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경 왕필주(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15장
古之善爲士者,
微妙玄通, 深不可識.
夫唯不可識, 故强爲之容,
豫焉若冬涉川,
猶兮若畏四隣, 儼兮若客,
渙兮若氷將釋, 敦兮其若樸,
曠兮其若谷, 混兮其若濁.
孰能濁以靜之徐淸,
孰能安以久動之徐生?
保此道者, 不欲盈,
夫唯不盈, 故能蔽不新成.
옛날의 참 관리가 된 사람은,
미묘하고 아득히 통하여 깊이를 알 수 없다.
그 사람을 오직 알 수 없기 때문에, 모습을 억지로 그려 낸다면,
그것에 예비하기를 만약 겨울에 냇물을 건너면,
오히려 사방 이웃이 두려운 듯이 하고, 엄숙하기를 손님 같이 하며,
흩어지기를 얼음이 장차 풀리는 듯이 하고, 두텁기가 통나무와 같이 하며,
넓기가 골짜기와 같이 하고, 섞이기를 혼탁한 물과 같이 한다.
누가 흐린물을 고요하게 하여서 서서히 맑아지도록 잘 하겠는가?
누가 편안함을 오래 움직이게 하여서 천천히 생겨나도록 잘 하겠는가?
이 도를 지키는 사람은, 가득 차기를 바라지 않으며,
그 사람은 오직 가득 채우지 않기 때문에, 새롭게 이루지 않아도 [그것을] 잘 덮는다.
◎ 도덕경 15장/왕필주(王弼注)
○ 왕필(王弼.226~249)
삼국시대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玄學, 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저서는 『주역주(周易注)』와『노자주(老子注)』가 있다.
古之善為士者,微妙玄通,深不可識。夫唯不可識,故強為之容﹕豫兮若冬涉川,
<옛날의 참됨으로 관리가 된 사람은, 미묘하고 아득히 통하여 깊이를 알 수 없다. 그것을 오직 알 수 없기 때문에, 모습을 억지로 그려 낸다면; 예비하기를 겨울에 냇물을 건너 듯이 하면,>
【王弼 注】 冬之涉川,豫然若欲度, 若不欲度,其情不可得見之貌也。
【왕필 주】 겨울의 냇물을 건넘은, 예비의 그러함이 헤아리려는 듯 헤아리지 않으려는 듯 함인데, 그 감정이 나타내는 모습을 얻을 수 없음이다.
猶兮若畏四鄰,
<오히려 사방 이웃이 두려워하는 듯이 하며, >
【王弼 注】 四鄰合攻,中央之主,猶然不知所趣向者也。上德之人,其端兆不可覩,德趣不可見,亦猶此也。
【왕필 주】 사방의 이웃이 합하여 치는데 가운데 주인이 오히려 그러함에 방향을 취할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상 덕의 사람은 그 시단의 조짐을 볼 수 없고, 덕의 취지(趣旨)를 볼 수 없으니 또한 이것과 같다.
儼兮其若客,渙兮若冰之將釋,敦兮其若樸,曠兮其若谷,渾兮其若濁。
<엄숙(嚴肅)하기를 손님 같이 하면, 흩어지기를 얼음이 장차 풀리는 듯이 하며, 두텁기는 통나무와 같으면, 넓기가 골짜기와 같으며, 섞이기를 혼탁한 물과 같다. >
【王弼 注】 凡此諸若,皆言其容象, 不可得而形名也。
【왕필 주】 무릇 모두 이와 같으니 모두 그 형상과 모습을 모양하는 이름을 얻을 수 없다.
孰能濁以靜之徐清? 孰能安以久動之徐生?
<누가 흐린물을 고요하게 하여서 서서히 맑아지도록 잘 하겠는가? 누가 편안함을 오래 움직이게 하여서 천천히 생겨나도록 잘 하겠는가?>
【王弼 注】 夫晦以理物則得明,濁以靜物則得清,安以動物則得生,此自然之道也。孰能者,言其難也。徐者,詳慎也。
【왕필 주】 그 어두움이 이치로서의 물 하면 밝음을 얻고, 탁함이 고요함으로서 물 하면 맑음을 얻으며, 편안함이 움직임으로서 물 하면 삶을 얻는데, 이것이 스스로 그러함의 도이다. "숙능(孰能)"이라는 것은 그 어려움을 말함이다. 서(徐)라는 것은 세밀하고 신중함이다.
保此道者不欲盈, 盈必溢也。 夫唯不盈,故能蔽不新成。
<이 도를 지키는 사람은, 가득 차기를 바라지 않으며, 그것은 오직 가득 채우지 않기 때문에, 덮으면 새롭게 잘 이루지 못한다.>
【王弼 注】 蔽,覆蓋也。
【왕필 주】 폐(蔽)는 다시 덮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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