用之以常禮,不逾禮以費財也,故畜積有餘,財不可勝用也。
【조기 注】: 역(易, 바꿀 역)은, 다스림이다. 주(疇, 이랑 주)는, 한 정(井)이다. 그 밭 이랑을 다스려 백성을 가르치고 세금을 적게 거두며 10분의 1을 넘지 않으면 백성이 부유해짐이다. 부세(賦稅)의 책정(策定)을 때맞게 취하여 먹고 마땅한 예(禮)로서 사용하며 예(禮)로써 소비하는 재용을 넘지 않기 때문에 축적이 되어 남음이 있으며 재물을 이루 다 사용 할 수가 없음이다.
民 非水火不生活,暮叩人之門戶求水、火,無弗與者,至足矣。聖人治天下,使有菽粟如水、火。菽粟如水、火,而民焉有不仁者乎?
<백성들은 물과 불이 아니면 생활하지 못하는데, 어두운 저녁에 남의 대문과 방문을 두드려 물과 불을 구하면, 주지 않는 자가 없음은 지극히 풍족하기 때문이다. 성인(聖人)이 천하를 다스리면 콩과 조가 물과 불처럼 있도록 하는데, 콩과 조가 물과 불처럼 있다면 백성들이 어찌 어질지 않은 자가 있겠는가?”>
【趙岐 注】: 水、火能生,人有不愛者,至饒足故也。菽粟饒多若是,民皆輕施於人,而何有不仁者也。
【조기 注】: 물과 불은 잘 생겨나서 사람들이 아끼지 않음이 있는 것은, 지극히 넉넉하고 풍족한 연고(緣故)이다. 공과 조가 이와 같이 많아서 넉넉하면 백성들이 모두 남에게 베풀기를 가볍게 하는데 어찌 어질지 않은 자가 있겠는가?
진심(盡心)-上
24章
孟子曰:“孔子登東山而小魯,登太山而小天下。故觀於海者難為水,遊於聖人之門者難為言。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는 노(魯)나라 동산(東山)에 올라가셨는데 노나라가 작아보였고, 태산(太山)에 올라가시니 천하가 작아보였다. 그러므로 바다를 구경한 자는 [큰] 물이라고 하기가 어렵고, 성인의 문하(門下)에서 유세(遊說)한 자는 [훌륭한] 말이라고 하기가 어렵다.>
【趙岐 注】: 所覽大者意大,觀小者誌小也。
【조기 注】: 큰 것을 본 바는 마음이 크고, 작은 것을 구경하면 뜻이 작다.
觀水有術,必觀其瀾。
<물을 구경하는 데에 방법이 있는데, 반드시 그 큰 물결을 보아야 한다. >
【趙岐 注】: 瀾,水中大波也。
【조기 注】: 란(瀾, 물결 란)은, 물 가운데의 큰 파도(波濤)이다.
日月有明,容光必照焉。
<해와 달은 밝음이 있는데, 빛이 들어가면 반드시 그곳을 비춘다.>
【趙岐 注】: 容光,小郤也。言大明照幽微也。
【조기 注】: 빛이 허용함[容光]은, 작은 틈이다. 크게 밝음은 그윽하고 미세함에 비추어줌을 말한다.
流水之為物也,不盈科不行。君子之誌於道也,不成章不達。
<흐르는 물의 사물이 됨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으면 흘러가지 않는다. 군자가 도(道)에 뜻을 두면, 단락(段落)을 이루지 않으면 통달하지 못한다.”>
【趙岐 注】: 盈,滿也。科,坎也。流水滿坎乃行,以喻君子之學必至成章,乃仕進者也。
【조기 注】: 영(盈, 찰영)은, 가득참이다. 과(科, 과목 과)는, 웅덩이이다. 흘러가는 물은, 웅덩이가 가득차면 마침내 흘러가는데, 그로써 군자의 배움은 반드시 단락(段落)을 이룸에 이르고서 이에 벼슬에 나아가는 것이다.
진심(盡心)-上
25章
孟子曰:“雞鳴而起,孳孳為善者,舜之徒也。雞鳴而起,孳孳為利者,蹠之徒也。欲知舜與蹠之分,無他,利與善之間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닭이 울면 일어나서 부지런히 선(善)을 실천하는 자는 순(舜)임금의 무리이고, 닭이 울면 일어나서 부지런히 이익을 실천하는 자는 도척(盜跖)의 무리이다. 순임금과 도척의 나누어짐을 알고자 한다면, 다름이 없으며 이익과 선함의 차이이다”>
【趙岐 注】: 蹠,盜蹠也。蹠,舜之分,故以此別之也。
【조기 注】: 척(蹠)은 도척이다. 도척(盜蹠)과 순(舜)임금의 나누어짐은, 연고가 이로써 구별이 됨이다.
진심(盡心)-上
26章
孟子曰:“楊子取為我,拔一毛而利天下,不為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양자(楊子)가 취함은 나를 위함이며, 털 하나를 뽑으면 천하가 이롭더라도 하지 않았다.>
【趙岐 注】: 楊子,楊朱也。為我,為己也。拔己一毛以利天下之民,不肯為也。
【조기 注】: 양자(楊子)는 양주(楊朱)이다. 위아(為我)는 자기를 위함이다. 자기 털 하나를 뽑아서 그로써 천하의 백성들이 이롭더라도 실천함을 즐거워 하지 않음이다.
墨子兼愛,摩頂放踵利天下,為之。
<묵자(墨子)는 아울러 사랑하는데, 정수리를 갈아 발꿈치에 놓이더라도 천하가 이로우면 그렇게 하였다.>
【趙岐 注】: 墨子,墨翟也。兼愛他人,摩突其頂下至於踵,以利天下,己樂為之也。
【조기 注】: 묵자(墨子)는,묵적(墨翟)이다. 다른 사람을 아울러 사랑함은, 그 정수리를 갈아 뚫어서 아래 발꿈치에 이르더라도 그로써 천하가 이로우면 자기가 즐거이 그렇게 함이다.
子莫執中。
<자막(子莫)은 가운데[中]를 잡았는데,>
【趙岐 注】: 子莫,魯之賢人也。其性中和專一者也。
【조기 注】: 자막(子莫)은, 노(魯)나라의 현명한 사람이다. 그 본성이 가운데 어울림[中和] 한가지만 오로지 하는 자이다.
執中為近之。執中無權,猶執一也。
<가운데[中]를 잡음은 그것[道]에 가까우나, 가운데[中]를 잡고서 저울질함이 없으면 한쪽만 잡은 것과 같다.>
【趙岐 注】: 執中和,近聖人之道,然不權。聖人之重權。執中而不知權,猶執一介之人,不知時變也。
【조기 注】: 가운데[中]를 잡고 어울리면 성인의 도(道)에 가깝지만 그러나 권도(權道)는 아니며, 성인은 권도(權道)를 무겁게 여긴다. 가운데[中]를 잡고서 권도를 알지 못하면 하나의 낱개를 잡는 사람과 같으며 때의 변함을 알지 못함이다.
所惡執一者,為其賊道也,舉一而廢百也。”
<한쪽만을 잡는 것을 미워하는 바는, 그 도(道)를 해치게 되어서, 하나를 들어주지만 백가지가 버려지기 때문이다.”>
【趙岐 注】: 所以惡執一者,為其不知權,以一知而廢百道也。
【조기 注】: 한쪽만을 잡는 것을 미워하는 까닭은, 그 권도(權道)를 알지 못함이 되어서 그로써 한쪽을 알지만 백가지 도가 버려짐이다.
진심(盡心)-上
27章
孟子曰:“饑者甘食,渴者甘飲,是未得飲食之正也,饑渴害之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굶주린 자는 달게 먹고 목마른 자는 달게 마시는데, 이는 음식의 바름을 얻지 못함이며, 굶주림과 목마름이 그것[입과 배]을 해쳤기 때문이다.>
【趙岐 注】: 饑渴害其本所以知味之性,令人強甘之。
【조기 注】: 그 근본을 해치는 굶주림과 목마름이 맞의 본성을 알게 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강제로 달게 하는 까닭이다.
豈惟口腹有饑渴之害?人心亦皆有害。
<어찌 오직 입과 배에만 굶주림과 목마름의 해로움이 있겠는가? 사람 마음 또한 모두 해로움이 있다.>
【趙岐 注】: 為利欲所害,亦猶饑渴得之。
【조기 注】: 이로움을 위하여 해로운 바를 하고자 하면 또한 오히려 굶주림과 목마름을 얻게 됨이다.
人能無以饑渴之害為心害,則不及人不為憂矣。”
<사람이 능히 굶주림과 목마름의 해로움으로써 마음을 해롭게 함이 없도록 한다면, 남에게 미치지 않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趙岐 注】: 人能守正,不為邪利所害,雖謂富貴之事不及逮人,猶為君子。不為善人所憂患也。
【조기 注】: 사람이 바름을 잘 지키면 해로운 바의 이로움을 사악하게 하지 않으며, 비록 부귀의 일이 잡은 사람에게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군자가 함이다. 착한 사람은 근심과 걱정되는 바를 하지 않는다.
진심(盡心)-上
28章
孟子曰:“柳下惠不以三公易其介。”
<맹자께서 말씀하였다. “유하혜(柳下惠)는 삼공(三公)으로서도 그의 자리[낀데]를 바꾸지 않았다.”>
【趙岐 注】: 介,大也。柳下惠執弘大之誌,不恥汙君,不以三公榮位易其大量也。
【조기 注】: 개(介, 낄 개)는 큼이다. 유하혜(柳下惠)는 넓고 큰 뜻을 잡고, 더러운 군주를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삼공(三公)의 영화로운 지위를 가지고 그 큰 도량(度量)을 바꾸지 않았다.
진심(盡心)-上
29章
孟子曰:“有為者辟若掘井,掘井九軔而不及泉,猶為棄井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짊을] 실천하는 것을 비유하면 우물을 파는 것과 같은데, 우물을 아홉 길 파고서도 샘물에 미치지 못했다면 오히려 우물을 버림이 된다.”>
【趙岐 注】: 有為,為仁義也。軔,八尺也。雖深而不及泉,喻有為者能於中道而盡棄前行者也。
【조기 注】: 유위(有為)는, 인의(仁義)를 실천함이다. 인(軔, 쐐기 인)은, 여덟 자이다. 비록 깊은데도 셈에 미치지 못했음은, 실천하는 것을 중도에는 잘하면서 모두 행하여지기 전에 버리는 것을 비유함이다.
진심(盡心)-上
30章
孟子曰:“堯、舜,性之也。湯、武,身之也。五霸,假之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요(堯)임금과 순(舜)임금께서는 본성(本性)으로 하셨고, 탕왕(湯王)과 무왕(武王)께서는 몸으로 하셨으며, 오패(五霸)는 거짓으로 하였다.>
【趙岐 注】: 性之,性好仁,自然也。身之,體之行仁,視之若身也。假之,假仁以正諸侯也。
【조기 注】: 성지(性之)는, 본성이 어짊을 좋아하여 스스로 그러하였음이다. 신지(身之)는, 몸이 어짊을 행하여 보이기를 자신과 같음이다. 가지(假之)는, 거짓 어짐으로써 제후를 바로잡음이다.
진심(盡心)-上
31章
公孫丑曰:“伊尹曰:‘予不狎於不順。’放太甲於桐,民大悅。太甲賢,又反之,民大悅。賢者之為人臣也,其君不賢,則固可放與?”
<공손추(公孫丑)가 말하였다. “이윤(伊尹)이 ‘나는 [의리를] 따르지 않는 데 익숙하지 않다.’라고 말하면서 동궁(桐宮)으로 태갑(太甲)을 내쫓자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였고, 태갑이 현명하게 되자 또 돌아오게 하니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현자(賢者)가 남의 신하가 되어 그 군주가 현명하지 않으면 진실로 추방할 수 있습니까?” >
【趙岐 注】: 丑怪伊尹賢者而放其君,何也?
【조기 注】: 공손추(公孫丑)는 이윤(伊尹)이 현자(賢者)이면서 어찌 그 군주를 추방하였는가?를 괘이하게 여겼음이다.
孟子曰:“有伊尹之誌則可,無伊尹之誌則篡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윤(伊尹)의 [충성하는] 뜻이 있으면 할 수 있지만, 이윤의 뜻이 없으면 찬탈(簒奪)이라네.”>
【趙岐 注】: 人臣秉忠,誌若伊尹,欲寧殷國,則可放惡而不即立君,宿留冀改而複之。如無伊尹之忠,見間乘利,篡心乃生,何可放也!
【조기 注】: 신하된 사람은 뜻이 이윤(伊尹)과 같이 충성을 지키는데, 은(殷)나라 나라들을 편안하게 하려면 악(惡)을 추방하여서 군주에 세우지 않을 수가 있고 고치기를 바라며 머물러 지키면서 거듭 그렇게 한다. 만약 이윤의 충성이 없으면 보고 들음이 이로움을 꽤하여 찬탈(簒奪)하려는 마음이 이에 생겨나는데 어찌 추방을 할 수 있으랴!
진심(盡心)-上
32章
公孫丑曰:“《詩》曰:‘不素餐兮。’君子之不耕而食,何也?”
<공손추가 말하였다. “《시경》 〈벌단(伐檀)〉에 ‘공짜 밥 먹지 않는다.’고 말하였는데, 군자(君子)는 농사짓지 않고서 밥먹는데 어째서 입니까?” >
【趙岐 注】: 《詩•魏國•伐檀》之篇也。無功而食,則謂之素餐,世之君子有不耕而食,何也?
【조기 注】: 《시.위풍.벌단(詩•魏國•伐檀)》의 편이다. 공(功)이 없는데 먹으면 일컫기를 공짜 밥[素餐]이라 하는데, 세상의 군자는 농사짓지 않으면서 밥먹는데 어째서 입니까?
孟子曰:“君子居是國也,其君用之,則安富尊榮;其子弟從之,則孝悌忠信。不素餐兮,孰大於是?”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이 나라에 거주하는데, 그 군주가 등용을 하면, [나라가] 편안하고 부유해지며 높아지고 영화로우며, 그 자제(子弟)들이 그를 따르면서 효도하고 공손하며 충성스럽고 미덥게 될 것이니, '공짜 밥 먹지 않는다'고 하지만, 무엇이 이보다 크겠는가?”>
【趙岐 注】: 君子能使人化其道德,移其習俗,身安國富而保其尊榮,子弟孝悌而樂忠信,不素餐之功,誰大於是?何為不可以食祿!
【조기 注】: 군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도덕(道德)을 달라지게 잘하고 그 습속을 옴겨서 자신의 나라가 편안하고 부유하면서 그 높은 영화를 지키며 자제(子弟)들이 효도하고 공손하면서 충성과 믿음에 즐거운데, 공짜 밥 먹지 않음의 공(功)이 누구가 이 보다 크겠는가? 어찌 녹(祿)을 먹을 수 없게 하겠는가?
진심(盡心)-上
33章
王子墊問曰:“士何事?”
< 왕자(王子) 점(墊)이 묻기를 “관리는 어떤 일을 합니까?”라고 말했다.>
【趙岐 注】: 齊王子名墊也,問士當何事為事者耶。
【조기 注】: 제(齊)나라 왕자가 이름이 점(墊)인데, 관리가 마땅히 무슨 일을 일삼는 자입니까?라고 물었음이다.
孟子曰:“尚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뜻[誌]을 숭상(崇尙)합니다.”>
【趙岐 注】: 尚,貴也。士當貴上於用誌也。
【조기 注】: 상(尚, 오히려 상)은, 귀함이다. 관리는 마땅히 뜻을 사용함에 윗쪽을 귀하게 함이다.
曰:“何謂尚誌?”
曰:“仁義而已矣。殺一無罪,非仁也。非其有而取之,非義也。居惡在?仁是也。路惡在?義是也。居仁由義,大人之事備矣。”
<[점(墊)이] 말했다. “뜻[誌]을 숭상(崇尙)함은 무엇을 말합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짊[仁]과 의로움[義]일 뿐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죄가 없는데 죽이면 어짊[仁]이 아니며, 그의 소유가 아닌데 그것을 취함은 의로움[義]이 아닙니다. 거처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어짊[仁]이 그곳이며,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의로움[義]이 이것입니다. 어짊[仁]에 거주하고 의로움[義]을 따르면 대인(大人)의 일이 갖추어집니다.”>
【趙岐 注】: 孟子言誌之所尚,仁義而已矣。不殺無罪、不取非有者為仁義,欲知其所當居者仁為上,所由者義為貴,大人之事備矣。
【조기 注】: 맹자께서 뜻[誌]을 숭상(崇尙)하는 바는, 인의(仁義)일 뿐이라고 말함이다. 죄 없으면 죽이지 않고 소유하지 않은 것은 취하지 않음이 인의(仁義)를 실천함이며, 그 마땅한 곳에 거주함을 알고자 하는 자는 어짊[仁]을 첫째로 실천하고, 따르는 자는 의로움[義]을 귀하게 여기는 바이기에 대인(大人)의 일이 갖추어졌음이다.
진심(盡心)-上
34章
孟子曰:“仲子,不義與之齊國而弗受,人皆信之,是舍簞食豆羹之義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중자(仲子)는 제(齊)나라 제후[國]를 주더라도 의롭지 않으면 받지 않음을 사람들이 모두 믿고 있지만, 이[중자의 일]는 밥 한 그릇과 국 한 그릇을 포기(抛棄)한 의리(義리)이다. >
【趙岐 注】: 仲子,陳仲子處於陵者,人以為廉,謂以不義而與之齊國,必不受之。孟子以為仲子之義,若上章所道簞食豆羹無禮則不受,萬鍾則不辨禮義而受之也。
【조기 注】: 중자(仲子)는 오릉(於陵)에 거처하는 자인데, 사람들이 이롭지 않음을 가지고 제(齊)나라 제후[國]를 주더라도 반드시 받지 않는다고 말하며 청렴하다고 여겼다. 맹자께서 중자(仲子)가 의롭다고 여기지만, 윗 장의 밥 한 그릇과 국 한 그릇을 무례(無禮)한 도(道)이면 받지 않고 만종(萬鍾)이라면 예의(禮義)를 분별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받음과 같음이다.
人莫大焉亡親戚君臣上下。以其小者信其大者,奚可哉!”
<사람에게는 친척(親戚)과 군신(君臣)과 상하(上下)를 없애는 것보다 큰 것이 없는데, 그 작은 것[중자의 일]을 가지고 그 큰 것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趙岐 注】: 人當以禮義為正,陳仲子避兄離母,不知仁義親戚上下之敘,何可以其小廉信以為大哉?
【조기 注】: 사람은 마땅히 예의로써 바르게 하는데, 진중자(陳仲子)가 형을 피하고 어머니를 떠나서 인의(仁義)와 친척과 상하의 차례를 알지 못하는데 어찌 그 작은 청렴함으로써 크게 실천함으로 믿을 수가 있겠는가?
진심(盡心)-上
35章
桃應問曰:“舜為天子,皋陶為士,瞽瞍殺人,則如之何?”
<도응(桃應)이 말하기를 “순(舜)임금이 천자(天子)가 되시고, 고요(皐陶)가 관리가 되었는데, 고수(瞽瞍)가 사람을 죽였다면 어떻게 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趙岐 注】: 桃應,孟子弟子問皋陶為士官主執罪人,瞽瞍惡暴而殺人,則皋陶何如?
【조기 注】: 도응(桃應)은, 맹자의 제자이며, 고요(皐陶)가 죄인을 잡는 관을 주관하는 관리가 되었는데 고수(瞽瞍; 순임금의 아버지)가 악하고 사나워서 사람을 죽였다면 고요(皐陶)가 어떻게 했겠는가?를 물었다.
孟子曰:“執之而已矣。”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법(法)대로] 집행을 했을 뿐이네.”>
【趙岐 注】: 孟子曰:皋陶執之耳。
【조기 注】: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고요(皐陶)는 [법(法)대로] 집행을 했을 뿐이다.”
“然則舜不禁與?”
<“그렇다면 순(舜)임금이 금(禁)하지 못합니까?”>
【趙岐 注】: 桃應以舜為天子,使有司執其父,不禁止之邪?)
【조기 注】: 도응(桃應)이 순(舜)임금은 천자가 되었는데, 담당관리로 하여금 그의 아버지 처벌함을 금지하지 못하는가?를 물었음이다.
曰:“夫舜惡得而禁之?夫有所受之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舜)임금이 어떻게 하여서 금(禁)하겠는가? 그분[舜]은 그것[고요의 법]을 전수받은 바가 있다네.”>
【趙岐 注】: 夫,辭也。孟子曰:夫舜惡得禁之,夫天下乃受之於堯,當為天理民,王法不曲,豈得禁之也!)
【조기 注】: 부(夫)는 어조사[辭]이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舜)임금이 어떻게 하여서 금(禁)하겠는가? 그분[舜]은 천하를 이에 요(堯)임금에게 받았으니 마땅히 백성은 하늘의 이치가 되고 왕은 법(法)을 왜곡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금(禁)하였겠는가?”
“然則舜如之何?”
<“그렇다면 순(舜)임금이 어떻게 하겠습니까?”>
【趙岐 注】: 應問舜為之將如何。
【조기 注】: 대응하여 순(舜)임금이 장차 어떻게 하겠는가를 물었음이다.
曰:“舜視棄天下猶棄敝蹝也。竊負而逃,遵海濱而處,終身欣然,樂而忘天下。”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舜)임금이 천하를 버리기를 떨어진 신을 버리듯이 하시고, 몰래 [아버지를] 업고서 도망하여 바닷가를 따라서 거처하며 종신토록 기쁜 것처럼 즐거워하면서 천하를 잊으실 것이네.”>
【趙岐 注】: 孟子曰:舜視棄天下如拾棄敝蹝。蹝,草履可蹝者也。敝喻不惜。舜必負父而遠逃,終身欣然,忽忘天下之為至貴也。
【조기 注】: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舜)임금이 천하를 버리기를 떨어진 신을 줍고 버리듯이 하셨다.” 사(蹝, 천천히 걸을 사)는, 풀 신은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것이다. 폐(敝, 해질 폐)는 아끼지 않음을 비유함이다. 순(舜)임금은 반드시 아버지를 업고서 멀리 도망하여 종신토록 기쁜 것처럼 하며 천하의 귀함에 이르게 되었음을 갑자기 잊었을 것이다.
진심(盡心)-上
36章
孟子自范之齊,望見齊王之子,喟然歎曰:“居移氣,養移體。大哉居乎!夫非盡人之子與?”
<맹자께서 범(范) 땅에서 제나라에 가시어, 제나라 왕의 아들을 바라 보시고는 아! 하고 탄식하면서 말씀하셨다. “거처가 기운을 바꾸고 부양이 몸을 바꾸는데 크구나, 거처여! 그들도 모두 사람의 자식이 아니겠는가?>
【趙岐 注】: 范,齊邑,王庶子所封食也。孟子之范,見王子之儀,聲氣高涼,不與人同。還至齊,謂諸弟子,喟然歎曰:居尊則氣高,居卑則氣下。居之移人氣誌使之高涼,若供養之移人形身使充盛也。“大哉居乎”者,言當慎所居,人必居仁也。凡人與王子豈非盡是人之子也,王子居尊勢,故儀聲如是也。
【조기 注】: 범(范)은, 제(齊)나라의 읍이며, 왕이 여러 자식을 식읍(食邑)에 봉한 곳이다. 맹자께서 범(范) 땅에 가서 왕자의 의로움을 보았는데 소리가 기운을 고양하여 사람들과 같지는 않았다. 돌아와 제(齊)나라에 이르러 여러 제자들에게 말했는데, 아! 하고 탄식하면서 말씀하셨다. “거처가 높으면 기운을 높이고 거처를 낮추면 기운이 낮아지는구나. 거주함이 사람의 기운을 옮기고 뜻은 그로 하여금 고양되는데, 공양(供養)함이 사람 몸 모양을 성대하게 채우도록 하여 옮긴다. 여러 사람들이 왕자와 더블어 어찌 모두 바로 사람의 자식이 아닐까? 왕자는 높은 권세(權勢)에 거주하기 때문에 소리가 이와 같음이다.
○ 36章 衍文
孟子曰:“王子宮室、車馬、衣服多與人同,而王子若彼者,其居使之然也。況居天下之廣居者乎?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자(王子)의 궁실과 거마와 의복이 남들과 같음이 많은데도 왕자가 저와 같은 것은, 그 거처가 그로 하여금 그러하였다. 하물며 거처가 천하의 넓은데 거처하는 자는 어떠하겠는가?>
【趙岐 注】: 言王子宮室、乘服皆人之所用之耳,然而王子若彼高涼者,居勢位故也,況居廣居!謂行仁義,仁義在身,不言而喻也。
【조기 注】: 왕자(王子)의 궁실(宮室)과 탈것과 의복이 모두 사람들이 사용을 하는 바 일뿐인데, 그러하면서도 왕자가 저 높고 서늘한 것 같음은 거처의 권세와 지위에 연고(緣故)하는데 하물며 거처가 넓은 거처이구나! 인의(仁義)를 행하여 말하면 인의(仁義)가 자신에게 있으며 말하지 않아도 깨우치게 됨이다.
魯君之宋,呼於垤澤之門。守者曰:‘此非吾君也,何其聲之似我君也?’此無他,居相似也。”
<노(魯)나라 군주가 송(宋)나라에 가서 질택(垤澤)의 문에서 부르자, 지키는 자가 말하기를 ‘이는 우리 군주가 아닌데, 어찌 그 소리는 나의 군주와 닮았는가?’라고 하였는데, 이는 다름이 아니라 거처가 서로 닮았기 때문이다.”>
【趙岐 注】: 垤澤,宋城門名也。人君之聲相似者,以其俱居尊勢,故音氣同也。以城門不自肯夜開,故君自發聲耳。章指言輿服器用,人用不殊,尊貴居之,誌氣以舒。是以居仁由義,盎然內優,胸中正者,眸子不瞀也。
【조기 注】: 질택(垤澤)은, 송(宋)나라 성문의 이름이다. 군주된 사람의 소리가 서로 닮은 것은, 그 모두를 가지고 높은 권세(權勢)에 거주기 때문에 음과 기운이 같다. 그로써 성문을 밤에 열기를 즐겨하지 않기 때문에 군주가 스스로 소리를 내어 불렀을 뿐이다. 글이 가리킴은, 수레와 의복과 그릇을 사용하는데 사람이 사용함을 달리하지 않으며 높고 귀함에 거주를 함이며 뜻하는 기운으로써 펼침이다. 이로써 어짊[仁]에 거주하고 의로움[義]을 말미암으면 질그릇처럼 안이 넉넉하고 가슴 속이 바로잡히는 것을 말하며 눈동자가 어둡지 않게 된다.
진심(盡心)-上
37章
孟子曰:“食而弗愛,豕交之也。愛而不敬,獸畜之也。恭敬者,幣之未將者也。恭敬而無實,君子不可虛拘。”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먹이면서 사랑하지 않는다면 돼지를 사귀는 것이고, 사랑하면서 공경(恭敬)하지 않는다면 짐승으로 기르는 것이다. 공경이라는 것은, 폐백을 아직 하지 않았을 적의 것[공경함]이다. 공경하면서 실질[폐백]이 없더라도, 군자는 헛되이 얽매여서는 안 된다.”>
【趙岐 注】: 人之交接,但食之而不愛,若養豕也。愛而不敬,若人畜禽獸,但愛而不能敬也。且恭敬者如有幣帛,當以行禮,而未以命將行之也。恭敬貴實,如其無實,何可虛拘致君子之心也。
【조기 注】: 사람이 접하여 사귀는데, 다만 음식을 먹이면서 사랑하지 않으면 돼지를 기름과 같음이다. 사랑하면서 공경하지 않으면 사람을 짐승 기름과 같으며 다만 사랑하면서도 공경을 잘 안 함이다. 또 공경(恭敬)이란 것은, 폐백(幣帛)이 있고 마땅히 예(禮)를 행함과 같지만 아직 그[폐백]로써 명(命)을 하지는 않았음이다. 공경(恭敬)은 실질[폐백]이 귀한데 만약 그 실질이 없는데 군자의 마음을 헛되이 얽매임에 이르도록 할 수 있겠는가?
진심(盡心)-上
38章
孟子曰:“形、色,天性也。惟聖人然後可以踐形。”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모습[體貌]과 얼굴 빛[容貌]은 하늘의 본성이며, 오직 성인(聖人)이 된 뒤에야 [본성의] 모습을 실천할 수 있다.”>
【趙岐 注】: 形謂君子體貌尊嚴也,《尚書•洪範》“一曰貌”。色謂婦人妖麗之容,《詩》云“顏如舜華”。此皆天假施於人也。踐,履居之也。《易》曰:“黃中通理。” 聖人內外文明,然後能以正道履居, 此美形不言居色, 主名,尊陽抑陰之義也。
【조기 注】: 형(形)은, 군자가 몸의 모양이 준엄함을 말하며, 《상서.홍범(尚書•洪範)》에 “첫째 용모(容貌)를 말한다”라고 했다. 색(色)은, 부인이 요염하고 고운 얼굴을 말하며, 《시(詩)》에 이르기를 “얼굴이 무궁화 꽃과 같다.”라고 했다. 이는 모두 하늘을 빌려서 사람에게 베풀었음이다. 천(踐, 밟을 천)은, 거주할 데를 밟음이다. 《역(易)》에 “누런[땅] 속에 이치가 통한다.”라고 말했으며, 성인은 안팎의 글에 밝은 연후에 바른 도(道)로써 거주지를 잘 밟는데, 이는 모양이 아름움이고 거주하는 미색을 말함이 아니며 주인의 이름은 양(陽)을 높이고 음(陰)을 누름의 뜻이다.
진심(盡心)-上
39章
齊宣王欲短喪。公孫丑曰:“為期之喪,猶愈於已乎。”
<제(齊)나라 선왕(宣王)이 상례(喪禮)를 단축하고자 하자, 공손추(公孫丑)가 말했다. “1년[朞]의 상(喪)이라도 하는 것이 오히려 그만두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趙岐 注】: 齊宣王以三年之喪為太長久,欲減而短之,因公孫丑使自以其意問孟子:既不能三年喪,以期年差愈於止而不行喪者也。
【조기 注】: 제(齊)나라 선왕(宣王)이 3년의 상례(喪禮)를 가지고 대단히 길고 오래한다고 하며 감하여서 짧게 하고자 하자 공손추(公孫丑)가 자신으로 하여금 그 뜻을 말미암아 맹자에게 물었다. "이미 3년상(三年喪)을 잘하지 않는데, 1년[朞]으로써 한다면 다르지만 그만두고서 상(喪)을 행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孟子曰:“是猶或紾其兄之臂,子謂之姑徐徐云爾,亦教之孝悌而已矣。”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어떤이가 그 형의 팔뚝을 비트는데, 자네가 말하기를 ‘잠시 천천히 하시라.’고 하는 것과 같으니, 또한 그에게 효도와 아우다움을 가르칠 뿐이네.”>
【趙岐 注】: 紾,戾也。孟子言有人戾其兄之臂,為不順也,而子謂之曰:且徐徐云爾。是豈以徐徐之為差者乎?不若教之以孝悌,勿複戾其兄之臂也。令欲行其期喪,亦猶曰徐徐之類也。
【조기 注】: 진(紾, 비틀 진)은, 어그러트림이다. 맹자께서 남이 그 형의 팔뚝을 어그러트리고 있는데 순응을 하지 않아야 함을 말함인데, 그대가 말을 하기를 '또 천천히 하라.’고 말을 하니, 이를 어찌 그로써 천천히 하는 것과 다르게 하는 것이겠는가? 만약 효도와 아우다움으로써 가르쳐 주지 않으면 다시 그 형의 팔을 어그러트리지 말겠는가. 지금 그 1년상[朞喪]을 행하고자 하는데 또 천천히 하라고 말하는 종류와 같음이다.
王子有其母死者,其傅為之請數月之喪。公孫丑曰:“若此者,何如也?”
<왕자(王子) 중에 그의 어머니가 죽은 자가 있었는데, 그의 사부(師傅)가 그를 위해 몇 개월의 상(喪)을 청하였다. 공손추(公孫丑)가 말하였다. “이와 같은 것은 어떻습니까?”>
【趙岐 注】: 丑曰:王之庶夫人死,迫於適夫人,不得行其喪親之數,其傅為請之於君,欲使得行數月喪,如之何?
【조기 注】: 공손추(公孫丑)가 말하였다. “왕의 여러 부인(夫人)이 죽으면 부인을 맞음에 촉박(促迫)하여 그 친상의 날수를 행하지 못하니 그 사부가 군주에게 청을 하여서 몇 개월의 상(喪)으로 행하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曰:“是欲終之而不可得也,雖加一日愈於已。謂夫莫之禁而弗為者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이는 [상(喪)을] 끝까지 하고자 해도 할 수 없었으니, 비록 하루를 더하더라도 그만두는 것보다는 낫네. [앞에서] 말한 그들은 금(禁)함이 없었는데도 [상(喪)을] 하지 않은 자들이네.”>
【趙岐 注】: 孟子曰:如是王子欲終服其子禮而不能者也,加益一日則愈於止,況數月乎?所謂不當者,謂無禁自欲短之,故譏之也。
【조기 注】: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왕자는 끝까지 상복(喪服)을 입으려고 했는데 그 자식의 예(禮)인데도 잘하지 못하는 것이며 하루라도 더하면 그만두는 것보다는 나은데 하물며 몇 개월을 하지 않았는가? 이른바 마땅하지 않은 것은, 금(禁)함이 없었는데도 스스로 짧게 하고자 하기 때문에 그것을 비웃었다.”
진심(盡心)-上
40章
孟子曰:“君子之所以教者五。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가르치는 것은 다섯가지 방법인데,>
【趙岐 注】: 教民之道有五品。
【조기 注】: 백성을 가르치는 도(道)는 다섯 가지가 있다.
有如時雨化之者,
<때맞은 비가 [만물을] 달라지게 함과 같은 것이 있고,>
【趙岐 注】: 教之漸漬而浹洽也。
【조기 注】: 가르침이 점점 젖어서 두루미처 흡족해짐이다.
有成德者,有達財者,有答問者,有私淑艾者。
<덕(德)을 이루게 하는 것이 있으며, 재질(材質)을 통달하게 하는 것이 있고, 물음에 답하는 것이 있으며, 다스림을 사숙(私淑)하는 것이 있다.>
【趙岐 注】: 私,獨。淑,善。艾,治也。君子獨善其身,人法其仁,此亦與教法之道無差也。
【조기 注】: 사(私, 사사 사)는, 홀로이다. 숙(淑, 맑을 숙)은, 착함이다. 애(艾, 쑥 애)는, 다스림이다. 군자는 홀로 그 자신을 착하게 하고 사람은 그 어짊을 법하는데, 이는 또한 법을 본받음의 도(道)와 더블어 차이가 없다.
此五者,君子之所以教也。”
<이 다섯 가지는 군자가 가르치는 방법이다.”>
【趙岐 注】: 申言之,孟子貴重此教之道也。
【조기 注】: 거듭하여 말한 것은, 맹자께서 이 가르침의 도(道)가 귀중하였음이다.
진심(盡心)-上
41章
公孫丑曰:“道則高矣美矣,宜若登天然,似不可及也。何不使彼為可幾及而日孳孳也。”
<공손추(公孫丑)가 말하였다. “도(道)가 높고 아름답지만, 마땅히 하늘에 오르려고 함과 같아서 미칠 수 없음을 닮았습니다. 어찌 저들로 하여금 거의 미칠 수 있게 하지 못하는데도, 날마다 부지런히 힘쓰게 하십니까?” >
【趙岐 注】: 丑以為聖人之道大高遠,將若登天,人不能及也,何不少近人情,令彼凡人可庶幾,使日孳孳自勉也。
【조기 注】: 공손추[丑]가 성인의 도(道)는 크고 높으며 멀다고 여겨서, 장차 만약 하늘에 오르려면 사람이 잘 미치지 못하는데 어찌 인정을 작고 가까이 하지 않고서 저들이 모두 거의 할 수 있다고 지시하여 날마다 부지런히 하여서 스스로 힘쓰도록 하였습니까?
孟子曰:“大匠不為拙工改廢繩墨,羿不為拙射變其彀率。君子引而不發,躍如也。中道而立,能者從之。”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큰 장인(匠人)은 서툰 목공(木工)을 위하여 먹줄과 먹통을 고치거나 폐하지 않으며, 예(羿)는 서툰 사수(射手)를 위하여 그 활을 당기는 기준을 변경하지 않는다네. 군자는 당기기만 하고 쏘지 않아도 튀어나갈 듯하고, 도를 가운데로 하여서 서면잘하는 자들이 그를 따르네.”>
【趙岐 注】: 大匠不為新學拙工故為之改鑿廢繩墨必正也,羿不為新學拙射者變其彀率之法也。彀弩張向,表率之正體,望之極思,用巧之時,不可變也。君子謂於射則引弓彀弩而不發,以待彀偶也。於道則中,道德之中,不以學者不能故卑下其道,將以須於能者往取之也。
【조기 注】: 큰 장인(匠人)은 새로 배우는 서툰 목공(木工)을 연고(緣故)를 위하여서 먹줄과 먹통을 고쳐 뚫거나 폐하여 반드시 바로잡지 않으며, 예(羿)는 새로 배우는 서툰 사수(射手)를 위하여 그 활을 당기는 법을 변경하지 않음이다. 쇠뇌를 당겨서 [목표를] 베풀어 향하면 표(表) 비율의 몸체가 바르기를 끝까지 생각하며 바라면서 정교한 때를 사용하며 변경 할 수가 없음이다. 군자가 활을 쏠 적에는 활을 당기고 쇠뇌를 당기고서 쏘지 않더라도 그로써 짝을 당겨 기다림이다. 도(道)에서 가운데는 도(道)와 덕(德)의 가운데이며, 그로써 배우는 자가 연고(緣故)를 잘하지 못하면서 그 도(道)를 아래로 낮추고 장차 그로써 결국 잘하는 자에게 가서 취하려고 하지 않음이다.
진심(盡心)-上
42章
孟子曰:“天下有道,以道殉身。天下無道,以身殉道。未聞以道殉乎人者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도(道)가 있으면 도를 가지고 자신을 추구(追求)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자신을 가지고 도를 추구(追求)하는데, 도를 가지고 남을 추구(追求)하는 것은 내가 듣지 못하였다.”>
【趙岐 注】: 殉,從也。天下有道,得行王政,道從身施功實也。天下無道,道不得行,以身從道,守道而隱。不聞以正道從俗人也。
【조기 注】: 순(殉, 따라죽을 순)은, 따름이다. 천하에 도(道)가 있으면, 왕이 정사를 행함을 얻고 도가 자신을 따라서 공로(功勞)의 열매를 베푼다. 천하에 도(道)가 없으면 도(道)를 행함을 얻지 못하고 그로써 자신이 도(道)를 따르며 도(道)를 지키면서 숨는다. 바른 도(道)로써 속세(俗世)의 사람이 따름을 듣지 못했다.
진심(盡心)-上
43章
公都子曰:“滕更之在門也,若在所禮。而不答,何也?”
<공도자(公都子)가 말하였다. “등경(滕更)이 문하(門下)에 있을 적에, 예우하는 바 있는 듯이 하면서도 대답하지 않았는데 어째서입니까?”>
【趙岐 注】: 滕更,滕君之弟,來學於孟子也。言國君之弟而樂在門人中,宜答見禮,而夫子不答,何也?
【조기 注】: 등경(滕更)은 등(滕)나라 군주의 동생인데 맹자에게 배우러 왔었다. 나라 군주의 동생이면서 즐겁게 문인들 속에 있으니 마땅히 예를 갖추어 답해야 하는데 선생께서는 답하지 않았는데 어째서입니까?
孟子曰:“挾貴而問,挾賢而問,挾長而問,挾有勳勞而問,挾故而問,皆所不答也。滕更有二焉。”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귀함을 내세우면서 묻고, 현명함을 내세우면서 물으며, 나이를 내세워 묻고, 공로가 있음을 내세워 물으며, 연고를 내세워 물으면, 모두 대답하지 않는 바인데, 등경(滕更)은 두 가지가 있었네.”>
【趙岐 注】: 挾,接也。接己之貴勢,接己之有賢才,接己長老,接己嚐有功勞之恩,接己與師有故舊之好,凡恃此五者而以學問,望師之待以異意而教之,皆所不當答。滕更有二焉,接貴接賢,故不答矣。
【조기 注】: 협(挾, 낄 협)은, 대접(待接)함이다. 자기의 귀한 세력으로서 대접(待接)하고 자기의 현명한 재주 있음으로서 대접(待接)하며 자기의 늙은 어른으로서 대접(待接)하고 자기가 일찍이 공로의 은혜가 있음으로서 대접(待接)하며 자기가 스승과 옛 연고(緣故)의 좋음이 있음으로서 대접(待接)하는데 무릇 이 다섯 가지를 믿으면서 그로써 배움을 물었는데, 스승은 다른 뜻으로서 대접하면서 가르치기를 바라며 모두 마땅한 대답이 아닌 바이다. 등경(滕更)은 두 가지가 있었으며, 귀함을 대접(待接)하고 현명함을 대접(待接)하는 연고(緣故)에 대답하지 않았음이다.
진심(盡心)-上
44章
孟子曰:“於不可已而已者,無所不已。於所厚者薄,無所不薄也。其進銳者,其退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서는 안 되는 데에서 그만두는 자는 그만두지 않는 곳이 없고, 후할 것에 박하게 한다면 박하지 않을 곳이 없다. 날카롭게 나아가는 자는 빨리 물러난다.”>
【趙岐 注】: 已,棄也。於義所不當棄而棄之,則不可,所以不可而棄之,使無罪者鹹恐懼也。於義當厚而反薄之,何不薄也? 不憂見薄者,亦皆自安矣。不審察人而過進,不肖越其倫,悔而退之必速矣。當翔而後集,慎如之何。
【조기 注】: 이(已, 이미 이)는, 버림이다. 의리(義理)에 버리면 마땅하지 않는 바인데도 그것을 버리면 안 되고, 까닭이 안되는 데도 그것을 버리면 죄 없는 자로 하여금 모두 몹시 두렵게 한다. 의리(義理)에 후함이 마땅한데도 반대로 엷게 하면 어찌 야박하지 않겠는가? 근심이 아니면 엷게 보는 자는 또한 모두 스스로 편안하다. 사람을 자세히 살피지 않고서 지나치게 나가고 그 윤리를 닮지 않고 넘으며 후회하면서 물러남을 반드시 빨리함이다. 마땅히 날아오른 이후에 모이는데 신중함이 어떠한가?
진심(盡心)-上
45章
孟子曰:“君子之於物也,愛之而弗仁。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사물에 대해서 아끼기는 하지만 어질지 않으며, >
【趙岐 注】: 物,謂凡物可以養人者也,當愛育之,而不加之仁,若犧牲不得不殺也。
【조기 注】: 물(物)은, 모든 사물이 사람을 길러 줄 수 있는 것이지만, 마땅히 길러줌을 아끼면서도 어짊을 더하지는 못하며 희생을 죽이지 않으면 얻지 못함과 같음을 말한다.
於民也,仁之而弗親。
<백성에게는 어질게 하지만 친족에게는 아니다. >
【趙岐 注】: 臨民以非己族類,故不得與親同也。
【조기 注】: 백성에 임함은 그로써 자기 친족의 부류가 아니기 때문에 친족과 같음을 얻지는 못함이다.
親親而仁民,仁民而愛物。”
<친족을 친애하면서 백성에 어질고, 백성에 어질면서 사물을 아낀다.”>
【趙岐 注】: 先親其親戚,然後仁民,仁民然後愛物,用恩之次者也。
【조기 注】: 그 친척에 먼저 친한 연후에 백성에 어질고 백성에 어진 연후에 사물을 아끼는데, 은혜를 사용함은 버금하는 것이다.
진심(盡心)-上
46章
孟子曰:“知者無不知也,當務之為急。仁者無不愛也,急親賢之為務。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자는 알지 못함이 없지만 마땅히 힘쓸 것을 급하게 하고, 어진 자는 사랑하지 않음이 없지만 현자(賢者) 친함에 급하게 힘쓰려고 한다.>
【趙岐 注】: 知者,知所務善也。仁者,務愛其賢也。
【조기 注】: 지(知)라는 것은, 힘쓸 바를 잘 앎이다. 인(仁)이라는 것은, 그 현명함을 힘써서 사랑함이다.
堯、舜之知而不遍物,急先務也。堯、舜之仁不遍愛人,急親賢也。
<요순(堯舜)의 지혜인데도 사물에 두루하지 못함은 먼저 힘쓸 데에 급했기 때문이고, 요순의 어짊으로 사람을 두루 아끼지 못함은 현자 친함에 급했기 때문이다.>
【趙岐 注】: 物,事也。堯、舜不遍知百工之事,不遍愛眾人。先愛賢使治民,不一一自往親加恩惠也。
【조기 注】: 물(物, 물건 물)은, 일이다.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은, 여러 기술자의 일을 두루 알지는 못하고 여러 사람을 두루 사랑하지는 못함이다. 먼저 현자(賢者)를 아끼고 백성을 다스리게 하지만 하나하나에게 스스로 가서 은혜를 더하여 친하지는 못함이다.
不能三年之喪,而緦、小功之察;放飯流歠,而問無齒決:是之謂不知務。”
<3년의 상(喪)은 잘하지 못하면서 시마복(緦麻服; 3개월)과 소공복(小功服; 5개월)은 살피고, 밥을 크게 떠먹고 국물을 흘리면서 [마른 고기를] 이빨로 끊지 말라고 문초(問招)하는데, 이것을 힘쓸 데를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趙岐 注】: 尚不能行三年之喪,而複察緦麻、小功之禮。放飯,大飯也。流歠,長歠也。齒決,斷肉置其餘也。於尊者前賜食,大飯長歠,不敬之大者,齒決,小過耳。言世之先務,舍大譏小,有若大飯長歠而問無齒決類也。
【조기 注】: 오히려 3년의 상(喪)은 잘하지 못하면서 다시 시마복(緦麻服; 3개월)과 소공복(小功服; 5개월)의 예(禮)를 살핌이다. 방반(放飯)은 크게 먹음이다. 유철(流歠)은 길게 들이마심이다. 치결(齒決)은, 고기를 끊고서 그 나머지를 둠이다. 높은 사람 앞에서 음식을 주는데 크게 먹거나 길게 들이마시면 공경하지 않음이 큰 것이지만, 이로 끊음은 작은 잘못일 뿐이다. 세상이 먼저 힘쓰기를 큰 것은 버리고 작은 것을 나무라는데, 크게 먹거나 길게 들이마시면서 [마른 고기를] 이빨로 끊는 부류가 없다고 문초(問招)하는 것과 같음을 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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