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필 주역주

▣ 왕필 주역주 12. 비괘(否卦)[卦象:천지비]

석담 김한희 2022. 6. 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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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필 주역주

○ 왕필(王弼.226~249)

()나라 산음(山陰, 산동성) 사람이며 자는 보사(輔嗣)이다. 풍부한 재능을 타고났으나 24살에 요절한 뛰어난 학자이다. 하안과 함께 위진(魏晉) 현학(玄學, 老莊學)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저서는 주역주(周易注)노자주(老子注)가 있다.

 

12. 비괘(否卦)[卦象:천지비]

 乾上

 坤下

[.]이 아래에 있고, [.하늘]이 위에 있다.

 

否之匪人不利君子貞大往小來

막혀[]서 사람이 가지 못한다. [,君子]가 가고 소[,小人]가 오니 군자가 곧으면 이롭지 않다.

 

 否之匪人不利君子貞大往小來則是天地不交而萬物不通也上下不交而天下无邦也內陰而外陽內柔而外剛內小人而外君子小人道長君子道消也

단전(彖傳)에서 말하였다()는 사람에게 아님은, 군자가 곧으면 이롭지 않음이다. ()는 가고 소()가 옴은, 즉 바로 하늘과 땅이 사귀지 않아서 만물이 통하지 않고, 위와 아래가 사귀지 않아서 천하에 연방이 없다.

()이 안에 있고 양()이 밖이며, 부드러움[]이 안에 있고 굳셈[]이 밖이며, 소인(小人)이 안에 있고 군자(君子)가 밖에 있으니, 소인의 도()가 자라고 군자의 도()는 사라진다.

 

天地不交君子以儉德辟難不可榮以祿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하늘과 땅이 사귀지 않음이 비()이니, 군자가 검소한 덕()으로써 어려움은 피하지만 록(祿)이 영화로울 수는 없다.” 

 

 

初六,拔茅茹,以其彙,貞吉亨。

초육(初六)은 띠 풀이 엉키어 뽑히니, 그 무리로써 곧아야 길하고 형통하다

王弼 注 居否之初處順之始為類之首者也順非健也何可以征居否之時動則入邪三陰同道皆不可進故茅茹以類貞而不諂則吉亨

왕필 주()의 처음에 거주하고, 순함의 시작에 처하며, 부류의 머리가 되는 자이다. 순함은 굳셈이 아닌데, 어찌 나설 수 있겠는가? 막힘의 때에 거주하여 움직이면 간사함에 들어가고 세 음()이 도()를 함께하여 모두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띠풀이 부류로서 엉킨다. 곧으면서 아첨하지 않으면 길하고 형동함이다.

拔茅貞吉志在君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띠 풀을 뽑는데 곧으면 길함은, 뜻이 군주에게 있기 때문이다."

王弼 注 志在於君故不苟進

왕필 주】 뜻이 군주에 있기 때문에 구차하게 나아가지 않는다.

 

六二,包承,小人吉,大人否,亨。

육이(六二)는 받들어 품으니, 소인은 길하고 대인은 막아야 형통하다

王弼 注 居否之世而得其位用其至順包承於上小人路通內柔外剛大人否之其道乃亨

왕필 주막힘[]의 세상에 거주하면서 그 지위를 얻고, 그 지극히 순함을 쓰며 위쪽을 받들어 품는다. 소인의 길이 통함은 안은 부드럽고 밖은 강함이며, 대인은 막아 나가야 그 도()가 이에 형통하다.

大人否亨不亂群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대인은 막아야 형통함은, [소인이] 무리를 어지럽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六三,包羞。

육삼(六三)은 부끄러움을 품는다

王弼 注 俱用小道以承其上而位不當所以包羞也

왕필 주함께 소인의 도를 씀으로써 그 윗쪽을 받드는데도 자리가 마땅하지 않으니, 부끄러움을 품은 까닭이다.

包羞位不當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부끄러움을 품음은 자리가 마땅하지 않음이다.”

 

九四,有命无咎,疇離祉。

구사(九四)는 명()이 있어서 허물이 없으며 짝[初六]에게 복이 붙는다

王弼 注 夫處否而不可以有命者以所應者小人也有命於小人則消君子之道者也今初志在君處乎窮下故可以有命无咎而疇麗福也謂初也

왕필 주대저 막힘[]에 처하면서 명()이 있어서 안 되는 것은, 그로써 응()하는 자가 소인인 바이며; 소인에게 명()이 있으면 군자의 도()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지금 초육(初六)의 뜻이 군주에 있고, 아래 궁함에 처하기 때문에 명()이 있음으로써 허물 없음을 할 수 있어서 짝[初六]에게 복이 붙는다 (, 이랑 주)는 초육(初六)을 가리킨다.

有命无咎志行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명이 있어서 허물이 없음은, 뜻이 행하여 짐이다.”

 

九五,休否,大人吉;其亡其亡,繫于苞桑。

구오(九五)는 막힘에 그치니 대인이 길하며, 없어질까 없어질까 하여 [튼튼한] 뽕나무 밑둥에 매단다

王弼 注 居尊當位能休否道者也施否於小人否之休也唯大人而後能然故曰大人吉也處君子道消之時己居尊位何可以安故心存將危乃得固也

왕필 주높은데 거주하여 지위가 마땅하고 막히는 도()를 잘 그치게 하는 자이다. 소인(小人)에게 막힘을 베풀면 막혀져서 그치는데, 오직 대인(大人)이 된 이후에 그렇게 잘 하기 때문에 "대인이 길하다."라고 말하였다. 군자(君子)의 도()가 사라지는 때에 처하여 자기가 높은 지위에 거주하는데 어찌 편안하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마음이 장차 위태함에 있으며 이에 견고함을 얻음이다.

大人之吉位正當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대인(大人)의 길함은, 지위가 바르고 마땅함이다.”

 

上九,傾否,先否後喜。

상구(上九)는 막혀서 기울어지는데, 먼저 막히지만 뒤에는 기쁘다

王弼 注 先傾後通故後喜也始以傾為否後得通乃喜

왕필 주먼저 기울고 뒤에는 통하기 때문에 뒤에 기쁘다. 시작이 기울어서 막히게 되고, 뒤에는 통하여 이에 기쁨을 얻음이다.

否終則傾何可長也

상전(象傳)에서 말하였다. “막힘이 마치면 기울어지니, 어찌 길게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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