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필 주역주
○ 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일찍 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48. 정괘(井卦)[卦象:수풍정]
☵ 坎上
☴ 巽下
손(巽)[風.바람]이 아래에 있고, 감(坎)[水.물]이 위에 있다.
井,改邑不改井,
정(井)은 고을이 바뀌어도 우물은 바뀌지 않으니,
【王弼 注】 井以不變為德者也。
【왕필 주】 우물은 변하지 않음을 가지고 덕(德)을 삼는 것이다.
无喪无得,
줄지도 않고 늘지도 않으며,
【王弼 注】 德有常也。
【왕필 주】덕(德)은 항상함이 있음이다.
往來井井。
오고 가며 우물 물을 먹는다.
【王弼 注】 不渝變也。
【왕필 주】바뀌어 변하지 않음이다.
汔至亦未繘井,
거의 이르렀지만 또한 우물에서 두레박줄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王弼 注】 已來至而未出井也。
【왕필 주】이미 와서 이르렀지만 우물에서 나오지는 못했음이다.
羸其瓶,凶。
그 두레박을 가로채면 흉하다.
【王弼 注】 井道以已出為功也,幾至而覆,與未汲同也。
【왕필 주】우물의 도(道)는 이미 나옴을 가지고 공(功)을 삼는데 거의 이르러서 엎어졌음과 긷지 못했음은 같은 것이다.
《彖》曰:巽乎水而上水,井。
《단전(彖傳)》에서 말하였다. "물에 들어가[巽]서 물을 올림이 우물[井]인데,
※ 『주역』 說卦傳 七章 : 巽, 入也.
【王弼 注】 音舉上之上。
【왕필 주】 음(音)은 거상(舉上)의 상(上)이다.
井養而不窮也。 改邑不改井,乃以剛中也。
우물[井]이 길러주어서 다하지 않는다. 고을이 바뀌어도 우물은 바뀌지 않음은, 이에 그로써 굳셈이 가운데[中] 함이고,
【王弼 注】 以剛處中,故能定居其所而不變也。
【왕필 주】굳셈을 가지고 가운데[中]에 처했기 때문에 그 곳을 정하여 거주하면서 변하지 않음을 잘 한다.
汔至亦未繘井,未有功也。
거의 이르렀지만 또한 우물에서 두레박줄이 올라오지 않았음은 아직 공(功)이 있지 않음이다.
【王弼 注】 井以已成為功。
【왕필 주】우물[井]은 이미 이룸을 가지고 공(功)을 삼는다.
羸其瓶,是以凶也。
그 두레박을 엎지르면, 이로써 흉함이다."
《象》曰:木上有水,井,君子以勞民勸相。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나무 위에 물이 있음이 정(井)괘안데, 군자가 그로써 백성들을 위로(慰勞)하고 도와서 권면함이다."
【王弼 注】 木上有水,井之象也。上水以養,養而不窮者也。相猶助也,可以勞民勸助,莫若養而不窮也。
【왕필 주】나무 위에 물이 있음이 우물[井]의 모습[象]이다. 물을 퍼 올림으로써 길러주는데 길러주어서 다하지 않는 것이다. ‘상(相)’은 돕다와 같으며, 백성을 위로하고 도와서 권면할 수 있음은 길러주기를 다하지 않음 보다 더한 것이 없다.
初六,井泥不食,舊井无禽。
초육(初六)은 우물이 진흙이니 먹지 않고, 옛 우물은 짐승이 없다.
【王弼 注】 最在井底,上又无應,沈滯滓穢,故曰井泥不食也。井泥而不可食,則是久井不見渫治者也。久井不見渫治,禽所不嚮,而況人乎?一時所共棄舍也。井者不變之物,居德之地。恒德至賤,物无取也。
【왕필 주】우물의 가장 밑에 있고 위에 또 응(應)이 없으며 잠기고 막혀서 더러운 찌꺼기이기 때문에 “우물이 진흙이니 먹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이다. 우물이 진흙이어서 먹을 수 없음은, 바로 오랫동안 우물 준설(浚渫)이 다스려지지 않은 것이며, 오랫동안 우물 준설이 다스려지지 않으면 새가 향하지 않는 곳인데, 그런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동시에 함께 버리는 바이다. 우물[井]이라는 것은, 변하치 않는 물건이고 덕(德)이 거주하는 땅인데, 떳떳한 덕(德)이 지극히 천함에 이르러 남[사물]이 취함이 없음이다.
《象》曰:井泥不食,下也。舊井无禽,時舍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우물이 진흙이니 먹지 않음은, [우물의] 아래이다. 오래된 우물에 짐승이 없음은, 버리는 때이다."
九二,井谷射鮒,甕敝漏。
구이(九二)는 우물[井]이 골짜기 붕어에게 쏟아지고, 옹기병이 깨져서 물이 샌다.
【王弼 注】 谿谷出水,從上注下,水常射焉。井之為道,以下給上者也。而无應於上,反下與初,故曰井谷射鮒。鮒,謂初也。失井之道,水不上出,而反下注,故曰甕敝漏也。夫處上宜下,處下宜上。井已下矣,而復下注,其道不交,則莫之與也。
【왕필 주】계곡(谿谷)에서 나오는 물은 위에서 부터 아래로 주입되어 물이 항상 쏟아진다. 우물[井]이 도(道)가 됨은 그로써 아래가 위로 공급하는 것인데, 위에 응(應)이 없어서 도리어 아래 초육(初六)과 함께하기 때문에 “우물[井]이 골짜기 붕어에게 쏟아지고”라고 말한 것이다. ‘부(鮒, 붕어 부)’는 초육(初六)을 말한다. 우물[井]의 도(道)를 잃어서 물이 위로 나가지 못하고서 도리어 아래로 주입하기 때문에 “옹기병이 깨져 물이 샌다.”라고 말한 것이다. 대저 위에 처하면 마땅히 내려가고 아래에 처하면 마땅히 올라가는데, 우물이 이미 아래에 있으면서 다시 아래로 주입하여 그 도(道)가 사귀지 못하면 함께하는 이가 없음이다.
《象》曰:井谷射鮒,无與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우물[井]이 골짜기 붕어에게 쏟아짐은, 함께 함이 없음이다."
九三,井渫不食,為我心惻,可用汲。王明,並受其福。
구삼(九三)은 우물이 준설(浚渫)됐는데 먹히지 않아서 나의 마음을 슬프게 하지만 물 긷는데 쓸 수는 있으니, 왕이 밝으면 함께 그 복을 받는다.
【王弼 注】 渫,不停污之謂也。處下卦之上,履得其位,而應於上,得井之義也。當井之義,而不見食,脩己全絜,而不見用,故為我心惻也。為,猶使也。不下注而應上,故可用汲也。王明,則見照明。既嘉其行,又欽其用,故曰「王明,並受其福」也。
【왕필 주】설(渫, 파낼 설)은 더러움이 머물지 못하게 함을 말한다. 아래 괘(卦)의 위에 처하고 그 지위를 얻어 밟고서 위쪽에 응(應)하니, 우물[井]의 뜻을 얻은 것이다. 우물[井]의 뜻에 합당하지만 먹히지 않음은 자기를 닦아 온전히 깨끗이 하였는데도 쓰임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나의 마음을 슬프게 함이다. ‘위(爲)’는 하여금과 같다. 아래로 주입하면서 위에 응(應)하지 않기 때문에 물 긷는데 쓸 수는 있다. 왕이 밝으면 밝음을 비춰 주어서 나아가 그 행실이 아름답고 또 그 쓰임을 공경하가 때문에 “왕이 밝으면 함께 그 복을 받는다.”라고 말한 것이다.
《象》曰:井渫不食,行惻也。求王明,受福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우물을 준설(浚渫)했는데 먹지 않음은, 행함을 슬퍼함이다. 왕의 밝음을 구함은, 복을 받음이다.”
【王弼 注】 行感於誠,故曰惻也。
【왕필 주】행함은 성실함을 느끼기 때문에 “서글프다.”라고 말했다.
六四,井甃无咎。
육사(六四)는 우물에 벽돌을 쌓아야 허물이 없다.
【王弼 注】 得位而无應,自守而不能給上,可以脩井之壞,補過而已。
【왕필 주】지위를 얻었는데 응(應)이 없으니 스스로 지키지만 위에 잘 공급하지 못하고 우물이 무너짐을 수리는 할 수 있어서 잘못을 바로잡을 뿐이다.
《象》曰:井甃无咎,脩井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우물에 벽돌을 쌓아야 허물이 없음은, 우물을 수리함이다.”
九五,井洌 寒泉食。
구오(九五)는 우물이 맑아지니 시원한 샘물을 먹는다.
【王弼 注】 冽,絜也。居中得正,體剛不橈,不食不義,中正高絜,故井冽寒泉,然後乃食也。
【왕필 주】열(冽, 맑을 열)은 깨끗함이다. 바름을 얻어 가운데[中] 거주하고 몸[體]이 굳세어 굽히지 않으며 의롭지 않으면 먹지 않고 가운데 바르며 높고 깨끗하기 때문에 우물이 맑아지고 차가운 셈이 된 연후에 비로소 먹음이다.
《象》曰:寒泉之食,中正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차가운 샘물을 먹음은, 가운데가 바름[中正]이다."
上六,井收勿幕,有孚元吉。
상육(上六)은 우물을 거두어 덮지 말라, 믿음이 있어야 크게 길하다.
【王弼 注】 處井上極,水已出井,井功大成,在此爻矣,故曰井收也。群下仰之以濟,淵泉由之以通者也。幕,猶覆也。不擅其有,不私其利,則物歸之,往无窮矣,故曰「勿幕,有孚,元吉」也。
【왕필 주】 우물 위쪽 꼭대기에 처하고 물이 이미 우물에서 나가서 우물의 공(功)을 크게 이우어짐이 이 효(爻)에 있다. 그러므로 “우물을 거둔다.”라고 말했다. 아래 무리가 우러러 그로써 구제하니 셈이 넓리 말미암아 그로써 통하는 것이다. 막(幕, 장막 막)은 덮음과 같다. 그의 소유를 독점하지 않고 그 이익을 사사로이 하지 않으면 남[사물]이 귀의하여 감이 무궁하다. 그러므로 “덮지 말라, 믿음이 있어야 크게 길하다”라고 말한 것이다.
《象》曰:元吉 在上大成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크게 길함은, 위에 있어서 크게 이룸이다."
'■ 주역(周易) > 2.왕필 주역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역 50. 정괘(鼎卦)[화풍정]/王弼 注 (0) | 2022.11.30 |
---|---|
주역 49. 혁괘(革卦)[택화혁]/王弼 注 (1) | 2022.11.28 |
주역 47. 곤괘(困卦)[택수곤]/王弼 注 (1) | 2022.11.26 |
주역 46. 승괘(升卦)[지풍승]/王弼 注 (2) | 2022.11.25 |
주역 45. 췌괘(萃卦)[택지췌]/王弼 注 (1) | 2022.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