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경 23장/왕필(王弼)注
▣ 도덕경 왕필주(王弼注)
◎ 도덕경(道德經) 23장
希言自然.
故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孰爲此者? 天地!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故從事於道者.
道者同於道, 德者同於德,
失者同於失.
同於道者, 道亦樂得之.
同於德者, 德亦樂得之.
同於失者, 失亦樂得之.
信不足焉, 有不信焉.
드물게 말함은 스스로 그러함이다.
그러므로 회오리치는 바람은 아침까지 불지 못하고, 몰아치는 비라도 종일 내리지 못한다.
누가 이것을 하겠는가? 하늘과 땅이다!
하늘과 땅도 오히려 오래도록 잘 못하는데, 하물며 사람에서는 어떠하겠는가?
그러므로 일은 도(道)를 따르는 것이다.
도(道)라는 것은 도에 함께 함이고, 덕(德)이라는 것은 덕에 함께 함이며,
잃는다는 것은 잃음에 함께 한다.
도(道)에 함께 하는 자는 도 또한 즐겁게 얻고,
덕(德)에 함께 하는 자는 덕 또한 즐겁게 얻으며,
잃음에 함께 하는 자는 잃음 또한 즐겁게 얻는다.
믿음이 부족하면, 그곳에는 믿지 않음이 있다.
◎ 도덕경 23장/왕필(王弼)注
○ 왕필(王弼.226~249)
위(魏)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풍부한 재능을 타고 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玄學, 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希言自然。
<드물게 말함은 스스로 그러함이다.>
【王弼 注】 聽之不聞名曰希,下章言,“道之出言,淡兮其無味也,視之不足見,聽之不足聞” 然則無味不足聽之,言乃是自然之至言也。
【왕필 주】 들어도 이름이 들리지 않음을 희미함[希]이라 말한다. 아래 장[제35장]에 말하기를 “말이 도에서 나오는데 그 맛이 없고 담백하여, 보아도 충분히 보지 못하고 들어도 충분히 듣지 못한다.” 그러한 즉 맛이 없고 들림이 부족하며, 말은 이에 바로 스스로 그러하여서 이르르는 말이다.
故飄風不終朝,驟雨不終日。孰為此者﹖天地。天地尚不能久,而況於人乎?
<그러므로 회오리치는 바람이라도 아침에 마치지 못하며, 몰아치는 비라도 하루에 마치지 못한다.
누가 이런 것을 하는가? 하늘과 땅이다! 하늘과 땅도오히려 오래가게 잘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사람에서는 어떠하겠는가? >
【王弼 注】 言暴疾美興不長也。
【왕필 주】 사납거나 빠름이 일어남을 찬미함은 오래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故從事於道者,道者同於道,
<그러므로 도에 따라 일하는 것인데, 도라는 것은 도에 함께 함이고, >
【王弼 注】 從事,謂舉動,從事於道者也。道以無形無為成濟萬物,故從事於道者,以無為為君,不言為教,綿綿若存而物得其真,與道同體,故曰同於道。
【왕필 주】 종사(從事)는 [몸을]들어 움직이고, 도에 따라 일하는 것이다. 도로서 모양함이 없고 함도 없으며 만물을 이루어 구제하기 때문에 도에 따라 일하는 것인데, 그로서 함이 없는 임금노릇을 하고 말을 본받게 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있는 듯 하여서 사물이 그 참됨을 얻고 도와 더블어 몸이 함께하기 때문에 말하기를 "도에 함께 함"이라 했다.
德者同於德,
<덕이라는 것은 덕에 함께 함이며>
【王弼 注】 德,少也,少則得,故曰得也。行得則與得同體,故曰,同於得也。
【왕필 주】 덕은 적음인데 적으면 얻기 때문에 말하기를 "얻음"이라 했다. 얻음을 행하면 얻음을 더블어 몸을 함께하기 때문에 말하기를 "얻음에 함께한다."라고 했다.
失者同於失。
<잃음이라는 것은 잃음에 함께 함이다. >
【王弼 注】 失,累多也,累多則失,故曰失也。行失則與失同體,故曰,同於失也。
【왕필 주】 실(失)은 거듭하여 많아짐인데, 거듭하여 많아지면 잃기 때문에 말하기를 "잃는다."라고 했다. 잃음을 행하면 잃음과 더블어 몸이 함께하기 때문에 말하기를 "잃음에 함께한다."라고 했다.
同於道者,道亦樂得之;同於德者,德亦樂得之;同於失者,失亦樂得之。
<도에 함께 하는 사람은 도 또한 얻어서 즐겁고, 덕에 함께 하는 사람은 덕 또한 얻어서 즐거우며, 잃음에 함께 하는 사람은 잃음 또한 얻어서 즐겁다.>
【王弼 注】 言隨行其所,故同而應之。
【왕필 주】 그 곳의 행함을 따르기 때문에 함께 하면서 호응을 함이다.
信不足焉,有不信焉。
< 믿음이 그곳에 부족하면, 그곳에는 믿지 않음이 있다.>
【王弼 注】 忠信不足於下,焉有不信也。
【왕필 주】 믿음이 아래에 부족함이 충실하다면, 어찌 불신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