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학도설(入學圖說)』 제 1도
○ 《보물 제1136-1호》
『입학도설(入學圖說)』은
권근(權近, 1352~1409)이 고려 공양왕 2년인 1390년 전라도 익주(益州)에서 유배 생활을 할 때 지은 성리학 도해집이다. 중국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설(太極圖說)』과 주희(朱熹)의 『대학장구(大學章句)』·『중용장구(中庸章句)』의 영향을 받아 완성하였으며, 1397년(태조 6)에 전집 단간본으로 처음 간행되었고 1425년(세종 7)에는 전집에 후집을 더하여 전·후집 합간본으로 다시 간행되었다.
◎ 제1도 ≪천인심성합일지도(天人心性合一之圖)≫
【 원문 】
朱子曰, 天以陰陽五行, 化生萬物, 氣以成形, 而理亦賦焉. 今本之作此圖. 右圖謹依周子太極圖, 及朱子中庸章句之說, 就人心性上, 以明理氣善惡之殊, 以示學者, 故不及萬物化生之象. 然人物生其理則同, 而氣有通塞偏正之異. 得其正且通者爲人, 得其偏且塞者爲物. 卽此圖而觀則, 誠字一圈得最正最通, 而爲聖人, 敬字一圈得正且通者, 而爲衆人, 欲字一圈得偏且塞者, 而爲物, 其下禽獸橫者, 得其尤偏塞而爲草木者也. 是則萬物化生之象, 亦具於其中矣. 夫天地之化, 生生不窮, 往者息而來者繼. 人獸草木千形萬狀, 各正性命者, 皆自一太極中流出. 故萬物各具一理, 萬理同出一源, 一草一木各一太極, 而天下無性外之物. 故中庸言, 能盡其性則能盡人之性, 能盡物之性, 而可以贊天地之化育, 鳴呼至哉.
【 번역 】
주자(朱子)가 이르기를, “하늘이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을 가지고 만물을 달라져 생겨나[化生]게 하고 기(氣)로써 모양[形]를 이루며 이(理)가 또한 거기에 부여된다”고 하였는데, 이제 그것을 근본하여 이 그림을 그렸다.
위 그림은 삼가 주자(周子: 周敦頤, 1017~1073)의 태극도(太極圖)와 주자(朱子: 朱熹, 1130~1200)의 중용장구(中庸章句)의 설에 의해서, 인간의 심성(心性)을 위로 취하고 그로써 이기(理氣)와 선악(善惡)의 다름을 밝혀 후학들에게 보이고자 한 것이기 때문에 만물이 달라지고 생겨나[化生]는 모습[象]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나 사람과 사물의 낳음에서 그 이치[理]는 곧 같으며, 기[氣]는 통함과 막힘 그리고 치우침과 바름의 차이가 있는데, 그 바르고 또 통함의 기운[者]을 얻으면 사람이 되고, 그 치우치고 또 막힌 기운을 얻으면 사물이 된다.
즉 이 그림에서 보게 되면, 성(誠)자 하나의 권역(圈域)이 가장 바르고 가장 통함을 얻어서 성인(聖人)이 되고, 경(敬)자 하나의 권역(圈域)은 그 바르고 또 통함을 얻은 것이 중인(衆人)이 되며, 욕(欲)자 하나의 권역(圈域)은 치우치고 또 막힘을 얻은 것이 사물[物]이 되고, 그 아래로 금수(禽獸)처럼 옆으로 된 것은 그 보다 더욱 치우치고 막힘을 얻어서 초목(草木)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곧 만물이 달라지고 생겨나[化生]는 모습[象]이 또한 그 속에 모두 갖추어졌다.
대저 천지의 달라짐[化]은, 낳고 낳음이 끝이 없으며 지나가버린 것은 그치고 오는 것은 계속 이어진다.
사람과 짐승, 풀과 나무, 천태만상은 제각각 성(性)과 명(命)이 바른 것이며, 모두 하나의 태극으로부터 가운데로 흘러 나왔기 때문에 만물은 제각각 하나의 이치(理)를 가지고 있는데, 만 가지 이치는 하나의 근원(根源)에서 함께 나왔으며,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가 각기 하나의 태극이기 때문에 천하에 성(性) 밖의 사물은 없다.
그러므로 중용(中庸)에 말하기를, “능히 그 성(性)을 다하면 사람의 성(性)을 다하며, 능히 사물의 성(性)을 다하여서 천지의 달라짐[化]과 길러짐[育]을 도울 수 있다.”고 하였다. 아아! 지극한 말씀이다.
○ 천인심성합일지도(天人心性合一之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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