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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경 왕필(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49장

聖人無常心, 以百姓心爲心.

善者吾善之,

不善者吾亦善之, 德善.

信者吾信之,

不信者吾亦信之, 德信.

聖人在天下歙歙焉, 爲天下渾其心.

百姓皆注其耳目, 聖人皆孩之.

성인은 일정한 마음이 없고, 백성들의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삼는다.

착한 사람은 내가 착하게 대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도 내가 또한 착하게 대하여 착함을 얻는다.

믿는 사람은 내가 믿음으로 대하고,

믿지 않는 사람도 내가 또한 믿음으로 대하여 믿음을 얻는다.

성인은 천하에 있으면 마음을 거두어 들이지만 천하를 위하여 그 마음을 뒤섞는다.

백성들이 모두 귀와 눈으로 주시하니, 성인이 모두 어린아이로 대하였다.

◎ 도덕경 49장/왕필(王弼)注

ㅡ 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聖人無常心,以百姓心為心。

<성인은 일정한 마음이 없고, 백들의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삼는다.>

【王弼 注】 動常因也。

【왕필 주】 움직임은 늘 함을 말미암는다.

善者,吾善之;不善者,吾亦善之,

<착한 사람은 내가 착하게 대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도 내가 또한 착하게 대하여 >

【王弼 注】 各因其用則善不失也。

【왕필 주】 각각 그 쓰임을 말미암는다면 착함을 잃지 않는다.

德善。

<착함을 얻는다.>

【王弼 注】 無棄人也。

【왕필 주】 사람을 버림이 없음이다.

信者,吾信之;不信者,吾亦信之,德信。聖人在天下歙歙,為天下渾其心,百姓皆注其耳目,

<믿는 사람은 내가 믿음으로 대하고 믿지 않는 사람도 내가 또한 믿음으로 대하여 믿음을 얻는다. 성인은 천하에 있으면 마음을 거두어 들이지만, 천하를 위하여 그 마음을 뒤섞는다. 백성들이 모두 귀와 눈으로 주시하니, >

【王弼 注】 各用聰明。

【왕필 주】 각각 총명을 쓴다.

聖人皆孩之。

<성인이 모두 어린아이로 대하였다.>

【王弼 注】 皆使和而無欲,如嬰兒也。夫“天地設位,聖人成能,人謀鬼謀,百姓與能”者,能者與之,資者取之,能大則大,資貴則貴,物有其宗,事有其主,如此則可冕旒充目而不懼於欺,黈纊塞耳而無戚於慢,又何為勞一身之聰明,以察百姓之情哉。

夫以明察物,物亦競以其明應之,以不信察物,物亦競以其不信應之。夫天下之 心,不必同其所應,不敢異則莫肯用其情矣。甚矣,害之大也,莫大於用其明矣.

夫在智則人與之訟,在力則人與之爭,智不出於人而立乎訟地,則窮矣。力不出於 人而立乎爭地,則危矣。未有能使人無用其智力乎己者也,如此則己以一敵人,而人以千萬敵己也。若乃多其法網,煩其刑罰,塞其徑路,攻其幽宅,則萬物失其自 然,百姓喪其手足,鳥亂於上,魚亂於下。

是以聖人之於天下,歙歙焉,心無所主也,為天下渾心焉,意無所適莫也。無所察焉,百姓何避,無所求焉,百姓何應,無避無應,則莫不用其情矣。

人無為舍其所能而為其所不能,舍其所長而為其短,如此,則言者言其所知,行者行其所能,百姓各皆注其耳目焉,吾皆孩之而已。

【왕필 주】 모두 어울리게 하면서 바람은 없으니 어린 아이와 같음이다. 그[『주역』 계사전]에 "하늘과 땅이 자리를 베풀고 성인이 잘 이루어 주며 사람이 도모하고 귀신도 도모하여 백가지 성들이 함께 잘 참여한다."라는 것은 잘하는 자는 함께하고 자질 있는 자는 취하여 쓰는데, 잘함이 크면 크게 쓰고 자질이 귀하면 귀하게 대하며 만물은 그 으뜸이 있고 일에는 주인이 있으니 이와 같다면 [임금] 면류관의 술[旒]이 눈을 가려도 [신하들이] 속일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고, [면류관] 솜 방울[주광(黈纊)]이 귀를 막아도 태만함에 근심이 없다. 또 어찌 한 몸의 총명함을 수고롭게 하여 그로써 백가지 성들의 실정을 살피겠는가!

그[임금]가 밝음으로써 사물을 살피면 만물 또한 다투어 그 밝음으로써 호응을 하는데, 믿지 않음으로써 사물을 살피면 사물 또한 다투어 그 불신으로써 호응을 한다.

대저 천하의 마음은 반드시 그 호응하는 바와 같지 않으니, 감히 다르게 하지 못하면 그 실정을 사용하는데 긍정함이 없다. 심하구나! 해로움의 큼은, 그 밝음을 쓰는 것보다 큰게 없다.

그[임금]가 지혜를 있게 하면 사람들이 더블어서 송사(訟事)하고, 힘을 있게 하면 사람들이 더불어 다툰다. 지혜가 사람들에서 나오지 않으면서 송사(訟事)하는 땅에 서면 궁색해지고, 힘이 사람들에서 나오지 않는데도 싸움터에 서면 위태로워진다.

아직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에게 그 지혜와 힘을 잘 사용함이 없게 하는 자는 없는데, 이와 같다면 자기 하나로써 다른 사람을 대적하는데 다른 사람은 천만으로써 자기를 대적하게 된다. 만약 이에 법의 망을 많이 하고 그 형벌을 번거롭게 하며 지름길이 막고 그 숨은 집을 공격한다면, 만물은 자연스러움을 잃고 백가지 성들은 그 손과 발을 잃으며 새들은 위[하늘]에서 어지럽게 되고 물고기는 아래에서 혼란스럽게 된다.

이로써 성인이 천하에 다니면서 그곳을 거두어 들임은 마음에 주인 삼는 바가 없음이고, 천하를 위해 그곳[백성]에 마음을 뒤섞음은 뜻함이 맞이하거나 없는 바가 없음이다.

[성인이] 살피는 바 없으면 백가지 성들이 어찌 피하고 구하는 바 없으면 백가지 성들이 어찌 응하겠으며 피함도 없고 응함도 없다면 그 실정을 사용하지 아니함이 없다.

사람들이 그의 잘하는 바를 버리려 하면서 그 잘하지 못하는 바를 하며, 그의 긴 것을 버리면서 그 짧게 함이 없다. 이와 같다면 말하는 자는 그의 아는 바를 말하고, 행하는 자는 그의 잘하는 바를 행하며, 백가지 성들은 각각 모두 그의 귀와 눈을 주시하는데, 내가 모두 어린아이로 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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