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
≪국풍(國風) 제2편-소남(召南≫
◎ 26. 백주(柏舟, 측백나무 배)
汎彼柏舟 亦汎其流
(범피백주 역범기류)
측백나무 배 떠서 가는데 물결 또한 떠서 가네
耿耿不寐 如有隱憂
(경경불매 여유은우)
걱정 깊어 잠 못 드니 아픈 근심 있는 듯하지만
微我無酒 以敖以遊
(미아무주 이오이유)
나의 술이 거의 없어도 그로써 희롱하고 노닌다네
我心匪鑒 不可以茹
(아심비감 불가이여)
내 마음 거울 아니라 그로써 마음 먹을 수가 없고
亦有兄弟 不可以據
(역유형제 불가이거로)
형제가 또한 있어도 그로써 의지할 수가 없지만
薄言往愬 逢彼之怒
(박언왕소 봉피지로)
가서 말한 야박한 하소연이 형제의 노여움만 샀다네
我心匪石 不可轉也
(아심비석 불가전야)
나의 마음은 돌이 아니라 굴릴 수가 없고
我心匪席 不可卷也
(아심비석 불가권야)
나의 마음 돗자리 아니라 말 수가 없지만
威儀棣棣 不可選也
(위의체체 불가선야)
위엄있는 거동이 엄숙하여 흠잡을 수가 없다네
憂心悄悄 慍于羣小
(우심초초 온우군소)
근심하는 마음 애타는데 소인배들이 성을 내고
覯閔旣多 受侮不少
(구민기다 수모불소)
아픔을 많이 당하고 받은 수모도 적지 않지만
靜言思之 寤辟有摽
(정언사지 오벽유표)
고요히 생각하는데 잠 깨어 가슴만 두근두근 친다네
日居月諸 胡迭而微
(일거월저 호질이미)
해와 달이 머물면서 어찌 번갈아 이지러지고
心之憂矣 如匪澣衣
(심지우의 여비한의)
마음으로 근심하며 빨지 않은 옷 입은 듯하지만
靜言思之 不能奮飛
(정언사지 불능분비)
차분히 생각해보니 떨쳐 벗어나지도 못하였네
《柏舟》五章,章六句。
◎ 《모시(毛詩)》
한(漢)나라 모형(毛亨, ?~?)이 『시(詩)』에 전(傳)을 붙여 『모시고훈전(毛詩詁訓傳)』을 지었다.
【毛詩序】 《柏舟》 言仁而不遇也 衛頃公之時 仁人不遇 小人在側.
【모시 서】 《백주(柏舟)》는 어짊을 말하면서도 만나지 않았음을 읊은 시이다. 위(衛)나라 경공(頃公) 시절에 어진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소인들이 [군주] 곁에 있었음이다.
汎彼柏舟 亦汎其流
<측백나무 배 떠 가는데 물결 또한 떠서 가고>
【毛亨 傳】 興, 汎(汎)流貌. 柏 木 所以宜爲舟也 亦汎汎其流 不以濟度也
【모형 전】 흥(興)이고, 범(汎)은 흘러가는 모양이다. 백(柏)은 나무이며 배를 만들기에 적당한 까닭이며, 또한 떠서 가는데 그 흘러감에 떠 가니 법도(法度)를 구제(救濟)하지 못함이다.
耿耿不寐 如有隱憂
<걱정 깊어 잠 못 드니 아픈 근심 있는 듯하지만>
【毛亨 傳】 耿耿 猶儆儆也. 隱 痛也.
【모형 전】 경경(耿耿)은 [빛을] 경계함과 같다. 은(隱)은 아픔이다.
微我無酒 以敖以遊
<나의 술이 거의 없어도 그로써 희롱하고 노닌다네>
【毛亨 傳】 非我無酒 可以敖遊忘憂也. ○敖 本亦作遨.
【모형 전】 나는 술이 없지만 즐겁게 놂으로써 근심을 잊을 수 있음은 아니다. ○오(敖)는 오(遨, 놀 오)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我心匪鑒 不可以茹
<내 마음 거울 아니라 그로써 마음 먹을 수가 없고>
【毛亨 傳】 鑒 所以察形也. 茹 度也.
【모형 전】 감(鑒)은 모습을 살피는 까닭이다. 여(茹)는 헤아림이다.
亦有兄弟 不可以據
<형제가 또한 있어도 그로써 의지할 수가 없지만>
【毛亨 傳】 據 依也.
【모형 전】 거(據)는 의지함이다.
薄言往愬 逢彼之怒
<가서 말한 야박한 하소연이 형제의 노여움만 샀다네>
【毛亨 傳】 彼 彼兄弟
【모형 전】 피(彼)는 저 형제이다.
我心匪石 不可轉也 我心匪席 不可卷也
<나의 마음은 돌이 아니라 굴릴 수가 없고 나의 마음 돗자리 아니라 말 수가 없지만>
【毛亨 傳】 石雖堅 尙可轉 席雖平 尙可卷
【모형 전】 돌은 비록 단단하지만 오히려 굴릴 수 있고, 자리는 비록 평평하지만 오히려 말 수가 있다.
威儀棣棣 不可選也
<위엄있는 거동이 엄숙하여 흠잡을 수가 없다네>
【毛亨 傳】 君子 望之儼然可畏 禮容俯仰 各有威儀耳. 棣棣 富而閑習也. 物有其容 不可數也.
【모형 전】 군자를 바라보기에 엄숙하면 두려워할 수 있고, 예절과 용모를 굽어보고 처다보는데 각각 위엄있는 거동이 있을 뿐이다. 태태(棣棣)는 부유하면서 한가하고 익숙함이다. 사물은 그 용모가 있으[바르]면 따질 수가 없음이다.
憂心悄悄 慍于群小
<근심하는 마음 애타는데 소인배들이 성을 내고>
【毛亨 傳】 慍 怒也. 悄悄 憂貌.
【모형 전】 온(慍)은 성냄이다. 초초(悄悄)는 근심하는 모습이다.
覯閔旣多 受侮不少
<아픔을 많이 당하고 받은 수모도 적지 않지만>
【毛亨 傳】 閔 病也.
【모형 전】 민(閔)은 아픔이다.
靜言思之 寤辟有摽
<고요히 생각하는데 잠 깨어 가슴만 두근두근 친다네>
【毛亨 傳】 靜 安也. 辟 拊心也. 摽 拊心貌.
【모형 전】 정(靜)은 편안함이다. 벽(辟)은 마음이 두근거림이다. 표(摽)는 마음이 두근거리는 모습이다.
日居月諸 胡迭而微
<해와 달이 머물면서 어찌 번갈아 이지러지고>
心之憂矣 如匪澣衣
<마음으로 근심하며 빨지 않은 옷 입은 듯하지만>
【毛亨 傳】 如衣之不澣矣
【모형 전】 빨지 않은 옷인 듯함이다.
靜言思之 不能奮飛
<차분히 생각해보니 떨쳐 벗어나지도 못하였네>
【毛亨 傳】 不能如鳥奮翼而飛去
【모형 전】 새가 날개를 떨치 듯이 날아서 달아남을 잘하지 못함이다.
《柏舟》五章,章六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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