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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왕필(王弼)注

도덕경(道德經) 64장

其安易持, 其未兆易謀,

其脆易泮, 其微易散.

爲之於未有, 治之於未亂.

含抱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 起於累土,

千里之行, 始於足下,

爲者敗之, 執者失之.

是以聖人無爲故無敗, 無執故無失.

民之從事, 常於幾成而敗之,

愼終如始, 則無敗事.

是以聖人欲, 不欲不貴難得之貨,

學,不學復衆人之所過,

以輔萬物之自然而不敢爲.

편안할 적에 잡기가 쉽고 조짐이 없을 적에 도모하기 쉬우며,

연할적에 녹이기 쉽고 미세할 적에 흩어지기 쉽다.

일이 터지기 전에 처리를 하고 어지럽지 않을 적에 다스려야 한다.

아름으로 품는 나무도 가느다란 끝에서 생겨나고,

아홉 층의 누각도 흙에서 더하여 일어나며,

천리를 가는데도 발아래에서 시작하는데,

하려는 이는 실패를 하고 잡으려는 이는 잃어버린다.

성인은 이로써 함이 없기 때문에 패함이 없고 잡음이 없기 때문에 잃음이 없다.

백성의 일을 따르면서 항상 거의 이루어지면서 패하게 되는데,

마침을 시작하는 듯이 신중하면 패하는 일이 없다.

이로써 성인의 바램은,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바라지도 않으며,

배움은, 여러 사람의 지나간 곳을 다시 배우지 않는다.

그로써 만물의 스스로 그러함을 도우면서도 감히 하지는 않는다.

◎ 도덕경 64장/왕필(王弼)注

ㅡ 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其安易持,其未兆易謀。

<편안하면 가지기 쉽고, 아직 조짐(兆朕)이 없으면 도모하기 쉬우며, >

【王弼 注】 以其安不忘危,持之不忘亡,謀之無功之勢,故曰易也。

【왕필 주】 그 편안함으로써 위태함을 잊지 않고, 가지려고 하면 없어짐을 잊지 않으며, 도모를 하면 공의 형세(形勢)가 없어지기 때문에 말하기를 "쉽다."라고 했다.

其脆易泮,其微易散。

<연하면 녹이기 쉽고, 미세하면 흩어지기 쉽다. >

【王弼 注】 雖失無入有,以其微脆之故,未足以興大功,故易也。此四者,皆說慎終也,不可以無之,故而不持,不可以微之,故而弗散也,無而弗持,則生有焉,微而不散,則生大焉,故慮終之患,如始之禍,則無敗事。

【왕필 주】 비록 없음을 잃고 있음에 들어갔지만, 그 미세하고 연함의 연고로써 아직 큰 공을 일으킴으로는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쉬움이다. 이 네가지는 모두 마침을 삼가함을 설명함인데, 없는 것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지지 않으면서 미세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흩어지지 않으면서 없는데도 가지지 않는다면 생겨남[生]이 그곳에 있으며, 미세하면서 흩어지지 않으면 생겨남[生]이 그곳에 커지기 때문에 마침의 근심을 염려함이 시작의 재앙과 [염려가]같으면 패하는 일이 없음이다.

為之於未有,

<있지 않을적에 처리를 하고, >

【王弼 注】 謂其安未兆也。

【왕필 주】 그 편안함은 아직 조짐(兆朕)이 없을때를 가리킨다.

治之於未亂。

<어지럽지 않을적에 다스려야 한다.>​

【王弼 注】 謂微脆也。

【왕필 주】 미세하고 연함을 가리킨다.

合抱之木,生於毫末;九層之臺,起於累土;千里之行,始於足下。為者敗之,執者失之。

<아름으로 품는 나무도 가느다란 끝에서 생겨나고, 아홉 층의 누각도 흙에서 더하여 일어나며, 천리를 가는데도 발아래에서 시작하는데, 하려는 이는 실패를 하고 잡으려는 이는 잃어버린다. >

【王弼 注】 當以慎終除微,慎微除亂,而以施為治之, 形名執之, 反生事原,巧辟滋作,故敗失也。

【왕필 주】 마땅히 마침을 삼가함으로써 미세함을 덜어내고 미세함을 삼가하여 어지러움을 덜어내면서 베풂으로써 다스림을 실천하며 모양을 이름하여 잡는다면 돌이켜 일의 근원이 생겨나며 교묘하고 편벽됨이 불어남을 만들기 때문에 실패하고 잃는다.

是以聖人無為故無敗,無執故無失。民之從事,常於幾成而敗之。

<성인은 이로써 함이 없기 때문에 패함이 없고 잡음이 없기 때문에 잃음이 없다. 백성의 일을 따르면서 항상 거의 이루어지면서 패하게 되는데, >

【王弼 注】 不慎終也。

【왕필 주】 마침을 삼가하지 않음이다.

慎終如始,則無敗事。是以聖人慾不欲,不貴難得之貨;

<마침을 시작하는 듯이 신중하면 패하는 일이 없다. 이로써 성인의 바램은,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바라지도 않으며, >

【王弼 注】 好欲雖微,爭尚為之興, 難得之貨, 雖細,貪盜為之起也。

【왕필 주】 바람을 좋아하면 비록 미세해도 다툼이 오히려 일어나게 되며 어렵게 얻어낸 재화가 비록 미세해도 도적의 탐함은 일어나게 된다.

學不學,復眾人之所過。

<배움은, 여러 사람의 지나간 곳을 다시 배우지 않는다. >

【王弼 注】 不學而能者,自然也。喻於學者,過也。故學不學,以復眾人之過。

【왕필 주】 배우지 않으면서 잘하는 것은 스스로 그러함[自然]이다. 배움을 깨우치는 것은 지나감이다. 그러므로 배우지 않음을 배워서, 그로써 다시 여러 사람들이 지나감이다.

以輔萬物之自然,而不敢為。

<그로써 만물의 스스로 그러함을 도우면서도 감히 하지는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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