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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역(周易)/2.왕필 주역주

주역 63. 기제괘(旣濟卦)[수화기제]/王弼 注

by 석담 김한희 2022.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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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필 주역주

 왕필(王弼.226~249)

()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일찍 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63. 기제괘(旣濟卦)[卦象:수화기제]

 坎上

 離下

()[.]가 아래에 있고, ()[.]이 위에 있다.

 

既濟, 小利貞初吉終亂

기제(旣濟)는 형통함이 작으니 곧아야 이로우며, 처음은 길하고 마침에는 어지럽다

 

既濟亨小者亨也

단전(彖傳)에서 말하였다. “이미 구제(救濟)하여 형통함은, 작은 것[소인]도 형통함이다.

王弼 注 既濟者以皆濟為義者也小者, 不遺乃為皆濟故舉小者以明既濟也

왕필 주기제(既濟)라는 것은, 모두 구제하였음을 가지고 뜻을 삼은 것이다. ()라는 것은 남기지 않고 비로소 모두 구제(救濟)하였기 때문에 작은 것을 들어서 그로써 이미 구제하였음을 밝힌 것이다.

利貞剛柔正而位當也

곧음이 이로움은, 굳셈과 부드러움이 바르면서 자리가 마땅함이다.

王弼 注 剛柔正而位當則邪不可以行矣故唯正乃利貞也

왕필 주굳셈과 부드러움이 바르면서 자리가 마땅하면 간사함이 행해질 수가 없다, 그러므로 오직 바로잡아야 비로소 곧음이 이롭다.

初吉柔得中也終止則亂其道窮也

처음에 길함은 부드러움이 가운데를 얻었음이고, 마침에서 그치면 어지러움은 그 도()가 궁함이다.

王弼 注 柔得中則小者亨也柔不得中則小者未亨小者未亨雖剛得正則為未既濟也故既濟之要在柔得中也以既濟為安者道極無進終唯有亂故曰初吉終亂終亂不為自亂由止故亂故曰終止則亂也

왕필 주부드러움이 가운데를 얻으면 작은 것이 형통하고, 부드러움이 가운데를 얻지 못하면 작은 것이 형통하지 못하다. 작은 것이 형통하지 못하면 비록 굳셈이 바름을 얻어도 이미 구제(救濟)함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기제(旣濟)의 요점은 부드러움이 가운데[]를 얻었음에 있다. 기제(旣濟)가 편안한 것을 삼음으로써 도()의 꼭대기가 나아감이 없어서 마침에만 오직 어지러움이 있기 때문에 처음은 길하고 마침에는 어지럽다.”라고 말했다. 마침이 어지러움은 스스로를 어지럽게 함이 아니고 그침의 연고(緣故)를 말미암아 어지럽기 때문에 "마침에서 그치면 어지럽다."라고 말했다.

 

水在火上既濟君子以思患而豫防之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물이 불 위에 있음이 기제(旣濟)인데, 군자가 그로써 환난(患難)을 생각하면서 미리 방비를 한다."

王弼 注 存不忘亡既濟不忘未濟也

왕필 주존재함은 없어짐을 잊지 않으니, 기제(既濟)는 미제(未濟)를 잊어버리지 않음이다.

 

 

初九曳其輪濡其尾无咎

초구(初九)는 그 수레바퀴를 끄는데 꼬리를 적시지만 허물은 없다.

王弼 注 最處既濟之初始濟者也始濟未涉於燥故輪曳而尾濡也雖未造易心无顧戀志棄難者也其於義也无所咎矣

왕필 주가장 기제(既濟)의 처음에 처하며 구제를 시작하는 자이다. 구제함을 시작했지만 아직 마른데에 건너지 못했기 때문에 수레 바퀴를 끌면서 꼬리를 적신다. 비록 평탄함을 짓지는 못했으나 마음은 그리워하고 돌아봄이 없어서 뜻함이 어려움을 버리는 자이니, 그 의리에는 허물하는 바가 없다.

曳其輪義无咎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수레바퀴를 끎은, 의리에 허물이 없음이다."

 

六二婦喪其茀勿逐七日得

육이(六二)는 부인이 그 머리꾸미개를 잃었는데, 쫓아가지 말라, 칠일 만에 얻는다.

王弼 注 居中履正處文明之盛而應乎五陰之光盛者也然居初三之間而近不相得上不承三下不比初夫以光盛之陰處於二陽之間近而不相得能无見侵乎故曰喪其茀也稱婦者以明自有夫而它人侵之也首飾也夫以中道執乎貞正而見侵者眾之所助也處既濟之時不容邪道者也時既明峻眾又助之竊之者逃竄而莫之歸矣量斯勢也不過七日不須己逐而自得也

왕필 주가운데에 거주하며 바른데[]를 밟고 문명의 성함에 처하면서 구5(九五)에 응()하니 음()의 빛이 성대한 자이다. 그러나 초구(初九)와 구3(九三)의 사이에 거주하면서 가까운데도 서로 얻지 못하고 위로는 구3(九三)을 받들지 않고 아래로는 초구(初九)와 친하지 않다. [六二]는 빛이 성한 음()으로써 두 양()의 사이에 처하여 가까우면서도 서로 [뜻을] 얻지 못하니 침탈을 잘 당함이 없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머리꾸미개를 잃었다.”라고 말한 것이다. 부인을 칭한 것은, 그로써 스스로 남편이 있음을 밝혀서 타인이 침탈을 하였음이다. (, 풀 우거질 불)은 머리꾸미개이다. [六二]는 중도(中道)로써 곧고 바름을 지키는데도 침탈을 당한 것은, 무리가 도와주는 바이지만, 기제(旣濟)의 때에 처하여 간사한 도()를 용납하지 않은 자이기 때문이다. 때가 이미 밝음이 높고 여럿이 또 도와주어서 도둑질한 자가 도망가 숨어서 돌아오지 못한다. 이 형세를 헤아려보면 7일을 지나지 않고 결국 자기가 쫓아가지 않더라도 스스로 얻을 것이다.

七日得以中道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칠일 만에 얻음은, 가운데 도[中道]로써 했음이다."

 

九三高宗伐鬼方三年克之小人勿用

구삼(九三)은 고종(高宗)이 귀방(鬼方)을 정벌하여 삼년 만에 이겼는데, 소인(小人)은 쓰지 말아야 한다.

王弼 注 注云處既濟之時居文明之終履得其位是居衰末而能濟者故伐鬼方三年乃克也*君子處之故能興也小人居之遂喪邦也

*故伐鬼方三年乃克或作故高宗伐鬼方三年乃克」。

왕필 주기제(既濟)의 때에 처하고, 문명의 끝에 거주하며, 밟은데가 그 지위를 얻었음은, 바로 쇠약해지는 끝에 거주하여서 잘 구제하는 자이기 때문에 귀방(鬼方)을 정벌하여 삼년 만에 마침내 이겼음이다. 군자가 처하였기 때문에 잘 흥하고 소인이 거주를 하면 드디어 나라를 잃음이다.

三年克之憊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삼년 만에 이겼음은, 고단함이다."

 

六四繻有衣袽終日戒

육사(六四) [배가 물이 새어] 젖으니 옷과 헌옷을 가지고 종일 경계한다.

王弼 注 繻宜曰濡衣袽所以塞舟漏也履得其正而近不與三五相得夫有隙之棄舟而得濟者有衣袽也鄰於不親而得全者終日戒也

왕필 주(, 고운 명주 유)는 마땅히 유(, 적실 유)를 말함이고, 옷과 헌옷[衣袽]은 배가 물이 새는 데를 막는 까닭이다. 밟은데가 그 바름을 얻었는데도 가까운 구3(九三)과 구5(九五)와 더블어 서로 얻지 못하니, 그 틈이 있는 배를 버려야 하는데도 건넘[]을 얻는 것은 옷과 헌옷이 있어서이다. 이웃이 친하지 않음에도 온전함을 얻는 것은 종일 경계해서이다.

終日戒有所疑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종일 경계함은, 의심할 바가 있어서이다.”

  

九五東鄰殺牛不如西鄰之禴祭實受其福

구오(九五)는 동쪽 이웃이 소를 잡았는데도 서쪽 이웃이 검소한 제사를 지내고 그 복을 알차게 받음만 못하다.

王弼 注 祭之盛者也祭之薄者也居既濟之時而處尊位物皆濟矣將何為焉其所務者祭祀而已祭祀之盛莫盛脩德故沼沚之毛蘋蘩之菜可羞於鬼神故黍稷非馨明德惟馨是以東鄰殺牛不如西鄰之禴祭實受其福也

왕필 주[]는 제사가 성()한 것이고, ()은 제사가 박()한 것이다. 기제(既濟)의 때에 거주하면서 높은 자리에 처하며 사물을 모두 구제함이다. 장차 어찌 그것을 하겠는가? 그 힘쓸 바라는 것은 제사일 뿐이다. 제사의 성()함은 덕()을 닦음보다 성함이 없기 때문에 연못과 물가의 물풀[]과 개구리밥과 산흰쑥의 나물을 귀신에게 올릴 수 있다. 그러므로 기장과 피가 향기로움이 아니고 밝은 덕()이 오직 향기로움이다. 이로써 동쪽 이웃이 소를 잡았는데도 서쪽 이웃이 검소한 제사를 지내고 그 복을 알차게 받음만 못함이다.

東鄰殺牛不如西鄰之時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동쪽 이웃이 소를 잡음은, 서쪽 이웃의 [제사가] 때맞음만 못하며,

王弼 注 在於合時不在於豐也

왕필 주[제사는] 때에 부합함에 있지만 풍성함에 있지는 않음이다.

實受其福吉大來也

그 복을 알차게 받음은, 길함이 크게 옴이다.

 

上六濡其首

상육(上六)은 그 머리를 적시니 위태롭다.

王弼 注 處既濟之極既濟道窮則之於未濟則首先犯焉過進不已*則遇於難故濡其首也將沒不久危莫先焉

*過進不已或作過而不已」。

왕필 주기제(既濟)의 꼭대기에 처하며 기제(既濟)의 도()를 다하면 미제(未濟)에 가는데 곧 머리가 그곳을 먼저 범한다. 지나치게 나아가고 그치지 않으면 어려움을 만나기 때문에 그 머리를 적신다. 장차 오래하지 않아 빠지니 위태함이 그보다 앞서는게 없다.

濡其首厲何可久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그 머리를 적셔서 위태로움은, 어찌 오래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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